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경험·공모전 수상 도움…면접복장 자율, 데상트 옷 'No'

각종 스포츠 즐기면 금상첨화




데상트코리아 입사하려면

'22명(2011년), 41명(2012년), 74명(2013년), 81명(2014년), 최대 100명 예상(2015년)' 스포츠 패션기업 데상트코리아(로고)의 채용인원은 이렇게 갈수록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는 지원자가 5000명이 넘었다.


이 회사는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3년마다 500만원 한도에서 디자이너에게 해외출장 기회를 주는가 하면 팀워크를 위해 격월로 스키 골프 윈드서핑 등 각종 스포츠레저와 문화활동 비용도 지원한다. 모든 임직원은 한 달에 5회 이상 사내 피트니스센터를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하며, 35세 이상자는 매년 체력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흡연자는 입사가 취소될 수도 있다. 업무효율을 위해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도와주는 회사다.


데상트코리아가 23일부터 공채 10기를 모집 중이다. 2009년부터 공채를 해온 데상트코리아는 지난해부터는 상·하반기 두 차례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대졸 초임 연봉이 3600만원이고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도 준다.


매년 2회 신입직원을 채용해야 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상트코리아를 지난 18일 찾았다. 서울 역삼역 인근 데상트코리아 본사 15층에서 공채 3기 4기 5기 입사자 네 명과 마주했다. 사무실에는 서서 일할 수 있도록 스탠딩 책상이 곳곳에 보였다. 이 또한 임직원의 업무 스피드와 건강을 위해 시범 도입한 것이라고 했다.


잡인터뷰에는 데상트코리아 입사를 원하는 대학생 일곱 명도 함께했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경동대 학생 다섯 명도 세시간 버스를 타고 왔다.



잡인터뷰- 데상트 
20150318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잡인터뷰- 데상트 20150318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스포츠 패션기업 데상트코리아 공채 직원들이 서울 데상트 강남직영점에서 활기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세진, 임준규, 김해인,방시레 씨. 신경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아낌없는 복지에 취준생 '열광'

스포츠패션회사답게 데상트코리아인은 모두 스포츠를 좋아했다. 르꼬끄 스포르티브 신발 상품기획자(MD)인 김해인 씨(27)는 “퇴근 후 농구동아리 모임이 있다”며 “주말에는 사이클을 타고 한강으로 자주 나간다”고 말했다. 르꼬끄골프에서 골프화를 디자인하는 임준규 대리(31)도 “야구 축구 농구 골프 등 공으로 하는 활동은 모두 하고 있다”고 했다.


데상트코리아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의 강점 △인생의 비전 △입사 이유 △회사의 핵심 가치 △지원 직무를 위한 노력 등 여섯 가지를 묻는다.


한세진(26) 데상트 의류기획팀 MD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거리응원 때 빨간 담요 판매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썼다. “여름이었지만 새벽 중계란 점에 착안해 여성들에게 빨간 담요를 팔았어요. 절반도 못 팔았지만 수요예측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한씨는 마라톤대회 등 각종 스포츠행사를 도왔던 것도 MD 일을 하는 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했다.


데상트 의류디자이너인 방시레 씨(26)는 대학시절 공모전 도전 경험이 입사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여러 차례 공모전에 도전하다 보니 ‘공모전 입상 포인트’를 알게 됐어요. 데상트코리아 공모전에 도전해 입사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데상트코리아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임 대리는 입사 후 회사의 지원으로 지난해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 제품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데상트코리아는 2년차 이상 직원이 실무 면접에 참여한다. 면접관으로 참여했던 이들은 어떤 질문을 했을까. 방씨는 면접 복장에 대해 물었다고 했다. “지원자의 디자인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어요. 자신만의 개성 있는 답변을 한 사람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김씨는 ‘관심 있는 브랜드는 무엇인지’를 물었단다. “준비해서 외워온 답보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자신만의 색깔 있는 브랜드 철학을 듣고 싶었거든요.” 신발 디자이너인 임 대리는 ‘왜 그 신발을 신고 면접장에 왔는지’를 물어봤다. 아직 면접관 경험이 없는 한씨는 ‘아무 상품이든 기획하고 판매한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데상트코리아 최고 스펙은 '건강'

회사는 운동뿐 아니라 패션 트렌드를 읽는 눈을 키워주기 위해 3년차 이상 MD와 디자이너에게 매년 해외 출장 기회를 준다. 한씨는 “다음달 5박7일 일정으로 캐나다 스키보드페스티벌에 갈 예정”이라며 “스키와 보드를 타면서 새로운 스포츠패션 트렌드를 알아보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떠날 예정인 방씨도 “입사 2년차 직원은 아시아권, 3년차부터는 유럽 미주 등으로 해외 출장을 떠날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데상트는 하나의 상품을 기획할 때 MD와 디자이너가 함께 움직인다.


일하면서 느낀 디자이너와 MD의 역량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임 대리는 함께 일하는 동료에 대한 이해력을 꼽았다. “회사에선 혼자서 일할 수 없어요. 의견이 달라도 이해하고 협업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상품 MD인 김씨도 맞장구를 쳤다. “팀원의 생각을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이 있어야 최고의 상품을 만들게 되더라고요.” 디자이너 방씨는 좋은 상품이 왜 좋은지 뜯어보고 뒤집어보고 잘라서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집요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씨도 자신의 일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성과가 나오더라고 조언했다.


이들이 꼽은 ‘함께 일하고 싶은 후배’는 어떤 사람일까. 방씨는 운동을 즐기고 일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운동을 잘하고 못하고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즐기는 친구들이 결국에는 일도 잘하는 것 같아요.”


임 대리는 “디자이너 일은 엄청난 지식과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자세와 무엇이든지 연구하고 시도해보려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