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관 발랄했다. 예상은 했지만, 스스럼없이 다가와 말을 거는 그녀의 명랑함은 인터뷰 내내 그녀를 둘러싼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지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이제 막, ‘키썸’이 놀기 시작했다는 신호 같았다.




[스타 인터뷰] 키썸의 시작

벨티드 점프슈트와 패턴 스니커즈는 모두 YMC by 플랫폼 플레이스, 노란색 니트 비니는 피스메이커, 뱅글은 스트라디바리우스


키썸

1994년생

2013년 'First Love'

2013년 진행

2014년 'Liar' 'Put it down''Like it'

2014년 Mnet

2015년 Mnet <언프리티랩스타>




요즘 여기저기서 ‘키썸’을 부르는 목소리가 많아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가끔 길거리를 다닐 때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 좀 실감해요. 사실 둔감해서 저는 잘 느끼지 못하는데, 친구들과 같이 다닐 때면 친구들이 “저기서 너 알아봤다”며 자기들이 더 신기해하더라고요. 다가와서 반가워해주시는 분들도 있고요.


대학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이유가 있나요?

실용음악과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당당히 떨어졌죠.(웃음) 친구들이 대학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면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는데, 지금은 제가 하는 일이 좋아서 당장 갈 생각은 없어요. 후회도 없고요. 만약 기회가 된다면 다른 전공으로 지원할 것 같아요. 음악 말고 요리처럼 무언가를 만드는 전공으로요.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욕심은 많은데, 지금은 음악에만 집중하려고요.


음악에 푹 빠진 듯해요. ‘힙합’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랩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줄곧 음악만 들었죠.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랩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교 축제 때 커버랩으로 무대에 섰는데 굉장히 재밌었거든요. 그때는 음악 외에는 재미있는 게 없었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래퍼’로서의 첫 무대가 학교 축제였던 셈이네요?

그때가 첫 무대이기는 했지만, 가사를 쓰기 시작한 것은 2년 반 정도밖에 안돼요. 2013년 세아 씨와 함께한 첫 앨범 ‘First Love’가 발매되기 6개월 전부터 가사를 쓴 듯싶어요. 그전에는 커버랩을 하거나 다른 가수의 노래를 따라했죠.




[스타 인터뷰] 키썸의 시작

오버사이즈 셔츠는 카이아크만, 와이드 큘로트 팬츠는 YMC by 플랫폼 플레이스, 스니커즈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가장 애착이 가는 가사가 있어요?

이번에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했던 이라는 노래요. 감동을 짜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정말 엄마한테 말하듯 쓴 가사거든요. 특히 랩을 하다 울먹거린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이 제일 좋아요.


가사를 쓰려면 연애도 많이 하고, 경험도 많아야 할 텐데. 어려운 점은 없어요?

많이 경험하면 물론 좋죠. 하지만 모든 것을 경험해볼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책이나 영화를 보고 가사를 쓸 때도 있어요. 연애는...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웃음). 가사를 쓰다 막힐 때도 있죠 물론! 그럴 때는 딱 그만두는 스타일이에요. 억지로 짜내서 쓰면 다음에 볼 때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생각나면 쓰기 시작해요.


‘키썸’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데는 ‘G BUS TV(경기버스TV)’의 공이 컸죠?

그렇죠. G버스에서 ‘청기백기게임’을 진행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촬영할 때 청기?백기만 주고 알아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매번 다르게 해야 했지만, 재미있게 했어요. 성격대로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 오히려 좋았던 듯해요. 사실 서울에 살아서 경기버스를 탄 제 모습을 볼 일은 많지 않지만요.



[스타 인터뷰] 키썸의 시작

오버사이즈 후드 원피스는 로우클래식, 스냅백은 피스메이커, 뱅글은 스트라디바리우스



첫 방송은 <쇼 미 더 머니(Show me the money)>죠? 분위기가 살벌하던데….

무섭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어요. 카메라도 엄청 많더라고요. 지원자도 2000~3000명 정도 있었는데, 그렇게 많은 래퍼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으니 좋은 경험이었죠.


얼마 전 종영한 <언프리티 랩스타>도 만만찮아 보이던데요?

처음 섭외가 들어왔을 때 고민했어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던 <쇼 미 더 머니>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어서 두려웠거든요. ‘탈락’하는 사람이 없는 형식이라고 들어서 나가기로 결정했는데, 결국 중간에 탈락하는 순간이 있더라고요.(웃음)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 낫잖아요. 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어떤 내용인지, 어떤 방식으로 촬영하는지 알려주지 않으니 무서웠어요. 촬영 때마다 내용이 바뀌니까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촬영을 3개월 정도 했는데, 긴장을 풀 수가 없었어요. 처음에는 누가 참여하는지도 몰랐다니까요.


‘힙합’ 장르를 두고 대중들의 잣대가 유난히 냉정한 듯해요.

막상 좋지 않은 말을 앞에서 직접 하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많잖아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만 하지 상처받지는 않아요. 모두 저를 좋아해줄 수는 없잖아요. 그런 분들도 저를 좋아하게 만드는 게 숙제겠죠. 물론, 잘해야죠.

노래든, 미술이든 예술분야에는 답이 없으니 색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제 색깔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은?

제가 제 이름을 많이 검색해보거든요. 얼마 전에 에릭 남 씨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와 작업해보고 싶다고 하셨대요. 저야 정말 감사한 일이죠. 기회가 된다면 꼭 하고 싶어요. 자이언티 씨와도 함께하고 싶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

최근의 무대 중에서는 인순이 선생님과 함께한 ‘To. mom’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엄마 이야기를 해서였는지 약간 울컥하기도 했고요. 언제 또 그런 무대를 갖겠어요? 꼭 서보고 싶은 무대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에요!


SNS 활동도 굉장히 활발히 하던데, 요즘도 해요?

블로그도 하긴 하는데 요즘에는 온라인 카페에 자주 들어가요. 팬들과 소통하는 게 재미있어요. 인스타그램도 하는데, 가끔 기사로 제 SNS가 나올 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술 마시고는 SNS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웃음)


‘절대 이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하는 것 있어요?

앞으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만하는 순간 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까지 자만해본 적도 없고요. 잘하든 못하든 항상 혼내시는 아버지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어머니 덕분에 지금까지는 마인드컨트롤을 잘 해온 것 같아요. 당근만 주었으면 분명 자만했을 테니까요.


친구들은 이제 취업전쟁에 뛰어들었겠어요. 친구들 보면 어때요?

이제 막 취업하려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죠. 제가 바빠진 것도 있지만, 친구들도 취업준비 하느라 자주 못 만나요. 사실 예전부터 친구들은 제게 “하고 싶은 게 있어 좋겠다”며 부러워했어요. 이해가 안 돼서 “왜 하고 싶은 게 없느냐”며 되물었죠. 하고 싶은 게 없으면 뭐든 해봐야죠. 아무것이나 100개를 해보면 무엇이든 하나는 재미있는 일이 있을 테니까요. 친구들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니 단언하지는 못하지만요.


앞으로의 계획은요?

5월쯤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에요. 조금씩 준비하고 있어요. 할 수 있다면 G버스 촬영도 계속하고 싶고요. 물론, 맡겨주신다면요.





글 김은진 기자
진행 이동찬 기자
사진 이민옥(다리 스튜디오)
헤어·메이크업 장해인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