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센스, 성실한 근태, 매끈한 인간관계

신입사원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때로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영화가 있다. 그래서인지 좁은 취업문을 뚫고 좌충우돌 뛰는 청년들의 모습도 영화에 종종 등장한다.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고, 늘 구박받으면서도 끝내 해피엔딩을 이뤄내는 영화 속 주인공들. 그들에게 배우는 직장생활백서.






스릴 넘치는 직장생활백서 10분


영화에서 배우는 직장생활 - 신입사원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CATCH UP 야근은 독일까, 약일까?

방송국 PD 지망생인 호찬. 방송사 시험을 치른 뒤, 곧 지방 이전할 공공기관 ‘한국콘텐츠센터’의 6개월 인턴사원으로 입사한다. 정사원 못지않게 열심히 일한 덕분에 정규직 전환 기회가 있었지만, 센터장의 지인이라는 은혜가 나타나며 가능성이 사라진다. 처음에는 안쓰러워하던 회사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며 은혜와 가까워지고, 호찬은 야속한 마음에 은혜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지 않는다. 다함께 야근하던 어느 날, 퇴근하던 부장은 호찬에게 말한다.

“은혜 씨 바쁜데 호찬 씨가 도와줘야지. 엉뚱한 일로 밤샘하지 말고 본인 업무부터 해!”


ACTION 효과 빠른 약을 원한다면 야근보다 ‘조근’

아무도 없는 사무실을 밤새워 지키는 사원. 과연 귀염 받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보여주기식’ 야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대체로 야근은 바르지 못한 시간관리 때문에 그렇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즉, 성실함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야근보다 ‘조(朝)근’이 낫다는 의미다.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수고, 생산성을 위해서는 뇌가 가장 활성화하는 시간대에 창조적 업무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른 아침이 정답이다. 업무 시작이 9시라면 시험 삼아 7시30분이나 8시에 출근해 일에 집중해보자. 매일 야근하는 사원보다 아침 일찍 출근해 선배들에게 인사하는 사원이 사랑받을 수 있다.







최고의 기회는 달콤한 지옥에서 완성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에서 배우는 직장생활 - 신입사원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CATCH UP 부하직원이라면 해야 하는 심부름?

지독한 상사 미란다의 비서로 힘겨운 하루를 보낸 앤디 삭스. 퇴근 후 아버지와 저녁 식사를 갖는데, 어김없이 핸드폰이 울린다. 항공권을 급하게 구해야 한다는 미란다의 전화다. 그녀는 점점 심부름 횟수가 많아지고, 심지어 해내기 어려운 일들을 주문하기 시작한다. 물론 앤디 삭스의 실수에서 촉발된 상황이지만 미란다는 앤디에게 문도 열지 않은 스테이크집에서 스테이크를 사오라고 주문하거나 발행되지 않은 해리포터 시리즈 책을 자신의 딸들에게 가져다주라고 요구한다.


ACTION 잔심부름에 대처하는 고급 기술

‘짜증나는 상사 유형’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잔심부름 시키는 상사’와 ‘자신의 업무를 부하 직원에게 미루는 상사’다. ‘상사의 어떤 심부름까지 해보았는가?’라는 설문을 한 결과 담배?커피 심부름은 기본이고 자녀의 숙제나 리포트까지 대행한 경우도 꽤 많았다. 상사의 잔심부름 수행 여부는 해당 상사와 관계가 관건이다. 사실 하지 않는 것이 정해진 답이지만, 한국의 조직문화 특성상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선배들의 조언이다.

상사의 잔심부름을 거절하기 위해서는 고급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상사가 개인 심부름을 시킬 때는 마감기한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 후 우선순위를 따진 뒤, 급한 일부터 먼저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그렇다고 ‘지금 바쁘니 하지 않겠다’고 말하라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일을 처리하고 나서 하겠다’며 ‘나는 당신의 일을 꼭 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겨줘야 한다.








황금보다 값진 혀놀림! 아부의 왕



영화에서 배우는 직장생활 - 신입사원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CATCH UP ‘혀고수’가 알려주는 고급 아부 기술

동식은 융통성이나 센스는 단 1%도 찾아볼 수 없는 인재다. 하지만 눈치가 없는 탓에 보험회사 개발부에서 영업팀으로 강제 부서이동을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가 쓴 사채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그는 영업팀에서 실적을 내기 위해 혀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영업의 달인 ‘혀고수’를 만난다. 혀고수가 알려주는 ‘3·4·5의 법칙’ ‘반가사유상의 그윽한 미소’ 등은 거북한 아부와는 차원이 다른 고급 기술이다.


ACTION 센스와 아부는 한 끗 차이

기업교육 전문가인 이민영 T&D파트너스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장은 ‘B급 상사를 A급으로 세워주고, 자신이 잠시 B급으로 물러나 있는 부하직원이 진정한 A급 부하직원’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아부나 아첨이 아닌 장기적 안목을 가진 ‘센스’라는 것. 스펙과 배경이 좋은 K씨는 항상 자신감에 차있다. 그렇다보니 “팀장님, 오늘 타이가 너무 멋져요” “팀장님은 어쩜 그렇게 좋은 아이디어가 번뜩이세요” 등의 칭찬을 내뱉는 데 망설임이 없다. 하지만 정작 일할 때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 안에서 모두 해결하려고 해서 칭찬이 아부로 들릴 때가 적지 않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반면, 딱히 특이할 것 없는 L씨는 업무를 맡기면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평소 칭찬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람이 아니었던 L씨는 조언해주면 “덕분에 한 번 더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와 같이 진심을 담아 감사를 표현한다. 진짜 똑똑한 A급 부하직원은 상사를 A급으로 세워주는 L씨가 아닐까?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영화에서 배우는 직장생활 - 신입사원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CATCH UP 친구보다 먼, 동료보다는 가까운

치과 조무사로 일하는 데일은 약혼녀가 있다. 그런데 함께 일하는 치과의사가 심상치 않다. 이른바 ‘치과의사의 탈을 쓴 정신병자 성희롱 마녀’다.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해대는 그녀에게 데일은 약혼녀가 있다며 불편함을 표현하고, 그녀는 “선을 넘으면 말해달라”며 그를 타이른다.


ACTION 친할수록 예의를 갖춰라

고등학교 때 숱하게 들었던 말 중 하나, “대학교 친구는 겉친구”. 그리고 대학을 졸업할 때쯤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듣게 된다. “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겉친구”라고.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마음 맞는 사람과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균형 있게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업무로 부닥치는 경우 사적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또 지나치게 가까이 지내다 보면 업무를 수행하는 데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이다.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너무 가깝게 지내지도, 너무 멀리 지내지도 말아야 한다. ‘너무 잘 대해 주면 이용하려 든다’는 의도치 않은 상황도 발생할 수 있으니 회사 동료와는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또한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언니’ ‘오빠’ 같은 호칭은 절대 금물이다. 친할수록 예의를 갖출 것.






글 김은진 기자

참고도서 <파란만장 선배의 신입사원 상담소> <당신이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