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항목별 톱10


*직장 내 분위기 = 대한항공
*보수 = 대림산업
*업무 전문성 = 엔씨소프트
최고야!


‘2011 인턴하기 좋은 기업(GIP)’랭킹은 인턴십을 경험한 20대들이 평가한 네 가지 항목 △직장 내 분위기 △업무 전문성 △보수 수준 △인턴사원 교육프로그램 평점의 합산을 통해 만들어졌다. 취업준비생들은 대개 기업들의 평가를 받는 입장이지만, 이번 조사에서만큼은 평가 주체가 되어 냉정하게 점수를 매겼다.

각 항목의 만점은 5.0점. 기업당 응답자는 최소 8명에서 최대 51명까지 다양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인턴십을 통해 직장 체험을 한 20대 청년들이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GWP로 손색없는 일터를 뽑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최상위인 ‘베스트 30’에 랭크된 기업들은 대한민국 20대가 직접 뽑은 ‘일하기 좋은 기업(GWP)’인 셈이다.
[2011 인턴하기 좋은 기업]평가 항목별 톱10
‘일하는 즐거움’이 살아 있는 기업은 어디?
대한항공 2년 연속 1위

머리부터 발끝까지 긴장감 가득한 인턴사원이 처음 얼마간 어리바리한 건 당연지사. 기업 문화가 유연하고 선후배 사이가 격의 없는 직장이라면 긴장을 푸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실적·실력 경쟁이 지배하는 기업에선 이마저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직장 내 분위기가 얼마나 좋은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전체 평가대상 기업의 평균 평점은 2.5점에 불과했다. 이는 평가 항목의 평균치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다.

이 항목에서 대한항공은 평균 평점 4.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놀라운 것은 지난해에도 이 항목 1위가 대한항공이었다는 점. ‘직장 내 분위기 좋은 기업’으로 2년 연속 최고 왕관을 쓴 것이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은 재계에서도 ‘인간적인 기업 문화’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기업은 곧 인간’이라는 경영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다양한 복지 제도와 이벤트로 펀(Fun) 경영을 펼치고 있다. 사내 음악회, 직원 대상 공모전은 상시로 열고 있고 가족이 참여하는 각종 이벤트도 다양하다. 또 전 세계 어느 곳이나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할인항공권이 재직 중 연간 최대 35매까지 제공된다. 보육비·대학 학자금 지원을 받는 직원은 7000여 명에 달하며 건강검진, 불임치료 휴직 제도를 비롯한 여성 친화적인 복지 제도도 유명하다. 이 덕분에 지난해 7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제15회 여성주간 기념식에서 여성 지위 향상 유공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에 이어 기아자동차, GS건설, 아시아나항공, 대림산업도 비교적 높은 평점을 받아 상위에 랭크됐다.
[2011 인턴하기 좋은 기업]평가 항목별 톱10
‘배울 게 많아!’ 인턴십 하면서 전문성도 높이고~
엔씨소프트 ‘지존’



인턴사원을 뽑는 기업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서? 빈자리를 인턴사원으로 보충하기 위해서? 될 성 부른 떡잎인지 아닌지 미리 알아보고 채용하기 위해서? 아마 기업의 인사담당자라면 모든 보기에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 조금씩 비슷한 이유로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

그렇다면 정작 인턴십을 하는 20대는 인턴십에서 무슨 일을 할까. 이번 조사에서는 62.4%의 응답자가 “업무와 관련한 단순 사무보조를 했다”고 밝혔다. “업무와 관련 없는 단순 사무보조를 했다”는 대답도 12.4%나 됐다. 25%의 응답자만이 “정규직 사원과 같은 현업 업무”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인턴십을 통해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에서 인턴십을 한 이들은 “배울 게 많았다”고 입을 모으며 높은 평점을 던졌다. 만점에서 0.1점 모자라는 4.9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 인턴십의 전문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인턴사원을 모집할 때 모집 분야와 수행할 업무, 필요 지식 및 스킬, 해당 업무에 필요한 핵심 직무역량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예컨대 ‘게임 디자인’ 분야의 경우 수행 업무는 △월드 및 퀘스트 설정 등의 다양한 콘텐츠 디자인 및 월드 레벨 디자인 △캐릭터, 스킬 시스템 등 다양한 게임 시스템 디자인 및 관련 수치 밸런싱 △게임 내 적용될 데이터 및 스크립트 등 구현 업무 △개발팀 공통 기획 업무 △선배 게임 디자이너의 업무 지원 등이다. 게임 관련 전문 업무 영역을 아우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밖에 대한항공, SK텔레콤, 하이닉스반도체 등도 업무 전문성 높은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 인턴하기 좋은 기업]평가 항목별 톱10
‘쥐꼬리도 봉급은 봉급!’ 보수 만족도 높은 기업은 어디?
대림산업·하이닉스반도체 ‘짱’

인턴사원 월급이 쥐꼬리만 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정부의 청년 인턴 지원제의 지원을 받는 경우 기업은 인턴 월급의 50%까지 보조받을 수 있지만, 후한 인심을 쓰는 곳은 많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7.8%가 “80만~100만 원의 월급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100만 원 이상 받았다”는 이는 15%. 나머지 중에는 “80만 원 미만을 받았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사실 봉급 만족도는 대단히 주관적인 가치다. 업무 강도, 근무 시간과도 연관될 수밖에 없다. 조사 결과 또한 객관적인 보수 수준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인지 ‘보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는 평균 2.9점의 비교적 낮은 점수를 던졌다.

이 조사 항목에서는 대림산업, 하이닉스반도체, SK텔레콤이 수위를 차지했다. 이 기업들의 인턴사원 봉급은 120만~180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지급하는 100만~120만 원 선을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L, N사 등은 8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지급하고 있어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