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Life, 불편한진실

외모도 스펙인가요?



불편한 진실..외모도 스펙인가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취업문턱에 취업준비생의 시름은 늘어간다.

소위 말하는 8대 스펙 외에 취준생을 고민에 빠뜨리는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외모다.

호감을 주는 첫인상을 위해 취업증명사진을 찍거나,

면접 복장과 메이크업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

심지어 취업성형까지 고려하는 취준생도 있다.

호감 가는 첫인상을 위해 고민하는 취준생의 단상을 소개한다.




취업준비의 첫걸음, 취업증명사진

취업증명사진 촬영은 취준생에게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일반 증명사진은 1만~1만5000원이지만, 취업증명사진은 보정 등의 이유로 기본 3만 원에서 5만 원까지 상승하기도 한다.

여기에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추가하면 1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다.

일정한 소득이 없는 취준생에게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지만, 유명 사진관은 예약하지 않으면 촬영 일정을 잡기 힘들 정도다.



불편한 진실..외모도 스펙인가요?


여름방학 동안 공기업 인턴을 하고, 막학기를 다니며 취업준비 중인 여대생 고 모(24) 씨는 “처음에는 스튜디오에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정장 블라우스까지 대여해 사진을 찍었으나 최근에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헤어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은 직접 하고, 정장도 집에 있는 것을 골라 입었다.

비용이 9만 원에서 3만 원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고씨는 “그러나 비용이 좀 더 들더라고 올림머리를 하고 사진을 찍으려면 미용실이나 스튜디오의 도움을 받는 것이 나을 듯싶다”고 덧붙였다.


남자 취준생도 예외는 아니다. 증명사진을 찍기 위해 헤어컷과 메이크업을 받는 등 외모에 신경을 쓴다. 지난여름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 최 모(27) 씨는 “사진촬영 비용만 4만 원 들었다.

헤어컷을 하는 데만 1만5000원에서 3만 원 정도 들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첫인상을 담당하는 증명사진이다 보니 적지 않은 비용이 들더라도 감내하는 것이 취준생들의 모습이다.




“면접준비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취업증명사진 때문에 한결 가벼워진 취준생의 지갑은 면접을 앞두고 또다시 열린다.

정장을 구입하고, 헤어와 메이크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면접을 위한 메이크업의 평균비용은 남자는 2만 원, 여자는 3만 원 정도다.

드라이 등 헤어 스타일링까지 하려면 추가비용이 든다.


막학기 취준생인 박 모(24) 씨는 “요즘은 외모도 스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면접 당일 외모에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라며 “면접 때 입을 정장과 구두를 구입하는 데 30만 원 넘게 지출했다”고 밝혔다. 앞에서 말한 고씨 역시 “정장과 구두를 구매하는 데 27만 원 정도 썼다”고 말했다.

남자 취준생은 여자 취준생에 비해 정장 구입에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면접 전 미리 외모 관리를 받는 취준생도 있다.

취업에 성공했다는 최씨 역시 “면접을 앞두고 며칠 전부터 눈썹관리와 피부관리를 받았다”고 밝혔다.



취업 앞두고 성형 고민하기도

심지어 취업성형까지 고려하는 취준생도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취업 시즌이 다가오면 상담이 는다. 취준생들은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성형보다 필러나 보톡스처럼 회복기간이 빠른 시술을 선호한다”며 “3~4일 전 예약해야 시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취준생 이 모(29) 씨는 사각턱으로 인한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 “취업증명사진을 찍거나 면접을 볼 때 올림머리를 하면 턱선이 드러나는 것이 스트레스였다”며 시술을 받은 이유를 털어놓았다.

직장인 고 모(29) 씨는 “취업을 앞두고 양악수술을 받은 언니가 있다. 똑같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냈는데 성형 전에는 취업이 안 되다 수술 후 취업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성형수술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고르지 않은 치열 때문에 고민하는 취준생도 적지 않다. 강남의 한 치과 관계자는 최근 들어 치아미백과 라미네이트 시술 상담 건수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치열이 고르지 못하거나 색이 누런 경우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치아의 앞면을 최소한으로 삭제한 뒤 얇은 세라믹을 부착하는 라미네이트는 시술은 치아 교정과 달리 바로 효과를 볼 수 있어 취준생이 선호한다고 한다. 치아미백도 취준생에게 인기 있는 시술이다.



“외모도 스펙이라는 게 정말인가요?”

과연 외모가 취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취업 포털 사람인에서 지난 7월 기업 880곳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3.8%가 채용 때 외모를 평가한다고 대답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대인관계가 원만할 것 같아서(34.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56.9%는 외모 때문에 감점을 주거나 탈락시킨 지원자가 있다고 대답했다.

스펙이 조금 부족해도 외모에 가점을 주거나 합격시킨 적이 있다는 답변도 51%나 됐다.


불편한 진실..외모도 스펙인가요?


또 경력직(8.4%)보다 신입(37.4%) 채용 시 외모를 보는 비중이 훨씬 높았다.

외모도 스펙이라는 소문이 어느 정도 사실로 증명된 것이다.

그런 만큼 취준생의 외모에 대한 고민 역시 기우라고 할 수 없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도 모자라 외모까지 가꿔야 하는 오늘날 취준생의 각박한 현실이 조금은 나아졌으면 한다.


글 강진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