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U대회에서는 여자 리듬체조 등 세계 스포츠 스타들의 개인전은 물론 단체 구기 종목의 금메달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유니버시아드에서 20년 만에 부활한 야구는 예선 첫날부터 한국과 일본의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여자 핸드볼 한일전에서도 명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남자농구 금메달을 겨냥해 미국이 꺼내든 비장의 무기 캔자스대 농구팀 또한 화제다.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단체 구기 종목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U대회 관전 포인트..야구 한일전 등 명승부 주목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서 열리는 야구 한일전 관심

지난 1993·1995년 U대회에서 열린 뒤 중단된 바 있는 야구는 이번 광주U대회에서 20년 만에 선택 종목으로 부활했다.


역대 U대회에서는 아마추어 야구 강국 쿠바가 금메달 2개, 캐나다와 일본이 각각 동메달 1개씩을 차지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지난 1993년 미국 버팔로U대회에서 코리안특급 박찬호 신화를 탄생시키며 은메달을 따냈고, 95년 일본 후쿠오카U대회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 U대회에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미국, 체코, 멕시코, 프랑스 등 8개국이 참가한다. 예선 리그 종료 후 각 조(A·B조) 상위 총 네 팀이 크로스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결정한다. 20년 만에 열리는 종목인 만큼 출전 국가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미국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1진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일본은 지난해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을 끝내고 오랜 준비 기간을 가졌다. 대만과 체코 등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이번 대회 야구 종목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A조 예선 첫 경기인 한일전이다. 우리 대표팀은 1995년 후쿠오카U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당시 한국에 패하며 동메달에 머물러야 했던 일본의 절치부심이 이번 대회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야구협회인 사무라이 재팬은 지난해 4월 요시나미 타츠야 메이지대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또 이번 U대회에 출전할 대표팀 22명을 선발, 현재 3차 합숙 훈련까지 마친 상태다.


일본 대표팀의 특징은 일본 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가 대거 포진했다는 점이다. 그 중 도쿄 6대학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강속구 투수 우에하라 켄타(메이지대)가 가장 주목된다. 우에하라는 최고 구속 151km·평균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자랑하는 강속구 투수로, 예선 첫 경기인 한국전 또는 결승전에 등판할 확률이 높다.


일본은 또 메이지대에서 우에하라와 원투 펀치를 이루는 우완투수 야나기 유야, 전일본 선수권대회 출신 괴물투수 타나카 세이키(소가대), 요시다 유키(토카이대) 등을 앞세워 우승을 노린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국가대표선발위원회를 통해 김재영, 최동현, 최채흥 등을 포함한 투수 8명, 포수 2명, 내야수 6명, 외야수 6명으로 구성된 22명의 엔트리를 꾸렸다. 대표팀 사령탑으로는 이건열 동국대 감독을 선임했다. 이 감독은 지난 2013년 동국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최근 2년간 국내에서 열린 7개 대학야구대회를 석권했다.


이건열 감독은 광주에서 태어나 해태 타이거즈(현 기아 타이거즈)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빈 현역 출신 감독이다. 홈그라운드에서 야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경기를 지휘하게 된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첫 예선으로 치르는 한일전은 아주 민감한 경기이기 때문에 저를 비롯해 코치,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여느 경기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대표팀 선수 22명 모두가 한마음이 돼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특정 선수를 부각시키기보다는 22명 전체가 조화로운 호흡을 맞추는 게 목표다. 이 감독은 이번 U대회가 프로 지명을 앞둔 대표팀 4학년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6월 26일부터 광주에서 특별 강화 훈련을 통해 팀 조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A조 예선 대한민국 대 일본의 경기는 오는 6일 오후 6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다.


