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라서 즐거운 여행


사람들은 일상에 지치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 때문에 이내 포기하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몸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는 여행. 지하철을 타고 가볍게 떠나는 여행을 소개한다.


3호선 경복궁역 | 옛 정서를 즐길 수 있는 곳

옛 정서와 향수로 가득한 곳, 바로 경복궁역이다. 5번 출구로 나가면 곧바로 경복궁 경내로 들어설 수 있다. 조선왕조의 법궁인 경복궁은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외국 사신 접대나 연회 장소로 사용하던 경회루의 운치가 돋보인다. 정갈한 자태로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평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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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궐내에는 국립민속박물관도 자리 잡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내부에 여러 전시관이 있지만, 특히 우리 민족의 생활사를 재현해 놓은 전시관이 인기다. 실외에 마련된 1960~70년대를 재현해 놓은 추억의 거리에서는 실제로 다방에 들어가 당시의 감성을 느끼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옛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많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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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돌아다녀 출출해졌다면 이번에는 경복궁 서쪽 서촌에 자리 잡은 통인시장으로 가보자. 통인시장에서는 이곳에서만 통용되는 엽전으로 시장 안에 있는 음식들을 사먹을 수 있다. 도시락을 들고 다니며 여러 상점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을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통인시장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4호선 혜화역 | 문화가 가득한 곳

다양한 연극을 즐길 수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혜화역. 혜화역에서는 연극 외에 알록달록한 그림으로 장식된 벽화마을과 서울 도성의 성곽을 감상할 수 있는 낙산공원이 지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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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마을은 2번 출구로 나가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언뜻 보면 일반 주택가로 보이지만, 벽과 계단에 아기자기하고 색감이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벽화를 보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지만 벽화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올라가다보면 힘든 것도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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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마을에는 벽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허름한 건물이지만 따뜻한 사연을 품은 잘살기기념관이 있다. 관장인 마대복 선생이 대학생 시절 불우청소년을 돕기 위해 설립한 잘살기학원이라는 야학에서 시작됐다. 한때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문을 닫기도 했지만 대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새 단장을 하고 벽화마을의 명소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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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진을 찍으며 계단을 쭉 올라가다 보면 연인과 함께 손잡고 걸을 수 있는 낙산공원이 나온다. 푸른 나무와 경치도 아름답지만 길게 펼쳐진 성곽길이 단연 돋보인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 성곽에 걸터앉으면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저녁에는 서울의 멋진 야경이 일품이다.


1호선 & 9호선 노량진역 |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곳

활기찬 기운과 생동감을 느끼고 싶다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 바로 노량진역 근처의 노량진수산시장이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언제나 활력이 넘쳐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관광명소다. 지하철역과 연결된 육교를 통해 시장에 들어서면 서울 도심에서는 맡기 어려운 바다냄새가 코를 찌른다. 낯선 바다냄새를 한껏 들이마시다 고개를 돌려보면 넓고 길게 펼쳐진 해산물 가게들이 눈에 들어온다. 온갖 수산물을 구경하다 마음에 드는 횟감을 만나면 고민할 것 없이 주문하면 된다. 그 자리에서 바로 회를 떠주기 때문에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즉석에서 회를 맛보고 싶다면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식당가로 가면 된다. 회를 먹을 수 있는 기본 상차림에 매운탕까지 끓여 준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싶다면 회를 포장해 근처 한강공원으로 가면 된다. 강가에 앉아 경치를 바라보며 맛보는 회는 또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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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시장에서 나와 육교를 건너면 학원거리가 나온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이 거리는 사실 숨은 맛집이 많은 명소다. 길거리에 늘어선 포장마차들이 제각각 유명한 맛집이다. 베트남쌀국수부터 팬케이크, 컵밥 등 이곳 특유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맛도 맛이지만, 싼 가격에 어마어마한 양을 자랑하는 것이 이곳의 장점이다. 앉을 수 있는 공간은 따로 없지만,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라면 서서 먹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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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진희 대학생기자(호서대 문화콘텐츠 4)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