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常識

[2014 공채 대비 핵심 노트] ‘슈퍼 달러’와 ‘엔저(低)’사이에 낀 한국 경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달러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슈퍼 달러’ 현상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이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풀었던 돈을 다시 거둬들이면서 시작됐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오바마의 제조업 부활정책 등도 미국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며 슈퍼 달러는 장기적 추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엔화의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한국 경제는 ‘슈퍼 달러’와 ‘엔저’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슈퍼 달러의 양면성
지난달 30일 달러인덱스는 86포인트를 넘어서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 수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주요 국가 통화에 비해 달러 값이 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신흥시장에 풀렸던 달러화가 미국·유럽 등 선진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남미 국가의 외환 위기가 재현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세계 증시도 급락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선 지난달부터 외국인들이 환손실을 피하기 위해 1조 원가량의 주식을 매도했다. 그로 인해 7월 중순 이후 두 달여 만에 주가지수 20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10원대에서 1060원대로 올랐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력을 반영한다는 면에서 세계 경기회복을 주도하는 미국의 달러화 가치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달러 탈출’이라 할 만큼 작금의 국내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슈퍼 달러는 수출 위주의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이전보다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수출을 근간으로 하는 한국 경제가 슈퍼 달러를 마냥 싫어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경기 회복의 복병, 엔저
달러화 강세보다 심각한 문제는 급속히 가치가 떨어지는 일본 엔화다. 100엔당 950원대까지 추락했던 원·엔 환율은 최근 980원대로 소폭 오르긴 했지만 기본적인 엔저 기조는 바뀌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엔화 가치는 인위적인 아베노믹스에 따라 원화보다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미 국내 철강·석유화학·전자 업종의 실적 하락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원·엔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경기 회복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엔화의 약세는 우리 기업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 셰일가스(shale gas)
진흙이 퇴적돼 만들어진 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 셰일가스는 셰일층 위에 가스가 통과하기 어려운 암석층이 있어 셰일층에 머물러 있다. 미국, 중국, 중동, 러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매장량이 막대해 2010년대 들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최근 셰일가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사우디를 꺾고 석유 생산시장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은 하루 250만 배럴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달러인덱스(dollar index)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 1973년 3월을 기준점(100)으로 하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작성·발표한다.


● 아베노믹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유동성 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로 실시하는 경기부양책을 일컫는 말.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약 20년간 계속된 일본의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연간 물가상승률 상한선을 2%로 정하고, 통화 공급 확대, 엔화 평가절하, 인프라 투자 확대 재정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글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