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설문


제목의 ‘애정’이라는 단어에서 ‘연애’ ‘사랑’ ‘러브’와 같은 개념어를 떠올리지 않길 바란다.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설문을 줄여서 ‘애정설’이다. 대학 생활에서 겪는 수많은 애매한 상황을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 결정하는 것으로 그야말로 독자의, 독자에 의한, 독자를 위한 설문이다.
[애정설] 선배, 술 사줘
Situation

“삼수로 대학에 들어온 학생입니다.

한 학년 위 선배가 저보다 나이가 어려서 대화할 때마다 좀 불편해요.

호칭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존대말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애정설] 선배, 술 사줘
Process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정해진다”라거나

“처음에는 존대를 쓰다가 나중에는…”

같은 미적지근한 답변을 구하는 것이라면 애당초 이 기획, 시작도 안 했다.
애매한 상황을 더 애매하게 만들지 말고 기왕 하는 것 화끈하게 하자.
초면이든 뭐든 결과는 딱 4가지 중 하나다.

① 존칭 안 쓴다 / 존댓말 쓴다

② 존칭 안 쓴다 / 존댓말 안 쓴다

③ 존칭 쓴다 / 존댓말 쓴다

④ 존칭 쓴다 / 존댓말 안 쓴다



설문은 트위터, 페이스북, Campus Job&Joy 기자단 카페 등 온라인 채널뿐 아니라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 시간만 충분했다면 25만7000명에게서 답변을 받아 ‘사실상’ 모든 대학생에게서 설문을 받은 것으로 포장할 수 있었겠지만 그냥 쿨하게 딱 100명으로 맞추기로 했다. (추가로 들어온 답이 있어서 2표 늘긴 했다.)



Res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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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입니다

① 존칭 안 쓴다 / 존댓말 쓴다 (24표)

② 존칭 안 쓴다 / 존댓말 안 쓴다 (25표)

③ 존칭 쓴다 / 존댓말 쓴다 (26표)

④ 존칭 쓴다 / 존댓말 안 쓴다 (27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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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보면 왜 이 문제가 고민스러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첫째 항이 24, 공차가 1인 등차수열.

‘24, 25, 26, 27’

고만고만한 비율이다 보니 그간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 없었던 것이다. 차이가 크든 작든 다수결은 다수결.


그간 애매한 상황에서 괴로워했을 모든 학생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첫 번째 애정설을 세상에 설파하노라.


“존칭은 써라, 대신 말은 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