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ities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행복하고 싶다면 ‘욕구를 줄여라


KB금융지주 임영록회장과 KB국민은행 이건호행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이 발표된 4일 고객들이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본점앞을 지나가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KB금융지주 임영록회장과 KB국민은행 이건호행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이 발표된 4일 고객들이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본점앞을 지나가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KB국민은행2015년 상반기 자소서 문항)

귀하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과,하루 중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을 약술하십시오.


강의시간에 수강생들에게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하나같이 ‘행복한 삶’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다시 묻는다.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매슬로는 행복한 삶을 ‘자아실현’으로 정의했다. 많은 학자들은 ‘내면의 만족상태’라고 하고, 어떤 영성가들은 ‘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단순하게 경제적으로 말하면 ‘재화와 욕구의 상관관계를 1 이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재화/욕구>=1’을 충족시키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가 이뤄지면 인간은 금세 욕구를 높인다. 즉, 배고픔이 해결되면 맛있는 음식을 찾는 것이다. 양에서 질로 욕구가 이동하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은 영원히 행복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불교에서는 ‘욕구를 줄이는 방법’을 강조한다. 인간에게는 물질적 부분이 해소돼도 여전히 정신적 욕구가 남는다. 명예욕, 권력욕이 끝없이 괴롭힌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삶은 고통스럽다’고 정의한다. 이러한 삶에서 인간은 진정 행복할 수 있을까?


최근 새롭게 제시되는 것이 ‘몰입’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이 하는 일에 몰입하면 시공간을 초월해 쾌감을 느낀다. 몰아지경(자기를 잊어버리는 상태)이 되면 인간은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는 언제 몰아지경이 되는가? 그것은 회사나 타인이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부여하고 달성하리라 기대할 때’다. 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아무의 간섭 없이 할 때다.


하루 중 언제가 가장 행복할까? 개인적으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한 다음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독서할 때다. 물론 책에 몰입해 나와 수준이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저자와 대화를 나눈다면 금상첨화다. 존경하는 인물에게 편지를 쓰거나 그와 깊은 대화를 나눌 때도 행복하다.


직장에서는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다. 아직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을 시도해 성과가 조금씩 나고 있을 때는 산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을 때의 느낌과 같다.


오늘 거울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 그것은 과거의 추억에 대한 물음이 아니라, 오늘과 같은 평범한 삶에서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복은 과거가 되고, 오늘은 늘 불행하다. 오늘 행복한 삶을 사는 자만이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지난 79호에서 언급한 공자의 ‘화이부동’을 다시 읽고 생각해야 한다. 콜럼버스식 계몽주의는 ‘나는 우월하고 타인은 미개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제는 이렇게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한다. ‘나와 너는 다르고, 그 다름은 상호 보완적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한다.’

글 이동우 롯데중앙연구소 HR Leader

정리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