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이 계절, 따뜻한 커피 한 잔에 고소한 빵만큼 유혹적인 조합이 또 있을까. 그것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불허전’ 빵집에서라면!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거리를 점령하면서 빵 굽는 냄새 가득한 빵집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각광받는 곳이 바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는 터줏대감 빵집들이다. 올겨울엔 전국 곳곳의 내공 만발 빵집에서 단팥빵 한입으로 행복해져 보자고~

따뜻한 빵 한입 그윽한 커피 한 모금 ‘아~맛있다’

거리를 걷다가 빵 굽는 냄새를 맡아본 적 있는가? 십중팔구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질문은 어떤가. 당신이 주로 이용하는 빵집은? 제빵업계에 따르면 2011년 8월 말 현재 P제과 가맹점은 2980개, T제과는 1409개에 이른다. 2007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통계청이 밝힌 전국 제과점 수는 지난해 기준 1만3223개로, 전국 빵집 3곳 중 1곳을 두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전국 거리에 퍼지면서 ‘동네 빵집’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게 됐다. 지난해 제빵 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 40%를 돌파한 것은 동네 빵집에 대한 향수가 작용한 게 아니었을까.

다행인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드는 장인들이 있는 빵집이 아직 전국 곳곳에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빵 기술자와 제자들이 빵과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개인 빵집인 윈도 베이커리들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레시피와 맛을 제공하는 개성 만점 동네 빵집이 있기에 빵순이, 빵돌이는 행복하다.


김영모 과자점 (서울)
대표메뉴 천연효모레즌빵

국내 7명뿐인 제과 명장 중 한 명인 김영모 사장은 급속 발효를 위한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유산균과 효모 등을 사용한 천연 발효 방식을 자체 개발해 빵을 만들어 오고 있다. 단팥빵, 소보로빵 같은 기본 빵부터 유럽에서 온 빵까지 모든 빵을 6~24시간 숙성시켜 만든다. 발효한 빵은 소화가 잘돼, 먹은 후 더부룩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김영모 제과점은 일반 밀가루에 비해 2.5배 비싼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하기 때문에 빵 몇 개만 골라도 1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그러나 맛은 보장!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위치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1335 무지개종합상가 116호 문의 02-3473-0688 영업시간 08:00~22:30


이성당 (군산)
대표메뉴 단팥빵, 야채빵

66년간 군산시 중앙로를 지켜온 이성당은 1945년 문을 연 뒤 지금까지 한자리를 지켜왔다. 원래 1920년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이즈모야(出雲屋)’라는 화과점을 해방 직후 한국인 이 모씨가 가게를 인수해 ‘이(李)씨 성(姓)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빵집(堂)’이라는 뜻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성당 하면 단팥빵과 야채빵이 최고로 꼽힌다.

100% 쌀가루 반죽에 달지 않고 부드러운 단팥을 넣은 단팥빵과 각종 야채를 고소한 소스에 버무려 속을 채운 야채빵은 겉을 싼 빵보다 속이 더 많은 게 특징. 아침 7시 30분부터 3시간마다 나오는 단팥빵과 야채빵은 하루 평균 각각 2500개, 1200개 이상 팔려나간다. 이성당에 왔다고 해서 항상 원하는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곳의 철학은 모든 빵을 수작업으로 자체 생산하는 것. 그래서 하루 7000~8000개의 빵을 다 팔면 그걸로 끝이다.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위치 전라북도 군산시 중앙로 1가 12-2
문의 063-445-2772 영업시간 09:00~21:00



성심당 (대전)
대표메뉴 튀김 소보로

1956년 거룩할 聖, 마음 心이라는 뜻을 담아 ‘성심당(聖心堂)’이라는 상호를 짓고 작고 허름한 찐빵집으로 시작했다. 베이커리 레스토랑이라는 신종 콘셉트를 전국 최초로 시도한 모험의 장이기도 하다. 1층에 500여 종의 다양한 빵과 케이크를 갖춘 대형 제과점이다. 튀김소보로가 유명하다.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위치 대전광역시 중구 은행동 145번지 문의 042-256-4114 영업시간 08:00~22:00



궁전제과 (광주)
대표메뉴 나비파이, 녹차 깨찰빵

1970~80년대 당시 광주 최고의 데이트 장소는 궁전제과였다. 2011년 현재 충장로 궁전제과는 입구에 판매대를 설치해 샌드위치, 생과일주스 등을 팔고, 2층에 인터넷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해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1973년 문을 열 당시 단팥빵, 크림빵, 곰보빵 등 10여 종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광주 충장본점을 비롯해 모두 4곳의 궁전제과에서 직접 빵을 구워내고 있다. 종류도 다양해져 각종 케이크를 비롯, 150종이 넘는 제과 제품을 만들고 있다. 각 분점마다 자체 공장이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제과점들과 달리 바로바로 구운 빵을 맛볼 수 있다.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위치 광주광역시 동구충장로 1가 1-9 문의 062-222-3477 영업시간 08:00~22:30



대원당 (춘천)
대표메뉴 생과자

대원당은 1968년부터 운영해온, 옛날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베이커리다. 포장봉투와 종이가방 등 옛날 느낌이 나는 소품들을 사용하고, 이곳의 역사를 보여주는 옛 사진들을 벽에 걸어두어 나이 있는 손님들도 많이 찾는 편. 그램(g) 단위로 판매하는 생과자들이 인기 있다. 쌀로 만든 시폰 케이크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위치 강원도 춘천시 효자동 679-16

문의 033-254-8187 영업시간 07:00~23:00(연중무휴)



뺑드깜빠뉴 (대구)
대표메뉴 브리오쉬

카페형 빵집으로 유명한 ‘뺑드깜빠뉴’는 시골의 빵이라는 뜻. 이곳도 빵 만드는 방법이 독특하다.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특허받은 콩 유산균과 발효종을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빵의 풍미가 여느 빵보다 담백하다. 화학개량제나 유화제, 색소 등을 일체 첨가하지 않는 천연 발효빵이라는 장점에 주방이 오픈돼 있어서 신뢰감까지 추가!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위치 대구광역시 달서구 상인동 129-8

문의 053-634-0830



OPS (부산)
대표메뉴 슈크림

부산 여행자들이 “옵스 빵 좀 사다줘”라는 주변의 부탁을 받고 꼭 들른다는 옵스(OPS). 옵스는 매장 내부에 인공적 색깔이 배제돼 있다. 이러한 콘셉트는 인공색소, 식품첨가물 등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빵을 판매한다는 옵스의 경영 마인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위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1433 카멜리아 1층

문의 051-743-1950 영업시간 08:00~23:00



풍년제과 (전주)
대표메뉴 땅콩전병, 수제 초코파이

토종 빵집 풍년제과의 장점은 매장에서 판매하면서 택배로도 운영한다는 것이다. 관광지이기 때문에 사진 촬영에도 관대하다. 기존 브랜드 제과점에 비해 진열된 제품이 다양하고 구성이 독특하다. 풍년제과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제품이 3가지가 있는데, 바로 ‘쌀술빵’ ‘땅콩전병’ ‘수제 초코파이’다.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빵순이·빵돌이를 위한 동네 빵집 순례기
위치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1가 40-5 문의 063-285-6666 영업시간 08:00~23:00

글 정지은 대학생 기자(경원대 신문방송 3)│사진 각 제과점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