아픈 청춘은 병원으로, 그렇다면 아픈 섹스는?


[낭만팬더] 아프니까 섹스다




좋다며? 섹스 하면 흥분되고 좋다며? 그런데 왜 나는 그렇지 않은 거야?


믿거나 말거나지만, 남자친구와 나는 서로 첫 경험 상대야. 그렇다 보니 헤매는 경우가 많지.


남자친구는 야동에서 봤는지 이것저것 해보려 하는데, 나는 내키지 않아 거부할 때가 있어. 야동을 따라 해서 내키지 않는 게 아니야.


그렇게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들이 고통으로 다가올 때가 있어 꺼려지더라고. 이를테면 나는 준비가 안 됐는데, 손으로 소중이를 부비부비한다거나, 가슴을 무지막지하게 만진다거나 하는 것들. 남자친구와 사랑을 나누고 나면 얼마나 아픈지….



A. 가장 민감하고 깊은 곳을 통해 마음을 주고받는 만큼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이 섹스다. 게다가 서로의 몸에 대해 알지 못하는 만큼 조심스럽게 터치해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다면 고민녀가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익숙하지 않아서가 첫 번째, ‘어디서 본 것을 따라 하는 남자친구’가 두 번째다. 익숙하지 않은 것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게 마련. 그러나 두 번째 이유는 둘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더 이상의 고통이 없다.


남자친구가 본 ‘어디서’는 ‘야동’일 가능성이 크다. ‘포르노’라고 부르는 그것 말이다. 폐쇄적 성문화 탓에 불행하게도 한국 청소년들은 성 관련 공부를 야동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섹스’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야동의 한 장면을 떠올리는 게 그 증거!


문제는 꾸준히 학습한 덕분에 현실과 이상(?)의 경계가 사라지고 야동에서 본 그대로 행동하게 되면서부터 발생한다.


예를 들면 모든 애무를 생략하고 바로 손이 여자의 소중이로 향한다든가, 그 손으로 소중이를 '막' 만진다던가, 한술 더 떠 누구와 경쟁하는 것처럼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인다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게다가 오르가슴을 느끼는 야동의 그녀를 보고 여자친구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기 위해 해괴망측한 자세를 요구하기까지!


아는 게 그뿐이기도 하겠지만, 자신이 마치 야동의 주인공이 된 듯한 짜릿함에 취해 있다 보면 의도치 않게 여자친구에게 고통을 주게 마련이다.


야동에서 행위를 하는 남자의 목적, 그리고 여자친구 앞에 있는 자신의 목적을 되짚어보자.


야동은 최대한 자극적이고 노골적으로 만들어 보는 이에게 만족을 주기 위한 상업성 짙은 영상이다. 반면, 여자친구 앞에 있는 남자는 누군가를 만족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여자친구와 몸으로 이야기하며 사랑을 나누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표현하는 방법도 다를 터. 사랑 없는 야동을 보고 무조건 따라 하다 보면 있던 사랑도 사라질 것이다.


물론 야동은 현실을 반영해 만든 것이기에 모두 거짓이라고는 할 수 없다. 수많은 영상 중 ‘참고서’로 두기에 좋은 것들도 있다. 다만 야동을 ‘교과서’로 믿고 모두 따라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여자도 마찬가지. 남자가 자신을 소중히 대해 주는 만큼 남자에게도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정성스럽게 애무하고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남자의 몫이자 여자의 몫이다.


섹스는 누가 해주고, 누가 받는 게 아니다. 섹스는 일종의 대화다. 한 명이 말할 때 다른 한 명이 잘 들어주는 것을 ‘대화’라고 하지 않던가!







[낭만팬더] 아프니까 섹스다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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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