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특기자 ‘상한가’

중국어 특기자에게 가산점을 준다고? 지난 5월 삼성그룹 발표에 귀가 솔깃했던 이들이 있을 것이다. 삼성에서 올해 하반기 신입 공채부터 이례적으로 중국어 특기자에게 최대 5%의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뿐이 아니다.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기업은 너도나도 중국어 가능자를 우대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인민대학에 큰 꿈을 가지고 유학온 외국인 학생들이 인민대교문 앞에서 유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린드라(마다가스카라, 왼쪽부터), 후리아 미커(기니), 겐 미치비(일본), 한성환(한국), 료츠다(일본), 카메리아 카카이니아(루마니아).
/베이징=정동헌기자 dhchung@hankyung.com 20090416
중국 베이징 인민대학에 큰 꿈을 가지고 유학온 외국인 학생들이 인민대교문 앞에서 유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린드라(마다가스카라, 왼쪽부터), 후리아 미커(기니), 겐 미치비(일본), 한성환(한국), 료츠다(일본), 카메리아 카카이니아(루마니아). /베이징=정동헌기자 dhchung@hankyung.com 20090416
글로벌 기업에 입사하려면 어학 능력은 필수! 채용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오늘도 많은 학생이 교환학생 또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으로 떠난다. 하지만 낯선 환경 속에서 홀로 생활해야 하는 유학 생활은 결코 녹록지 않은 일. 제한된 시간 안에 어학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여기 중국에 대한 남다른 사랑과 열정으로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두 명의 유학생이 있다. 이들이 들려주는 ‘중국 유학 리포트’에 주목해보자. 현지에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로 재구성한 생생한 노하우다.

중국인 친구를 빨리 만들고 싶다고? 직접 발로 뛰어야 해!
[중국 유학 성공법] 중국 유학엔 ‘특급 전략’이 필요해!
중국어 공부에 왕도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듣고 말하기(聽說)’다. 유학 생활 중 듣고 말하기를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베이징 어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 중인 강은하(상명대 중국어문학과) 씨는 “단시간에 중국어를 익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혼자 여행하기”라고 말했다.

낯선 땅을 홀로 여행하는 것이 처음엔 두려웠지만 여행 중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 “인터넷으로 가볼 만한 곳을 찾아서 혼자 돌아다녔어요.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거나 식당에서 주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어를 쓰게 됐죠.”

베이징 칭화대에 재학 중인 남윤호(서강대 중국문화학과) 씨는 동아리 가입을 추천했다. 중국에 오기 전 이미 HSK 11급을 취득할 정도로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그이지만 더욱 깊이 있는 회화 실력을 쌓기 위해 ‘Chinese Corner’라는 동아리에 들어갔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친구도 사귀고 중국어도 쉽게 익힐 수 있는 기회였죠.” 그는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는 것도 언어와 문화를 동시에 터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강 씨의 경우 스터디 모임에 나가 친구들과 관심사를 나누며 중국어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 “한류 열풍 때문에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중국인이 많아요.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주고 대신 중국어를 배우기도 했죠.”

남 씨는 생활 속 공부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단어를 배우면 그 길로 시장에 가서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며 복습했다는 것.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질문했죠. 한 번 외운 단어를 실전에서 바로 사용하는 ‘서바이벌’ 공부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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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나라라고 쉽게 보면 곤란하다. 연수 초반에는 낯선 중국 문화를 접하는 순간 당황하기 쉽다. 두 사람은 “이질적인 중국 문화를 미리 알고 가는 것도 중국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학생들이 이야기하는 중국의 이색 문화 중 하나는 발달된 길거리 음식 문화다. 거리에서 양꼬치, 전갈꼬치, 거미꼬치 등 기상천외한 꼬치 음식을 만나더라도 놀라지 말자.

중국 음식은 대체로 달거나 짜기 때문에 자극적인 음식을 싫어하는 이들은 초반에 음식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중국인들은 아침식사로 죽과 만두, 빵, 콩국 등을 먹는데 이 역시 우리에겐 낯선 문화다. 자극적인 음식이 싫다면 만두나 주스처럼 익숙한 음식으로 시작해 차차 적응해나가는 편이 좋다.

거센 황사 바람도 유학생들이 적응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한국에서 겪어본 황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머리에 모래가 쌓일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기 때문에 외출할 때는 마스크가 꼭 필요하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인터넷 검열 정책 때문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외국의 SNS 페이지 접속이 차단돼 있어 이용하기 어렵다. 남 씨는 “중국에서는 방화벽 때문에 한국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고 한국 메신저도 특정 시간에만 접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 문화 역시 차이가 있다. 우선 한국처럼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호칭의 구분 없이 편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동아리도 기수별 모집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술자리 문화 역시 생각보다 건전하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이야기다. 술을 강권하는 ‘부어라 마셔라’ 식 문화가 없기 때문에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평일에 연휴가 끼어 있으면 주말에 수업을 보충하는 것도 한국과는 다른 중국 대학의 모습이다. 강 씨는 “중국 연휴는 긴데다가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져 이동하기에도 불편하다”며 “4월에 있는 청명절 연휴 때 월요일, 화요일 수업이 휴강됐었는데, 그 전주 토요일에 보강하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사회주의 국가라서 보수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연인들의 스킨십은 개방적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개인주의 문화가 중국 젊은이들 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 어른 할 것 없이 길거리에서 진한 키스를 하는 연인을 자주 목격할 수 있으니 솔로라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것만은 꼭 챙기자! 유학 준비물 BEST 3

1. 마스터카드

한국에서 보내주는 용돈을 중국 현금인출기(ATM)에서 쉽게 인출하기 위해서는 마스터카드가 필요하다. 은행에서 환전할 필요도 없고 수수료도 적기 때문에 편리하다.

2. 옷과 화장품

화장품의 경우 한국 브랜드를 파는 매장을 찾기 힘들 뿐 아니라 값도 비싸다. 의류 역시 같은 브랜드라도 한국에 비해 가격이 1.5배 높다. 물론 중국에서 생활하며 화장품과 옷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한국 브랜드에 비해 질이 떨어지므로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3. 비상약

예상치 못하게 몸이 아플 경우를 대비해 상시로 복용하는 약이나 간단한 비상약을 구입해 챙기자. 물론 현지에서 약을 살 수 있지만 한국 약에 비해 독하기 때문에 몸에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것만은 기억하자! 중국인 친구 만드는 필살기 BEST 3

1. 노래 부르기

음악은 만국 공통의 언어! 중국의 최신가요를 익혀 불러주면 좋아한다. 최신가요를 모른다면 ‘첨밀밀(甛蜜蜜)’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과 같은 국민가요라도 상관없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드라마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풀하우스’와 같은 유명 드라마 OST로도 관심을 끌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노래를 부르면 계속 불러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 것!

2. 가십 나누기

연예인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은 중국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국민 배우와 그들의 대표작을 미리 알아두면 이야기를 나눌 때 주의를 끌 수 있다. 중국 여학생들은 한국 드라마나 가수에 관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친해질 수 있다.

3. 중국에 대한 관심 보여주기

무엇보다 중국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어를 열심히 배우려는 의지를 보여주자. 또 중국 음식이나 문화를 칭찬해주자. 모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인들은 “나무랑 꽃이 많다”는 작은 칭찬에도 마음을 열고 당신을 대하기 시작할 것이다.


글·사진 유샛별 대학생 기자(상명대 중국어문 2) satstar77@naver.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