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뒷모습 킹메이커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킹 메이커 外
민주당 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는 베테랑 홍보 담당자 폴(필립 세이무어 호프먼)과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의 과감한 전략에 힘입어 승승장구한다. 공화당 진영의 홍보 담당자 더피(폴 지아미티)는 젊고 유능한 스티븐을 지목하며 자신과 함께 일하자는 비밀스러운 제안을 한다. 한편 같은 캠프에서 일하는 매력적인 인턴 몰리(에반 레이첼 우드)가 스티븐을 유혹하고, 함께 밤을 보낸 날 몰리에게 걸려온 전화를 무심코 받은 스티븐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모리스임을 알고 혼란스러워한다.
Ryan Gosling stars in Columbia Pictures' IDES OF MARCH.
Ryan Gosling stars in Columbia Pictures' IDES OF MARCH.
2012년은 미국과 한국 모두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해다. 제각기 자신만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지도자라고 목청을 높이는 그런 해다. ‘킹메이커’는 바로 그 소란스러운 선거의 리얼리티에 최대한 가깝게 들어가는 흥미로운 영화다. 온갖 정치 홍보 과정을 세심하게 체크했고 실제 연설문, 홍보 문구, 포스터 등까지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그렇기 때문에 ‘킹메이커’를 보고 나서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냉소주의에 다시 한 번 빠질 확률도 높아 보인다.
(l to r, front to back)Governor Morris (George Clooney) and his team - Paul (Philip Seymour Hoffman), Ben (Max Minghella) and Stephen (Ryan Gosling) head out after the Town Hall meeting in Columbia Pictures' political thriller THE IDES OF MARCH.
(l to r, front to back)Governor Morris (George Clooney) and his team - Paul (Philip Seymour Hoffman), Ben (Max Minghella) and Stephen (Ryan Gosling) head out after the Town Hall meeting in Columbia Pictures' political thriller THE IDES OF MARCH.
하지만 ‘킹메이커’는 완벽해 보이던 정치인 모리스의 추잡한 비밀을 선정적으로 폭로하는 종류의 영화가 아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자신만의 전쟁을 치른다. 모리스는 공직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는 애초의 결심이 조금씩 무너지는 과정을 겪고, 홍보 담당자들은 자신의 후보자를 온갖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가능한 모든 말을 논쟁의 여지없이 애매하게 옳은 말로만 수식하며, 상대 진영과 기자들과는 미소를 가장한 말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 결국 핵심은 ‘국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믿으며 정치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이상주의자가 어떻게 적의 전략을 수용하며 살아남게 되는지의 과정이다.

상대적으로 올바른 가치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목표’로 설정해 ‘야비하지만 강하게’ 이기는 과정이야말로 현재 우리가 처한 시대정신이다. 사랑과 축복으로 가득한 이별의 노래 ‘We Will Meet Again’이 스탠리 큐브릭의 1964년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는 그 순간 삽입되며 아이러니를 증대시켰던 것처럼, ‘킹메이커’에서도 이 노래는 교묘한 공격과 방어의 홍보 전략 속에서 기이한 여운을 남긴다. 조지 클루니가 제작과 각색, 연출, 출연까지 1인 4역을 도맡아 한 화제작이다. 2012년 아카데미 영화제 각색상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다.




어머니
감독 태준식 출연 이소선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킹 메이커 外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킹 메이커 外
한국 현대노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자살한 노동자 전태일. 큰아들 전태일의 죽음 이후 어머니 이소선은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 40년 동안 이웃의 고통과 늘 함께 했다. 이소선의 마지막 삶 2년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그녀의 일상과 이웃과 함께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감독 게리 로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 조쉬 허처슨, 리암 헴스워스, 엘리자베스 뱅크스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킹 메이커 外
Katniss Everdeen (Jennifer Lawrence, left), Peeta Mellark (Josh Hutcherson, center) and Cinna (Lenny Kravitz, right) in THE HUNGER GAMES.
Katniss Everdeen (Jennifer Lawrence, left), Peeta Mellark (Josh Hutcherson, center) and Cinna (Lenny Kravitz, right) in THE HUNGER GAMES.
12개 구역으로 이루어진 독재국가 판엠은 1년에 한 번, 각 구역 젊은이들 중 추첨을 통해 두 명씩 선발해 생존 전쟁을 치르게 한다. 추첨식에서 어린 여동생의 이름이 호명되자 용감한 소녀 캣니스(제니퍼 로렌스)는 동생을 대신해 참가를 자원한다. 캣니스를 위기에서 구해준 적이 있는 피타(조쉬 허처슨) 역시 헝거게임에 선발되며 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싹튼다.



은교
감독 정지우 출연 박해일, 김무열, 김고은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킹 메이커 外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킹 메이커 外
70대의 위대한 시인 이적요(박해일)는 열일곱 살 소녀 은교(김고은)를 만난 후부터 소녀의 싱그러운 젊음과 관능에 휩싸인다. 제자 서지우(김무열)는 스승 이적요의 천재적인 재능을 존경하면서도 질투했지만, 갑자기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은교 때문에 스승이 흔들리자 기이한 분노를 느낀다. 박범신의 동명 원작을 영화화했다.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