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은 네 가지 성향의 일 중 어느 하나에 종사하고 있다. 첫째, 하고 싶으면서도 잘하는 일, 둘째, 하고는 싶은데 잘하지 못하는 일, 셋째, 잘하기는 하지만 하기 싫은 일, 넷째, 하기도 싫고 잘하지도 못하는 일이 그것이다.

여기서 하고 싶은지의 여부는 개인의 열정을 반영한 것이고, 잘하는지의 여부는 개인의 역량과 관계가 있다. 이 세상 어떤 일도 이 네 가지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 중에서 최고의 환상적인 조합은 하고 싶은 일을 잘하는 것이다. 열정이 있는 데다 역량까지 갖추고 있으니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잘하기는 하는데 의욕이나 열정이 생기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의사나 변호사처럼 공인된 자격을 획득할 정도로 그 분야에서 검증은 받았지만, 솔직히 하고 싶어서 한다기보다는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그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잘하지는 못하지만 하고 싶은 열정으로 그 일을 지속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 인정을 받지는 못하지만, 내면의 열정이 그 일을 계속하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성원한다. 비록 돈이 되지는 않지만 재미있으므로 일에서 보람을 느끼며 살아간다.

마지막으로 잘하지도 못하면서 하기조차 싫은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기 싫으니 일에 대한 열정도 생기지 않으며, 잘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능력 없는 사람으로 취급당한다. 그럼에도 자기 손에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으므로 그 일에서 손을 떼는 것은 곧 산소 호흡기를 떼어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가장 비참한 경우가 바로 이런 사람이다.
[정균승의 희망칼럼] 지푸라기 잡다가 동아줄 놓칠래?
현실에서 보면 유감스럽게도 가장 많은 사람이 하기 싫지만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을 하며 팍팍하게 산다. 그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기 때문에 정말 하고 싶은 일에는 발을 디딜 여유조차 없다.

이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스스로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그 혁신이란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다. 현재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일을 계속하면서 별도로 시간을 내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의 불을 지펴야 한다. 열정은 어떤 일에 마음과 정성을 바치는 것이며, 그런 노력이 계속될 때 비로소 그 일에 정통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해서 시간이 흐르다 보면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어느새 잘할 수 있는 일로 뒤바뀌게 된다.

그런데 만일 그 일이 아직 잘하는 일이 아니라면 선택은 둘 중의 하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든지, 아니면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답은 나오지 않았는가. 아직 잘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면 먼저 하고 싶은 일을 하라. 가족 안 굶기겠다고 하기 싫은 일 틀어잡고 있으면, 가족 모두를 평생 궁핍의 구덩이에서 끌어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살겠다고 겨우 잡은 지푸라기를 놓지 않으려고 하다가 영영 표류하게 될지도 모른다. 차라리 지푸라기를 놓아버리면 저 멀리 동아줄이 보이는 법인데도 말이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