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아 카페베네 이태원점 사장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Dreams Come True’… ‘경제적 자유’에 도전하다
‘오전 9시~저녁 6시 : 월 1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판매자. 저녁 6시~자정 : 월 5000만 원 매출의 커피전문점 사장’

관록 있는 투잡 사업가의 일과처럼 보이지만, 실은 올해 25세가 된 최선아 사장의 하루다. 또래 친구들은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초년생으로 첫발을 내딛고 있지만, 최 사장은 창업을 통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일찌감치 자신의 목표를 만들고, 그 목표를 따라서 한 길을 걸은 결과다.

온라인에선 패션 명품 판매자로, 오프라인에선 이태원의 번듯한 커피전문점 사장으로 두 가지 색 삶을 그리고 있는 최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부잣집 딸인가 보다? 모르는 소리 마세요’

제일기획 맞은편에 위치한 카페베네 이태원점은 한눈에 띄는 입지와 예쁜 외관을 자랑한다. 이 커피전문점의 주인이 젊디젊은 미모의 처녀라고 하면, 사람들은 “부자인 부모가 차려줬군” 하고 단정해버린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 힘으로 사업을 일구기엔 너무 어린 나이다.

하지만 그 짐작은 틀렸다. 4억 원 남짓 들어간 이 커피전문점은 지난 5년 동안 최 사장이 번 돈과 대출로 만들어진 ‘땀의 결실’이다. 그의 부모는 오픈 한 달 후에야 알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이 많은 돈을 모았을까. 청년백수가 넘쳐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최 사장은 보통 사람이 아닌 ‘화성인’이나 다름없다.

대학 항공운항과에 입학할 때만 해도 그의 장래희망은 항공사 승무원이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자신의 성격과 승무원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활동적이고 호기심 많은 그는 여러 가지 일을 해보기로 했다.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Dreams Come True’… ‘경제적 자유’에 도전하다
“2005년부터 올 초까지 증권사, 은행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했어요. 조직 생활을 경험하면서 주식, 펀드, 금융상품 전반에 대해 감각과 지식을 익히는 기회가 됐지요. 억대 연봉의 멋쟁이 임원들을 보면서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고요.”

인턴 생활을 하면서 그는 ‘경제적 자유’를 젊은 날의 목표로 정했다. 우선 돈을 많이 벌어서 경제적인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인턴 생활로는 작은 단위의 목돈도 모으기가 어려웠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게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다. 평소 남의 시선을 즐기고 패션에 관해 전문가 수준의 안목을 자랑하는 만큼,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좋아하는 분야인 패션으로 투잡을 하기로 한 것이다.

주말을 이용해 일본, 홍콩의 명품 아웃렛에 가서 바잉(buying)을 하고 퇴근 후 상품 관리와 업데이트 등을 처리하면서 본격적인 투잡족으로 나섰다.

‘착한 커피 가게’에 마음 빼앗겨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한 명품 판매는 지금의 커피전문점을 있게 한 화수분 역할을 했다. 매달 1000만 원 안팎의 수익을 올리면서 그를 ‘숨은 억대 연봉자’로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해박한 패션 지식과 상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 초 최 사장은 첫 번째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기로 했다. 온라인을 통해 번 돈으로 오프라인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 계기는 우연했다.

“카페베네 압구정점에서 나무 인테리어가 주는 편안함에 반했어요. 커피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별 관심이 없었는데 딱 ‘이거다’ 싶더군요. ‘착한 커피 가게’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죠.”

우선 커피전문점 창업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국내 커피 시장과 프랜차이즈 구도에 대해서도 눈을 떴다. 커피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결국 처음 마음을 빼앗겼던 카페베네를 택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려 있는 부드러운 이미지가 무엇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창업을 결심한 뒤 2년 동안 일한 은행에 사표를 냈다. 직장인 투잡족이 아닌, 명실상부한 사업가로 출사표를 낸 셈이다.

최 사장의 커피 가게는 132㎡(40평) 남짓의 아담한 규모다. 다른 카페베네와 비교하면 작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매출은 결코 얕볼 수 없는 수준이다. 월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이륙에 멋지게 성공했다.

그렇다고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니다.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동시에 종업원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가 보통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조직을 이끄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절감합니다. ‘고객은 무조건 옳다’는 말도 백번 이해하게 됐고요. 겉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최 사장의 꿈은 5년 전과 다르지 않다. 위험을 안고 창업에 나선 것도, 피곤함을 무릅쓰고 투잡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모두 ‘경제적 자유’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꿈을 이루려면 나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각만으로는 꿈을 이룰 수 없지요. 부자라는 평가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 멋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어요.”

덤 하나. 최 사장에겐 남자친구가 없다. ‘목표가 뚜렷한 사람, 활동적이고 도전 정신이 가득한 사람, 나와 비슷한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전문가 조언] 커피전문점 창업 성공하려면

‘커피숍이나 해볼까’… 섣부른 도전은 금물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Dreams Come True’… ‘경제적 자유’에 도전하다
요즘 20대 젊은 창업자들 사이에서 커피전문점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커피는 하루에 몇 잔씩 마시기도 하는 대표적인 기호식품인 데다 사계절 수요가 꾸준해 계절에 관계없이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아이템으로 꼽힌다.

여기에 커피가 주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 깨끗하고 세련된 이미지도 커피전문점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운영이 수월해 보이고 보기 좋다는 이미지에 이끌려 섣불리 창업하는 것은 금물이다. 원두커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점포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과당경쟁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또 점포 임대료, 시설비 등 창업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 투자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사전에 정밀하게 수익성 분석을 한 후 결정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취업 대신 창업' 케이스 스터디] ‘Dreams Come True’… ‘경제적 자유’에 도전하다
특히 원두의 로스팅이나 보관 등은 매우 전문적인 노하우를 요하기 때문에 숙달된 기술이 없을 경우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 커피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커피의 품질과 맛이 대동소이해진 지금은 와플이나 젤라토 등 사이드 메뉴가 차별화 포인트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메뉴 구성은 브런치 수요 등을 파생해 점포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커피전문점 최적의 입지로는 시내 중심 상권이나 대학가, 학원가가 꼽힌다. 유동인구가 많고 주 타깃 고객층이 몰려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메인 상권의 경우 임대료가 비싸고 유사 경쟁 업종들이 거의 들어서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고객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해야 한다. 주말이나 휴일에 유동인구가 급감하는 지역은 피해야 한다.

주택가 지역에 들어갈 경우에는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에 가깝고, 적어도 3000세대 이상 규모의 배후세대가 있는 지역에 입점해야 한다. 식사 후 휴식 공간으로도 이용되기 때문에 인근 음식점의 종류나 사무실 밀집도 등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 최선아 사장은…

1986년 생. 대학에서 항공운항 전공.
2005년부터 증권사, 은행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명품 의류 판매.
2010년 4월 카페베네 이태원점 창업.
5월 5000만 원 매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