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남편을 위해서 공장 일을 하는 아내가 있다. 남편은 아내의 식사를 준비하고자 했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겨우 한 끼의 쌀을 변통하고, 반찬은 간장 종지 하나로 상을 차렸다. 밥 한 그릇을 정성스럽게 만들고 나서 사랑하는 부인에게 남긴 문장 하나.

‘왕후의 밥, 걸인의 찬’

이 문장 하나로 아내는 남편의 무한한 사랑을 느끼고, 왕후보다 더 큰 행복을 느낀다. 김소운의 수필 ‘가난한 날의 행복’에 나오는 이야기다.

모두가 행복해지려고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2011년 OECD 32개국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26등이었다. 삶의 질은 뒤에서 2등, 즉 31등이었다. 이 중 한국 대학생들만 뽑아서 조사했다면 어떠했을까. 한국 대학생은 마치 ‘취업 지옥’에 살고 있는 듯하다. 무엇을 해도 취업과 관련이 돼 있는 사회다. 영어, 학점, 봉사활동, 인턴십, 공모전, 동아리, 아르바이트, 인맥도 모두 취업에 도움이 돼야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행복한 대학 생활은 무엇일까. 답은 없겠지만, 성직자를 제외한다면 절대적인 기준과 상대적인 기준이 동시에 필요할 것이다. 앞서 말한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은 개인이 느끼는 절대적인 기준이다. 그러나 우리는 밥만 먹고 살 수 없는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기에 ‘상대적 행복’에도 기준을 두고 살아간다. 특히 직업은 상대적 행복감을 주는 잣대가 될 때가 많다.
[이우곤의 잡 멘토링] 직업 선택의 절대 기준 행복
인류에게 직업이란 곧 삶이고 계급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사회에서 전문직은 늘 선망의 대상이었고, 부모들의 바람이자 자식 교육의 목적지였다. 결혼 상대 1순위 기준이 ‘직업’인 경우가 많고 변호사, 의사, 변리사, 판사, 검사 등 ‘~사’로 끝나는 직업이 인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생 역전으로 여겨지던 전통적 전문직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

현대사회의 직업 세계에선 상위 20%가 전체 시장의 대부분을 휩쓰는 ‘파레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승자독식(勝者獨食)’ 구조가 직업 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업이나 창직, 벤처기업보다는 대기업 입사, 공기업 준비 등에 목표를 두는 대학생이 계속 증가한다. 평균 100 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이 이를 증명한다.

공기업, 대기업, 공무원은 상대적 행복인가, 절대적 행복인가. 상대적 기준에 따라 결정하고 선택하는 직업은 안정적일 수 있다. 그리고 남들의 시선에 잠시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행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수필 속 가난한 부부는 자신들이 선택한 사랑을 믿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았다. 더 어려운 상황이 닥친다 해도 그들의 사랑은 쉬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부부에게는 쌀이 떨어져도 사랑만큼은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절대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결혼은 사랑과 행복을 위해서 한다. 결혼의 본질은 행복이고 서로에 대한 사랑이다. 직업 선택에서도 절대 기준이 필요하다.

취업의 본질이 월급인가, 아니면 적성에 맞는 직업인가? 그대는 밥 한 끼를 생각하고 있는가, 아니면 영원히 남을 행복을 생각하고 있는가? 이것이 직업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 당신의 행복 기준을 바꿔야 행복이 새롭게 보인다! 남의 시선이 아닌 내 자신의 시선으로 행복의 기준을 만들어보기 바란다.


이우곤 이우곤HR연구소장
KTV ‘일자리가 희망입니다’ MC. 건국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