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이슈

누구를 위한 평가인가요


최근 대학구조개혁평가의 영향으로 일부 대학이 성적산출방식을 ‘기습’ 변경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외대는 지난해 12월 상대평가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통보, 학생들의 본관 점거 사태로까지 번졌을 뿐만 아니라 지난 10일과 12일 총 336개의 소수강의를 폐강조치하여 상대평가 전환을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반발을 사고 있다.


한양대 역시 성적산출방식을 상대평가로 일괄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으며, 중앙대는 최근 재수강 가능 학점과 횟수를 제한하는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과도한 학점 인플레이션을 개선하고 기업의 학점 불신을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누구를 위한 평가인가요

지난 3월 26일(목)에 있었던 한양대 공동대응과 총장과의 면담. 절대평가 전환을 기원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27일, 성적 평가의 공정성을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를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황우여 교육부총리의 지시로 ‘성적분포의 적절성’ 항목 삭제가 공지되었다.

학생들은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성적산출방식이 반영되지 않는 마당에, 상대평가를 일괄 적용하는 것은 과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조치이고, 배움의 가치를 추구하는 대학의 본 목적과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홍익대가 학생들과의 협상을 통해 상대평가 소급적용을 철회하면서 이에 관한 논란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 25일, 상대평가 전환을 반대하는 한양인 공동행동을 추진한 한양대학교 부총학생회장 박창근 학생(기계공학·10)은 “학교가 학생들을 상대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게 가장 문제.”라며 “언제까지 우리 학교 소식을 신문을 통해 봐야 하나. 노천극장 개발과 한마당의 주차장화, 도서관 개방에 이어 상대평가까지 학생과 소통하지 않으려하는 학교의 태도가 개선되길 바란다. 진정한 배움의 기쁨을 위해 학과행정을 고려치 않은 상대평가 전환은 철회되어야 한다.” 며 성명을 발표했다.


누구를 위한 평가인가요

지난 3월 26일(목) 학생들이 절대평가 전환을 기원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한국외대 소수어과에 재학중인 한 학생 역시 “한국외대에서만 배울 수 있는 언어들을 다루는 소수어과 입장에서 학점 취득이 굉장히 불리해졌다고 생각한다.

15명 내외의 소수 인원으로 이루어진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abc, 그 밑까지 성적을 나눠야 하니 처음 접하는 언어에 대한 부담감만 심해졌다. 또한 학교측이 학생들의 집단반발에도 줄곧 모르쇠로 일관해왔다는 점, 모든 일이 있는 동안에도 신입생을 위한 홈페이지에는 아무런 공지가 없었던 점이 굉장히 불편했다.” 고 답했다.


학점 다이어트에 돌입한 대학가에서 성적평가방식에 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학문의 진리를 쫓는 대학이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하게 될지, 아니면 과도학 학점 인플레이션을 방지하여 경쟁력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성공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글 배진희 대학생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2)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