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6개월차 남자 1호. 오늘도 그녀와 만나 밥을 먹고 커피숍으로 향한다. 그녀가 스파게티를 먹자고 하는 바람에 이미 2만 원 지출. 사흘 전에 만났을 때도 데이트 비용으로 3만 원을 썼던 터라 내심 부담이 되기 시작한다. 솔까말, 더치페이를 하면 좋겠지만 쪼잔한 남자친구로 비칠까 고민만 하는 상황….

남자 1호의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은가. 하지만 데이트 비용은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생각에 속만 끓이고 있는가. 여친의 지갑이 자연스레 열리는 마법의 주문이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시선 고정! (조사대상 : 본 기자의 카톡 친구 남성 65명)



1. 데이트 비용 누가 부담하는가?

① 남성이 낸다(34명) ② 여성이 낸다(8명)

③ 남성이 내는 경우가 많다(18명) ④ 여성이 내는 경우가 많다(5명)



Q2. 여친에게 더치페이를 제안해본 적 있는가?

① 있다(23명) ② 없다(15명) ③ 고민 중이다(27명)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선 ‘칼 더치’를 행하지만 여친 앞에선 쉽지 않기 마련. 그러나 이대로 가다간 거지꼴을 못 면할 게 뻔하다면 스마트한 요령을 써야 한다. 단 무턱대고 “더치페이하자”고 할 순 없는 노릇. 서로의 관계에 미칠 영향력, 관계에 금이 갈 위험성, 남성 자신의 자존심 등 세 가지 측면도 고려할 것.


영향력 여친에게 미치는 효과의 수준
위험도 여친과의 관계에 위험을 주는 정도
자존심 남자의 자존심 유지 수준
[재미로 하는 진지한 리서치] 그녀의 지갑을 여는 4가지 방법
솔루션 1 “영화는 내가 낼게, 팝콘은 네가 사”
영향력 ★★★ 위험도 ★ 자존심 ★★★

한마디로 서로 납득할 만한 선에서 비용을 부담하며 데이트하자는 이야기. ‘칼 더치’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 포인트. 일반적인 더치페이와는 다른 형태로 접근해야 한다. 예컨대 영화관에 간다면 조금 더 비싼 쪽인 영화표는 남성이, 조금 부담이 덜한 팝콘은 여성이 사도록 유도하는 것.
Advice
영화표 vs 팝콘, 밥 vs 커피처럼 하나씩 맡으면 되는 데이트 코스가 아니라면? 밥만 먹고 헤어지거나 술만 먹고 집에 가는 경우가 그렇다. 이런 때는 남성이 쿨하게 부담하자. 모든 경우에 ‘반반 정신’을 고수한다면 당신은 머지않아 ‘웃으며 안녕’!





솔루션 2 “우리, 커플 통장 만들까?”
영향력 ★★ 위험도 ★★ 자존심 ★★

더치페이 선언이 부담스럽다면 조심스레 ‘커플 통장’을 제안해보자.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하루 평균 데이트 비용은 3만4115원. 적어도 월 30만 원가량을 데이트 비용으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 남성과 여성의 부담 비율을 정해 월 단위로 적립하는 방법이 어떤가. 각자 주머니 사정에 알맞은 액수를 정하고 공동으로 쓰는 통장을 만드는 것. 데이트 패턴에 맞는 은행을 정해 커플 통장으로 포인트와 혜택을 쌓는다면 사랑도 함께 불어나리라.
Advice
커플 통장 직불카드를 만들어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한다. 단 현금 사용이 필요한 경우엔 남성이 쏘기로 하자. 길거리 음식을 사먹겠다고 현금 인출하러 은행에 갈 순 없지 않는가. 떡볶이 값조차 ‘공금’을 쓴다면 조만간 여친에게 통장 해지 통보를 받을지도 모르리.



솔루션 3 “친구들아 도와줘!”
영향력 ★★★ 위험도 ★★★ 자존심 ★

두 번째 해법까지도 성에 차지 않고 ‘더치페이’가 입에서만 맴돌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 용병을 쓸 때다. 여친과 친구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술자리를 만들어라. 이때 입담 좋은 친구 한 명을 골라 미리 ‘멘트’를 귀띔해둔다. “내 여친은 돈을 10원도 안 쓰려고 해. 남자가 무슨 ATM 기계야? 다른 커플들도 그러니?” 좌중의 과하지 않은 호응까지 이어진다면 효과는 백발백중.
Advice
절대 친구들의 대화에 가담하지 말 것. 자신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친구들의 연기와 여친의 표정 변화를 관전할 것. 설정된 술자리라고 눈치채는 순간 당신은 아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솔루션 4 “우리는 가난한 커플ㅠㅠ”
영향력 ★★ 위험도 ★★★ 자존심 ★

마지막 극단의 방법이다. 바로 형편대로 살기. 패밀리 레스토랑, 커피 전문점을 섭렵하는 커플이었다면 이제는 여친의 손을 잡고 김밥천국으로 가야 할 때. 더치페이에 실패한 만큼 저렴이 소비 전략으로 경제적 효과를 노리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여친이 “이렇게 알뜰한 경제인이었다니!” “우리 자기는 김밥을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반응한다면? 단언컨대 그 여친은 정말 눈치가 없는 사람이다.
Advice
저렴이 전략을 다양하게 응용하라. 그간 소비하던 데이트 비용의 절반 혹은 그 이상으로 줄여보자. 김밥천국에서 식사를 했다면 디저트는 편의점에서 사라. 캔커피, 아이스크림을 테이크아웃할 수 있다. 여자친구의 지갑이 열릴 때까지 궁상은 계속되리~




글 윤성민 대학생 기자(중앙대 경영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