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호갱이라는 3가지 증거



[호갱방지법] 당신이 호갱이라는 3가지 증거



한 포털사이트에서 ‘호갱’을 검색하니 영어사전에 이렇게 적혀 있다. ‘Stupid Customer’. 막대한 전화요금 때문에 학업은 뒤로 한 채 최저임금을 받고 알바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모든 대학생을 위해 호갱 판단법을 제시한다.


증거 1. 월 할부금이 생각보다 적은 편이다


A가게에서 10만 원에 가까운 월 할부금을 듣고 뜨악한 뒤 겁에 질려 옆 B매장으로 달려갔다. B매장 직원이 현란하게 두드려대는 계산기에는 어라? 조금 전보다 훨씬 적은 숫자가 적혀 있다. ‘신기하다’며 놀라는 순간 당신은 호갱 당첨.


같은 90만 원을 A가게는 24개월로 나눠 월 3만7500원이라고 말했다면, B가게에서는 이를 30개월로 나눈 것에 불과하다. 2년 뒤 당당하게 새로운 기종으로 갈아타려다 배신감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주의할 것.


증거 2. 한 달 뒤 할부원금을 할인받을 예정이다


간혹 개통 후 받아본 계약서의 할부원금이 설명 당시보다 비싼 경우가 있다. 깜짝 놀라 개통을 철회하러 매장을 찾으면 직원은 말한다. 내부 사정이 있어서 일단 이 금액으로 본사에 올린 것이고, 한 달 뒤 처음 금액으로 맞춰주겠다고.


그 말만 있고 돌아와 한 달을 신나게 쓴 뒤 다시 돌아가면 그 직원은 이미 사라져버렸을 수 있다. 보통 계약상의 오류에 대비해 개통철회 기한을 단순변심은 7일, 법적오류는 14일로 한정해 놓았는데 이 기간 후에는 아무리 개통을 철회해도 방법이 없다.


그래서 구두계약은 금물이다. 물론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개중에는 이처럼 직원이 말을 번복할 수 있으니 반드시 문서로 된 계약서를 받아두는 게 좋다.


증거 3. 15개월 이상 된 구형폰을 고액요금제로 샀다


단통법 시행 후 출시 15개월이 지난 단말기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구형폰에 한해 지원금 상한선이 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간혹 조건이 붙는다. 일정 기간 고액요금제를 써야 하는 것.


그럴 경우 부가세까지 포함된 월 납부금액이 자칫 10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사실상 공짜폰이 아닌 셈이다. 판매점에 따라 추가 금액을 페이백으로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페이백은 현재 ‘불법’으로 간주돼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제도다. 즉, 판매점에서 페이백 입금을 미룬다면 달리 돌려받을 방도가 없는 것이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