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PR 시대의 조용한 영웅 <인비저블> 출간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


조용한 성공, 만족스러운 삶, 깊은 성취감, ‘인비저블’은 누구인가. 그들의 삶은 어떻게 성공적이면서도 행복한가. 다방면에서 슈퍼스타와 천재가 난무하는 자기 과시와 명성의 시대에,그들은 무명으로 남으면서도 일과 삶을 즐긴다.


언론인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즈와이그가 최근 현대의 지배적인 풍조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을 통해 일과 성공의 참의미를 재고찰하는 <인비저블>을 출간했다. 그가 정의하는 인비저블은 외부적 찬사나 보상에 별 관심이 없으나 자신의 직업 영역에서 고도의 전문성으로 막중한 책임을 지며 일을 통해 깊은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데이비드 즈와이그는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애틀랜틱> 등에 기고해 온 언론인이자 작가로 인비저블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사실 검증 전문가(factchecker)로 일한 경험이 있다.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 즉 인비저블이다.


하지만 타인의 인정이나 명성을 제 1가치로 두지 않기에 불만은커녕 일 자체에 만족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이와 같은 존재들에 대해 즈와이그가 <애틀랜틱>에 기고한 ‘사실 검증 전문가와 마취 전문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가 대단한 반응을 얻은 것을 계기로 이 책이 탄생했다.


저자는 명성과 보상보다 내적 목표를 지향하는 조용한 엘리트들을 만나기 위해 여러 대륙을 넘나들며 취재를 이어간다. 분야별 최고의 숨은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는 한편 심리학·사회학·경영학 학계 권위자들의 통찰력을 결합해 인비저블이 고난도의 일적 도전을 즐기고 책임을 완수함으로써 몰입을 경험하고 깊은 성취감을 느끼며 삶의 가치를 풍부한 경험과 행복에 두고 있음을 밝혀 낸다.


이런 인비저블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부터 저자는 짐 콜린스의 저서에서 다룬 Level5 리더의 특징인 ‘자신의 조직이나 조직이 표방하는 가치를 위해 자아를 기꺼이 버리는 성향’을 발견한다.


아울러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다시 주목하고 있는 모노즈쿠리(일본 제조업의 특징을 통칭하는 용어로, ‘혼을 담은 장인 정신’)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모든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력임에도 익명의 삶을 선택한 인비저블의 특성을 통해 이 시대 성공에 대한 재정의를 내린다. 자기 홍보의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모든 사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래야 할 필요도 없으며, 어떤 이들은 그것을 원치도 않는다.


책 속 인비저블들은 타인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그 실제 가치보다 훨씬 과장되어 있으며,오히려 자기 일에 집중하고 해야 할 일을 탁월하게 해내며 깊은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풍요로운 삶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책에 소개된 이들은 인비저블의 정점에 오른 인물이지만, 세상 곳곳 모든 조직에서 수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맡은 일을 하고 있다. 화려하거나 드러나지는 않아도 매우 중요한 일 말이다.


타인의 인정이나 명성에 연연하지 않는 이들의 태도는 곧 직업적인 성공과 내적 성취감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태도는 건실하고 번영하는 삶으로 연결된다. 내면적 만족과 외면적 풍요를 조화시키는 삶, 일을 통해 지속적인 행복과 성취를 얻는 삶은 가능하다.



▶ 인비저블은


- 조직 안에서 조용한 영웅(silent hero)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

- 업무를 잘하는 정도를 넘어 대가, 장인 수준의 탁월함을 지향한다.

- 타인의 인정이나 보상과 같은 외적 요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 자체의 가치와 수행 과정에서 동기 부여를 받는다.

- 지극히 꼼꼼하고 정교하게 일하며, 디테일까지 집중한다.

- 기꺼이 막중한 책임을 지며, 책임지기를 즐긴다.

-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대한 노력을 기울인다. 긴 시간을 들여 학습하고 자격을 취득하며 전문성과 탁월성을 얻기 위해 매진한다.

- 고난도의 일적 도전을 즐기며 책임을 완수함으로써 성취감과 기쁨을 느낀다.

- 일의 과정에서 몰입을 경험함으로써 내적 만족을 얻는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