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생각보다 냉정한 곳이다. 자기 능력에 따라 인정을 받는 곳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부모 형제나 똑같은 연배가 모여 있는 학교와는 분명히 다르다.


우리는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학교에서 사회인으로 살아갈 준비를 끝낸다. 사회인으로서 적합한 덕목을 갖추는 것, 바로 그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와 사회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사회인으로서 내가 얼마나 준비가 됐는가’를 점검하고 그에 맞춰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사회는 생각보다 냉정한 곳이다. 자기 능력에 따라 인정을 받는 곳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부모 형제나 똑같은 연배가 모여 있는 학교와는 분명히 다르다.

나의 태도가 좋지 않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거나 사회문제가 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학교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상황에 따라 휴학을 해 시간 여유를 가질 수 있고, 수강 신청을 통해 배우고 싶은 과목과 교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다른 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며 대인관계의 폭도 넓힐 수 있다. 또한 학교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가르치고, 등록금을 받고, 취업 상담을 해주는 등의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학생이 중심이 되어 살 수 있는 환경이다. 이것은 학교만이 가지는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와 가장 다른 점은 개인의 책임이 적다는 것이다.

반면 직장은 학교와는 반대로 돈을 받으며 일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 지향적이어야 하며 다른 기업, 다른 부서, 동료들과 끊임없이 경쟁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런 경쟁 분위기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기보다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할 때가 많으며, 그 일을 잘해냈을 때만이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는 수업을 빠지거나 학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다른 활동을 열심히 함으로써 가치를 찾을 수도 있지만, 회사에서는 주어진 일을 소홀히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한다든가 새로운 일만 고집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학교와 직장, 이래서 다르다
또 학교에서는 별일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일이라 해도 직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무단결근 3일이면 퇴직 사유가 되고, 상사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시 문책 대상이 되거나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회사에서는 내가 한 일에 대해 끊임없이 타인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며 그것이 금전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성장하는 데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동료 혹은 후배보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능력이 부족하면 평가가 나빠지면서 견디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이처럼 학교와 직장의 특성은 뚜렷한 차이가 있다. 하나씩 잘 생각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이지만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학생’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올인해왔고, ‘준비’라는 것을 공부하는 것으로 알고 대응해오다 보니 사회 진출을 위한 준비도 사실상 학생의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학생이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고 해야 할 일을 잘한 것이므로 직장인이 돼서도 맡은 업무를 잘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하지만 공부 잘하는 학생이 반드시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공부는 부족했어도 일을 통해, 또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성공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사회에서는 지식과 생각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조직에서는 지식보다는 비교우위 성과를 낼 수 있고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 함께 하면 시너지가 나는 사람,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학교와 직장의 차이를 알고 학생이 아닌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덕목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채워나가는 과정이 진정한 취업 준비다. 이러한 준비의 시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박천웅 스탭스 대표이사
삼성그룹 임원을 역임하고 인재서비스기업 ‘스탭스’ 대표를 맡고 있다.
숙명여대· 한국장학재단 취업 멘토, 한국경제신문 필진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