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스코의 40여년 역사는 한국 철강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68년 철강의 불모지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철강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었다. 그 사이 조강 생산량은 연간 103만 톤에서 3400만 톤으로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다.

포스코는 이제 ‘포스코 3.0’을 향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창조’와 ‘글로벌’이라는 키워드가 그 중심에 있다. 포항과 광양, 서울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포스코를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유준상, 권효정 두 대학생 기자와 함께 포스코 서울센터를 돌아보고 왔다.
[기업 탐방] ‘소리 없이’ 포스코를 움직이는 힘을 찾아서…
포레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커다란 유리문을 밀치고 들어서면 탁 트인 로비가 펼쳐진다. 멀리서 푸른 빛깔의 수족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높게 뻗어 있는 원통형의 수족관으로, 산호와 형형색색의 해수어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지난 9월 30일 오픈해 누구나 볼 수 있게 한 이곳은 특히 아이를 둔 임직원에게 인기 있는 장소라고 한다.
[기업 탐방] ‘소리 없이’ 포스코를 움직이는 힘을 찾아서…
볼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문화 공간은 딱딱한 철강업의 이미지를 한결 부드럽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수족관 외에도 로비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가 빛을 밝히고 있고 한쪽 벽면에는 미니멀아트로 유명한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대형 그림이 자리하고 있다.

2층에는 사내 갤러리가 있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직원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 시사회, 문화 행사가 1층 로비와 포스코 아트홀에서 수시로 열린다.

4층에 위치한 ‘포레카’는 포스코의 진가가 묻어나는 곳이다. 포레카는 발견을 뜻하는 ‘유레카’와 ‘포스코’를 합친 단어로 최근 포스코가 강조하는 ‘창조 경영’ 의지의 압축본이라 할 수 있다.

‘창의는 통찰에서 나오고 통찰은 관찰에서 비롯된다’는 벽면의 한 글귀처럼 놀면서 생각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약 1390㎡(420평)의 규모로 한 층을 다 할애해 국내 최대 규모의 ‘직장 내 놀이터’를 자랑한다.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눠 회의, 오락, 휴식, 교육 등이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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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층에도 회의 공간이 있지만 포레카에서 회의를 하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푹신한 쿠션과 가죽 소파 등 디자인이 살아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장난감과 같은 아기자기한 소품도 눈에 띈다.

‘브레인스토밍’의 4원칙을 설명한 포스터가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지향하는 조직 문화를 말해준다. 실제 회의를 할 때 지켜야 할 사항은 ‘비판은 삼가고 예전에 나온 의견일지라도 새롭게 검토한다’는 것이라고. 그룹회의 룸 외에도 책상과 침대가 갖춰진 ‘1인 사무실’이 직원들을 배려한다.

‘펀 존’과 ‘리프레시 존’에선 오락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당구대와 미니 축구대, 위(WII) 게임, 각종 보드 게임이 즐비하다. 직원끼리 친목을 도모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 이만한 곳도 없다. 한쪽엔 전신 안마의자가 마련돼 있다. 나무, 연못, 자연의 소리 등을 도입해 숲 속을 연상케 한다.

‘예감창’으로 불리는 곳에선 주로 인문·예술 체험활동이 이뤄진다. 정규 업무 시간에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감상하기도 하고 직접 분재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는 체험 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다.

주말에는 직원 가족에게도 개방한다. 그 밖에 연극, 춤, 영화 감상, 악기 연주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에 활용되기도 한다. 동호회가 활동할 경우 지원에 아낌이 없다. 예를 들어 클래식 동호회에 악기를 가르치는 전문 강사를 붙여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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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육성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리더 키운다

포스코는 ‘포스코 3.0’을 지향하며 글로벌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글로벌 톱(Top)3를 목표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해외 공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과감한 교육지원을 하고 있다.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각 직급에 맞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대표적인 것은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키우기 위한 ‘포스코 경영자 MBA 과정’. 강의는 주로 실무 위주, 글로벌 기업 사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창의적 문제 해결 기법인 트리즈(TRIZ)를 습득하도록 트리즈 대학을 설립했다. 해외 교육 과정도 만만치 않다. 대리급 이상을 대상으로 1~2년 해외 유학을 지원하고 중국, 일본, 인도 등 비영어권 국가로도 1년 지역전문가 과정을 보낸다.

지난해에는 미국 하와이대와 공동으로 ‘포스코 패밀리 글로벌 미니 MBA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또 통섭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e-러닝을 통해 문과와 이과를 통합한 과목을 듣게 하고 있다.

포스코는 장치 산업을 근간으로 한다.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시키는 데 주기가 길다는 것이 특징. 포스코의 평균 근속 연수가 19년으로 한국 대기업 중에서 가장 길다는 점이 장기적인 업무의 특성을 잘 말해준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추진력과 실행력을 강조하고 있다. 직원 한명 한명의 업무는 회사의 큰 프로젝트와 맥을 같이한다. 프로젝트에 맞게 각 부서와 조직이 해야 할 일을 정하면 그에 따라 개인의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는 식이다.

‘스트레치 타깃(Stretch Target)’이라 하여 실제로 도달 가능한 목표 그 이상으로 도전하고 있다. 목표 자체를 높게 세웠기 때문에 평가는 달성 여부가 아닌 노력에 따라 이뤄진다.

그 밖에 직장 동료들이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일주일의 계획표를 포스트잇에 붙이는 ‘비주얼 플래닝’, 일명 ‘업무 드러내기’가 일의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의 공백을 메우는 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기업 탐방] ‘소리 없이’ 포스코를 움직이는 힘을 찾아서…
[기업 탐방] ‘소리 없이’ 포스코를 움직이는 힘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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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탐방] ‘소리 없이’ 포스코를 움직이는 힘을 찾아서…
1 의자에 앉아 발마사지를 받으면서 명화를 감상할 수 있다.

2 나무로 둘러싸인 북카페에는 전공, 취미, 만화 등 1500여 권의 도서가 구비돼 있다. 대여도 가능하다.

3 업무 시간 중에 ‘펀 존’에서 즐기는 오락의 재미가 쏠쏠하다.

4 철강의 역할과 역사를 보여주는 스틸 갤러리.

5 사내 수족관. 열대어들이 원을 그리며 행진하고 있다.

6 포스코 ‘피트니스센터’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체질 분석에서 운동 처방, 강습까지 모두 지원한다.
[기업 탐방] ‘소리 없이’ 포스코를 움직이는 힘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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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