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은의 달콤살벌 연애 코치

지난 달의 어느 주말이었던가, 무심히 리모콘을 누르고 있던 내 시선은 그대로 TV에 고정되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호흡이 멈췄고,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저...저건, 너무 유혹적이잖아!’ 나지막이 탄성을 뱉었다.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밴드 ‘씨앤블루’의 리드보컬, 정용화의 특별한 눈빛을 봐 버린 것이다.

그저 핸섬한 얼굴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실 좀 유명하다 싶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 중에서 그 정도 핸섬한 얼굴은 얼마든지 쉽게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눈빛으로 노래하는 멤버는 그 어떤 팀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난 그에게서 마치 어떤 눈빛으로 노래해야 여성팬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데뷔 전 특별한 훈련이라도 받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저 웃으면서 카메라를 보고 있는 것 아니었냐고? 분명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분명 브라운관 앞에서 그를 보고 있는 많은 여자들에게 반짝반짝 살아있는 눈빛으로 말을 걸고 있었다. ‘나 사랑스럽죠?’, ‘날 보면 행복해질 거예요’라고 말이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기는커녕, 카메라를 사랑하는 여자처럼 응시하는 법을 이미 간파했던 것이다.

서두가 길었다. 하지만 이 서두에 오늘 이 지면에 쓰려는 모든 이야기가 다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들이 필요하지만, 난 지금 그 중에서도 첫인상을 어필하고 싶을 때 눈빛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얘기는 이미 잘 알고 있으면서, 이성에게 우리의 눈빛이 어떻게 비치는지는 별로 고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여자들의 경우라면) 쌍꺼풀 수술을 할 것인지, 눈화장을 얼마나 짙게 할 것인지의 문제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상대방의 내면을 들여다보려고 마음을 쓰다보면 눈의 생김새가 아니라 눈빛을 보게 되는 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는 동물적 테크닉이기 때문이다. 정작 우리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했다 해도 우리는 사실 나에게 맞는 상대인지 확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럼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어떤 눈빛을 가져야 하는 걸까? 여기에는 아주 간단한 마인드 컨트롤 혹은 상상력만이 필요할 뿐이다. 당신 앞에 있는 이성을 유혹하고 당신에게 호감을 갖게 만들고 싶다면 당신이 무척 좋아하는 무언가(사려고 점찍어 두었던 이번 시즌 잇백이든, 지난밤 감상한 야동의 섹시한 여주인공이든 상관없다)를 떠올리며 상대방의 얼굴 주변에 그것의 이미지가 떠다니는 것을 상상하라.

입꼬리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당신의 눈빛은 섹시하게 이글댈 것이다. ‘나는 당신을 갖고 싶어요’라는 메시지가 앞에 있는 그 혹은 그녀에게 전달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날 때부터 요염한 눈빛을 타고 난 게 아닌 이상, 그런 눈빛을 갖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하지만 이 때 절대로 오버는 금물, 섹시해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과하게 한다면 자칫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빛으로 뭔가 한 번에 유혹을 끝내겠다는 건 그야말로 과한 욕심일 뿐이다. 얼굴이 미소를 띤 채로 생글생글 웃는 것,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무작정 잘보이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지나치게 긴장한 눈빛, 다른 잡념 때문에 나도 모르게 흐리멍텅해진 눈빛,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아내겠어’라는 생각으로 시험관처럼 까칠해진 눈빛으로는 이성에게 어필하기는커녕 오히려 무매력이라는 평을 들을 확률만 높아질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것.

그러나 이런 눈빛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난 매력적인 사람이고, 지금 앞에 있는 사람에게 난 충분히 괜찮은 존재로 어필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당신의 눈빛을 한층 섹시하게 반짝거리게 만들어줄 것이다. 눈빛 트레이닝, 눈빛 관리. 매력적인 존재로 어필하기 위해 이 정도는 해줘야겠지?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연애하려면 낭만을 버려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