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74개 채용박람회, 현장 채용보다 정보 제공 ‘한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청년 채용박람회 운영실태’ 조사결과 발표


18일 SETEC에서 열린 서울시 청년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희망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20918
18일 SETEC에서 열린 서울시 청년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희망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20918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청년 채용박람회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박람회가 현장 채용보다는 단순 정보제공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위는 대학원생 3인으로 구성된 청년 모니터링단과 함께 지난해 9~10월 두달간 채용박람회 참여 구직자와 기업체 550명을 대상으로 현장 및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청년위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 14개 정부부처 및 14개 시·도에서 개최한 채용박람회는 총 174회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현장에서 대체로 채용정보 제공이나 기업 홍보 등의 활동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기업 중 채용박람회 현장에서 이력서 접수나 면접 후 실제 채용까지 이루어진 기업은 10곳 중 3곳에 그쳤다.


지난해 174개 채용박람회, 현장 채용보다 정보 제공 ‘한계’

이에 따라 구직자들 역시 ‘현장채용’에 대한 기대보다는 주로 다양한 기업의 채용정보와 평소 관심있던 업체에 대한 차별화된 정보를 얻는 것에 참가 목적을 두고 있었다. 박람회 참가 목적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46%가 ‘채용정보 획득’이라고 응답했다.


채용박람회에서 현장채용보다 채용정보 제공이나 기업홍보가 많이 이뤄지는 이유에 대해 기업 인사 관계자들은 “대기업의 경우 주로 공채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채용시기가 박람회 시기와 일치하지 않거나, 인사팀에 채용에 대한 최종결정권이 없어 현장에서 직접 채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실제 채용의사가 있는 중소기업들은 참여 구직자들이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부스로만 몰리는 경향이 있어 구직자들로부터 소외된다고 느끼고 있었다.

박람회의 효과에 대해 구직자들은 채용박람회가 취업에 대한 동기부여와 건실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변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구직자와 면대면 접촉을 통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다각도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청년 모니터링단은 “대기업은 권역별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대학들이 연합하여 개최하는 ‘채용정보설명회’ 방식으로 운영하고, 신규 인력 채용의사가 있으며 근로조건이 양호한 중견·중소기업 위주로 채용박람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실질적 채용권한을 가진 기업관계자가 참석해 업무·연봉수준·근무시간 등 구체적인 채용정보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직무적성검사, 이력서 작성 클리닉, 가상 면접 등의 서비스에 대한 청년들의 호응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과 아울러 최근 채용 트렌드 설명 등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한 청년위원회 위원장은 “각 부처·자치단체 등에서 채용박람회를 기획·운영하는 과정에서 채용의사가 없는 기업과 학생들을 동원해 외형적 행사의 성공에 치중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며 “현장에서 활발한 면접과 채용이 이루어지고, 청년들이 관심분야의 생생한 취업정보를 얻고 강소기업에 대한 인식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채용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방향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청년위원회는 모니터링 결과를 각 부처와 자치단체에 통보하여 향후 채용박람회 개최시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