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중동 지역엔 이슬람 국가가 많다. 여성 인력이 서비스업 등에 종사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성 취업의 기회가 풍부하다. 취업이 유망한 분야는 항공승무원, 간호사, 호텔 종사자 등. 최근에는 건설, 군 관련 일자리 수요도 늘고 있다.

앞으로 구인 수요가 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항공승무원은 2004년 이후 400여 명이 취업을 했다. 전체의 64.9%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일자리 찾아 해외로 Go Go] 항공승무원·간호사 등 여성에게 기회 많아
항공승무원 신체+어학+인성 요건 필요해

한국 여성들이 상당수 진출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에서 구인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 항공사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항공승무원의 자격 조건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바로 신체적 요건과 어학적 요건, 그리고 인성 요건이다.

신체적 요건은 신장과 체중으로 나눠진다. 신장은 공통적으로 160cm 이상 요구되며, 암 리치(arm reach-뒤꿈치를 들고 손을 머리 위로 뻗은 길이)와 체중은 항공사마다 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신장이 작은 경우엔 자신의 암 리치를 잘 체크해야 한다. 또 잦은 장시간의 비행을 견딜 만한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장에 비해 체중이 너무 적거나 많이 나가는 경우는 선발 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국 항공사의 모든 의사소통은 영어가 기본이다. 따라서 영어 구사 능력은 가장 중요한 자격 요건 중 하나. 비행 관련 제반 사무는 물론 승객에 대한 정보 전달, 비상사태 발생 시 원활한 통제 등 구체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의사 전달에 문제가 없는 영어 구사력이 필요하다.

항공사에 따라서는 서류 전형부터 어학시험 점수를 요구하기도 한다. 특정 국가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국적 항공사인 경우 각 노선별로 또는 국가별로 제2외국어 능력을 보유하면 더 유리하다.

인성 요건은 어학 능력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항공승무원의 주업무는 승객 서비스 분야다. 따라서 다양한 국적과 연령, 문화를 가지고 있는 승객들에게 차별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자기통제력, 임기응변력, 적응성, 고객 서비스 능력, 동료들과의 협동성, 리더십, 판단력, 지적 능력 등이 중요시된다. 인성 요건은 항공사별로 다양한 방법들에 의해 측정·평가된다.

외국 항공사들의 급여 수준이나 복리후생은 대체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다른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견디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중동 지역의 이슬람 문화권 국가들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문화권이기 때문에 사전 이해와 준비가 필수다.

우선 여성은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관념으로 인해 외출 시 반드시 ‘아바야’라고 불리는 외출복을 입어야 한다. 종교적으로 엄격한 지역이라면 실내에서도 얼굴을 가려야 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 취업하는 여성이라면 근무시간 외 외출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간호사 전문성+영어+아랍어 ‘기본 3종’

항공승무원과 함께 여성 수요가 많은 직종으로 꼽힌다. 그러나 취업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게 적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왕립 또는 사립 병원을 제외하고는 지난 10여 년간 외국인 간호사의 급여가 동결되었다. 최근에는 경력 5년까지만 인정해 경력수당을 지급하는 등 연봉 수준을 보면 한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장점도 꽤 많다. 급여 이외의 혜택이 풍성하기 때문이다. 왕복 항공권을 제공하고, 세금이 아예 없는 데다 연간 45일의 유급 휴가가 있다. 따라서 생활 관련 지출이 적어 급여의 상당 부분을 저축할 수 있다. 또 출신 국가별로 급여 수준을 따로 정하기 때문에 동일한 업무를 맡은 간호사라 할지라도 출신 국가의 물가 수준에 따라 급여가 다르게 지급된다.

사우디에서 일을 하려면 영어가 필수다. 타 국가 출신의 간호사, 의사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아랍어 구사력도 중요하다. 사우디 국민 상당수가 영어를 모르기 때문에 환자들을 대할 때는 아랍어를 사용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병원에는 아랍어를 배울 수 있는 과정들이 있으므로 근무 중에 틈틈이 학습이 가능하다.
[일자리 찾아 해외로 Go Go] 항공승무원·간호사 등 여성에게 기회 많아
건설 분야 기술+영어 능력 ‘금상첨화’

중동은 한국 건설업계의 오랜 ‘고객’이다. 특히 리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에서 건설 관련 인력의 수요가 꾸준하다. 최근 국내외 건설경기의 불황이 걸림돌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현지의 한국인 소유 중소 규모 건설사의 구인 요청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편이다.

건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직종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한국인 인력이 필요한 분야는 건축·토목기사, 건설현장 관리자 등 전문성을 갖춘 기술 직종이 대부분이다.

자격 요건은 한 직종에서 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사람이다.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고, 해외건설현장 근무 경험자를 선호한다. 목공, 용접 등 기능공일 경우 현지나 주변국에서 온 근로자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 외국어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건축·토목기사, 건설 현장 관리자 등 전문가 수준의 기술 인력이라면 능숙한 영어회화 실력이 필수다.

중동 지역의 근로 조건은 국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편이다. 평균 임금은 중간 관리자급이 월 250만~300만 원 정도, 현장 소장급은 월 350만~400만 원 정도다.

취업 시 근로조건, 취업국에서의 비자 취득 가능성 등에 대해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건설업체에 따라 근무 여건의 차이가 크며, 보험 혜택 등이 없는 업체도 있다. 취업하고자 하는 업체의 신뢰도, 규모 등을 잘 파악해야 한다.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