U대회 사상 처음 치러지는 핸드볼..제2의 '우생순' 신화 기대

이번 광주U대회에서는 역대 유니버시아드 최초로 핸드볼이 개최도시 선택 종목으로 치러진다. 핸드볼 종목에는 총 13개 국가가 출전한다. 일본과 옛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등이 한국을 위협하는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오는 10일에는 여자 핸드볼 최강 라이벌전인 한일전과 세르비아 대 몬테네그로의 경기가 동시에 펼쳐진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처음으로 일본을 꺾고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예선전 이후, 양국은 세계 여자 핸드볼 무대에서 치열한 접전을 계속해왔다.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준결승에서 만난 한국과 일본의 최종 스코어는 28:29. 간발의 차로 일본에 패하면서 동메달에 머물러야 했던 한국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28:19로 꺾고, 기어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 U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그 기세를 내년 리우 올림픽까지 이어가는 것이다. 총 16명으로 구성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쟁쟁한 실력을 갖춘 국가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과반수이상 포진했다.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선발하는 핸드볼 코리안리그에서 득점·도움 모두 1위에 오른 김온아(인천시청)와 득점 3위·도움 2위이자 2012 런던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권한나(서울시청)가 이른바 '공포의 쌍포'로 활약할 예정이다. 국가대표팀 출신 류은희(인천시청), 심해인(삼척시청) 등 주전선수들도 주목된다.


팀의 에이스 주자인 센터백 김온아는 이번 U대회 경기 중 특히 한일전만큼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첫 출전이라는 부담감도 있지만 한국에서 유럽 선수들과 겨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한일전의 경우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고, 60분을 풀가동하는 경기운영을 통해 리드해 나갈 계획입니다."


유니버시아드 역사상 첫 선을 보이는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우생순'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U대회 관전 포인트..야구 한일전 등 명승부 주목

미국 캔자스대 농구팀 간판 포워드 페리 엘리스. 사진=광주U대회 조직위


미국 대학농구 '핵존심' 캔자스대 경기를 광주에서..

농구 종목에서는 미국 캔자스대 팀이 단연 눈길을 끈다. 총 24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캔자스대학이 대표로 나선 미국은 세르비아, 브라질, 터키, 칠레, 스위스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과거 미국은 유니버시아드에 1진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카잔U대회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며 9위에 그치자 전략을 바꿨다. 명문 캔자스대 농구팀을 미국 대표로 출전시키기로 한 것이다.


캔자스대는 농구의 창시자인 네이스미스 박사(Dr. James Naismith)가 직접 코치를 역임한 미국 최고의 명문팀이다. 캔자스대는 지난 3월 캔자스주 로렌스 홈구장 앨런필드하우스에서 열린 웨스트버지니아대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6대 69로 승리를 거두며, 11년 연속 미국대학스포츠연맹(NCAA) '빅12 컨퍼런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U대회 관전 포인트..야구 한일전 등 명승부 주목

빌 셀프 미국 캔자스대 농구팀 감독. 사진=광주U대회 조직위


캔자스대는 1962년 NBA 단일 경기 100득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윌트 체임벌린을 비롯해 NBA 현역선수 폴 피어스(워싱턴 위저즈), 커크 하인리히(시카고 불스) 등 다수의 스타를 배출한 곳이다. 이번 U대회에서는 빌 셀프 감독을 필두로 팀 내 포워드이자 최다 득점을 자랑하는 간판스타 페리 엘리스, 지난 2년 동안 30게임에서 매회 10점 이상을 득점한 특급가드 프랑크 메이슨 등이 NBA급 경기력을 펼칠 전망이다.


캔자스대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러시아 대표팀이 꼽힌다. 러시아는 지난 카잔U대회 남자농구 준결승에서 캐나다를 78:68로 꺾고, 결승에서는 강국 호주에게 81:74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대표팀의 경우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세멘 안토노프와 준결승전에서 20점을 득점한 세르게이 카라세프 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번 광주U대회 러시아 태표팀 사령탑으로는 바실리 카라세프 감독이 선임됐다. 바실리 감독은 지난 카잔U대회에서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한 NBA선수 세르게이 카라세프의 아버지로, 선수로 뛴 아들에 이어 감독으로서 금메달 사냥에 나서게 됐다. 대표팀 명단에서는 카잔U대회에 출전한 파벨 안티포프와 아르쫌 빅흐로프, 빅토르 자르야쥐코 선수 등이 눈에 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농구대표팀은 이민현 조선대 감독·이민형 고려대 코치의 지휘 아래 에스토니아, 독일, 중국, 앙골라, 모잠비크와 A조 예선을 치른다. 12명의 대표팀 선수 가운데 올 시즌 프로농구 신인왕을 차지한 이승현(오리온스)과 이재도(KT), 정효근(전자랜드), 허웅(동부) 등이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또 상반기 대학 리그에서 많은 득점으로 활약한 주장 이동엽과 문성곤, 강상재, 최준용 등 대학 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된다. U대회 대표팀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기세를 이어받아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사진=한국경제 DB·광주U대회 조직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