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단골 소재' 국정원 직원 되기

국가정보원은 최근 취업시즌을 맞아 대학가를 돌며 취업설명회를 갖고 있다. 20일 성신여대 수정관에서 학생들이 국가정보원 취업설명회에 참석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 20070920
국가정보원은 최근 취업시즌을 맞아 대학가를 돌며 취업설명회를 갖고 있다. 20일 성신여대 수정관에서 학생들이 국가정보원 취업설명회에 참석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 20070920
2007년 ‘개와 늑대의 시간’ ‘에어 시티’, 2009년 ‘아이리스’, 2010년 ‘국가가 부른다’. 이 드라마·영화의 공통점은? 정답은 모두 국정원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정원이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면서 국정원 입사에 관심을 갖는 이가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국가 정보기관’이라는 명목 하에 공개되는 정보는 많지 않다. 베일에 싸여 있기에 더욱 궁금한 그곳. 국가 정보원 입사에 관해 살펴본다.

한국의 국가정보원(NIS), 미국의 중앙정보부(CIA), 일본의 내각정보조사실, 중국의 국가안전부(MSS), 러시아의 연방보안국(FSB) 등은 모두 한 국가의 정보기관이다. 이 기관들은 나라를 불문하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꾸준히 소재로 사용될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의 국정원은 1961년 중앙정보부로 창설돼 1980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를 거쳐 1999년 현재의 국정원이 되었다. 국정원 정보요원이 되면 대통령 소속 하에 국외 정보 및 국내보안 정보를 다루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테러와 국제범죄조직에 대항하고 적의 첩보활동 등을 막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서나 자재, 시설에 대한 보안 업무를 담당하고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범죄에 대한 수사를 맡기도 한다.

국정원에 입사하려면 크게 신입직 전형과 일반직 특별 전형, 경력직 전형 중 하나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 신입직 전형은 다시 7급, 9급, 기능직으로 나뉜다.

7급 신입직

국정원에서 매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채용은 7급 신입직 채용이다. 일반 공무원 시험이 5급, 7급, 9급으로 나뉘어 있는 반면 국정원은 7급 위주로 채용을 실시한다. 통상 7월 말경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모집 분야는 정보, 안보수사, 보안·방첩, 전산, 통신이다. 분야별로 나누어서 모집하고 있고 정보 분야는 다시 국내파트, 북한파트, 해외파트로 나누어 모집한다. 4년제 대학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라면 지원할 수 있다.

영어 시험을 토익, 토플, 텝스 등 영어 능력검정시험 점수로 대체하므로 지원자는 점수를 미리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전산, 통신 분야만 해당 전공자를 모집하고 그 이외에는 전공의 구분이 없다.

실제 국정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연, 인문, 예체능 등 다양한 전공자로 구성돼 있다. 단, 나이 제한이 있다. 기존엔 만 26세까지 지원할 수 있었지만 2009년부터 나이 제한을 완화했다. 만 20세 이상~31세 이하가 지원할 수 있고 군복무 기간에 따라 1~3세 많아도 지원이 가능하다.

채용 절차는 서류 전형, 필기시험,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임용이 이뤄진다. 1차 서류 전형에선 학점과 영어 점수가 중요하다. 또 지원자 본인이 얼마나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지를 자기소개서에 써야 한다.

국정원 7급 대비 종합반을 운영하고 있는 토스트잡의 이필선 이사는 “분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토익과 학점 중 하나를 상당히 높게 보유하거나 둘 다 평균 수준 이상으로 보유해야 서류 전형을 통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필기시험은 국정원 입사의 관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정원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종합 교양과 상식, 국가정보학 등의 과목을 미리 준비해야 당황하지 않는다. 종합 교양 80문제, 국가정보학 20문제를 객관식으로 치르고, 논술은 1500자 내외로 써야 한다.

상식은 신문 등을 통해 최신 시사를 익히며 준비하고 국가정보학 시험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서적을 참고하면 된다. 논술 시험시간은 90분이며 제시된 자료를 정확히 해석하고,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평소 신문 칼럼 등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써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면접시험을 치르기 전 체력 테스트가 있으니 틈틈이 체력 관리도 해야 한다.

국정원이 비밀 기관인 만큼 사기업에 비해 채용 정보가 부족한 것은 사실. 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시험 준비를 할 수 있다. 먼저 국정원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챙겨 봐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얼마 전까지 운영하던 ‘외부 인적관리실’이 없어졌다는 것.

일대일 대면 채용 상담은 없어졌지만 아직 전화 상담은 유효하다. 02-558-9600으로 문의하면 국정원 채용에 관한 지원 방법, 선발 절차 등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국정원 홈페이지(www.nis.go.kr)의 채용정보란에서 관련 사항을 살펴볼 수 있다. 지원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도 있다. 다음 카페 ‘국가정보원을 사랑하는 사람들(cafe.daum.net/niszzang)’에는 6월 말 현재 2만10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돼 있다.

네이버 카페 ‘국가정보원 NIS(cafe. naver.com/nisdream)’에도 1만3000명에 가까운 회원이 있다. 최근에는 국정원 입사 준비를 돕는 학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취업시즌을 맞아 대학가를 돌며 취업설명회를 갖고 있다. 20일 성신여대 수정관에서 학생들이 국가정보원 취업설명회에 참석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 20070920
국가정보원은 최근 취업시즌을 맞아 대학가를 돌며 취업설명회를 갖고 있다. 20일 성신여대 수정관에서 학생들이 국가정보원 취업설명회에 참석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 20070920
9급 신입직

9급 신입직은 필요 시 부정기적으로 공고를 내 선발하고 있다. 전문대 졸업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시험에 합격하면 행정 등 각 분야의 보조 업무를 담당한다. 전형 절차는 7급 신입직과 동일하지만 1차 서류 전형은 지원자가 많은 경우에 한해 실시한다.

필기시험은 행정 분야의 경우 국어·상식·영어 시험을, 어학 분야는 국어·상식·해당 어학 시험을, 전산과 통신 분야는 영어·상식·전공 시험을 치르며 문항 수는 각 40문항이다.

기능직 신입직·경력직

고졸 이상 학력을 소지하고 모집 분야와 관련한 자격, 특기자를 대상으로 필요 시 부정기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주로 운전, 시설관리 등 기능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다. 시험 과목은 국어와 상식 두 과목이다. 상식엔 국사 시험이 포함된다.

이 밖에 경력직 사원 채용이 있다. 이는 공개 또는 비공개 채용 절차를 밟는다. 정보, 안보수사, 보안·방첩, 과학기술 분야를 비롯한 기타 모든 분야에 걸쳐 필요 시 수시로 모집한다. 정보인재 DB에 본인의 이력을 등록하면 해당 분야 직원모집 시 더욱 상세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시험 과목은 국어와 상식 두 과목이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취업시즌을 맞아 대학가를 돌며 취업설명회를 갖고 있다. 20일 성신여대 수정관에서 학생들이 국가정보원 취업설명회에 참석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 20070920
국가정보원은 최근 취업시즌을 맞아 대학가를 돌며 취업설명회를 갖고 있다. 20일 성신여대 수정관에서 학생들이 국가정보원 취업설명회에 참석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 20070920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