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판교테크노밸리언은 5만 9000여 명. 이들은 첨단 기술을 다루는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가장 소중한 재산이자 보물 같은 존재다. ‘인재’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판교에 자리 잡은 기업들은 저마다 입이 떡 벌어지는 편의시설과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모를 일이지만 차가운 빌딩 숲과는 달리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판교인들을 보면 ‘일할 맛 나는 직장’이라는 것쯤은 알아차릴 수 있다. 자유와 낭만이 넘쳐나는 대학 캠퍼스를 꼭 닮은 이곳은 ‘판교테크노밸리’다.
[COVER STORY] 캠퍼스 뺨치는 트렌디룩, 다른 건 ‘사원증 목걸이’ 뿐
안경은 옵션, 백팩은 필수! 캠퍼스에 등교하는 대학생처럼
판교 직장남 스타일


▶ 먼 출근길엔 편한 백팩이 최고
판교역으로 가는 신분당선 지하철 안. 출근 시간임에도 서류 가방, 화이트 셔츠의 차림을 한 ‘직장인다운’ 사람을 찾기 힘들다. 대신 백팩을 맨 남자들이 한가득. 이들은 판교역에 다다르자 하나둘씩 내릴 준비를 한다. 비교적 거리가 먼 경기도 분당까지 출퇴근해야 하는 판교 직장남들에게 두 손을 자유롭게 해주는 백팩은 필수 아이템. 서류가방은 ‘일수가방’ 정도로 여겨지는 듯하다.


▶ 활동하기 편한 칼라 티와 면바지
370여 개 기업이 있는 판교에서 찾기 힘든 것이 있다면 바로 정장. 간혹 보이는 정장 차림의 사람들은 외부 손님일 확률이 높다. 아침에 출근해 퇴근까지 사무실에 머무는 직군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의 효율을 위해서라도 몸이 편한 복장이 필수다. 단추가 주는 압박도, 넥타이가 주는 답답함도 없는 칼라 티를 즐겨 입는다.
[COVER STORY] 캠퍼스 뺨치는 트렌디룩, 다른 건 ‘사원증 목걸이’ 뿐
▶ 목에 걸린 사원증은 패션의 완성!
스타일은 제각각이지만 테크노밸리 안에서 사원증은 대동단결! 테크노밸리를 거니는 사람들은 저마다 목에 사원증을 걸고 있다. 사원증이야 어느 기업이나 있는 것이지만, 수 많은 기업이 한데 몰려있는 이곳에서는 더욱 특별하다. 정체성을 지켜주는 아이템!


▶ 오늘의 준비물은 ‘운동화’
테크노밸리에 캐주얼한 옷차림에 정장 구두를 갖춰 신는 ‘패션 테러리스트’는 없다. 컨버스화를 신은 사람이 대부분. 구두를 신고 출근했을지라도 운동화는 준비물로 꼭 챙겨놓는다. 사내 피트니스 센터나 테크노밸리 곳곳에 있는 체육 시설에서 운동을 즐기기 위해서다.
[COVER STORY] 캠퍼스 뺨치는 트렌디룩, 다른 건 ‘사원증 목걸이’ 뿐
[COVER STORY] 캠퍼스 뺨치는 트렌디룩, 다른 건 ‘사원증 목걸이’ 뿐
불편한 스키니도 스타일을 위해서라면 상관없어!
판교 직장녀 스타일

판교에는 젊은 기운이 넘쳐난다. 판교에서 일하는 직원의 대부분이 20~30대로, 비교적 연령대가 낮은 편. 목에서 사원증을 벗으면 대학생으로 보일 정도다. 그만큼 트렌드에 민감한 판교인들. 블라우스에 플레어스커트, 디스트로이드진에 루즈핏의 티셔츠, 슬랙스, 슬립온까지 모든 핫 아이템을 볼 수 있다.
[COVER STORY] 캠퍼스 뺨치는 트렌디룩, 다른 건 ‘사원증 목걸이’ 뿐
[COVER STORY] 캠퍼스 뺨치는 트렌디룩, 다른 건 ‘사원증 목걸이’ 뿐
판교테크노밸리 어디까지 알고 있니?

테크노밸리를 위해 태어난 맞춤형 순환 버스

마음먹고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려 20만 평에 달하는 판교테크노밸리를 걷는 일은 쉽지 않다. 비교적 판교역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기업이라면 다행이지만 역에서 한참을 걸어야 나오는 기업에 출퇴근하려면 사무실에 앉기도 전에 녹초가 되어 버릴 터. 그래서 탄생한 것이 ‘판교 맞춤형 순환 버스’다. 판교역에서 출발해 엔씨소프트·안랩, 이노밸리, 넥슨, SK플래닛 등 테크노밸리의 구석구석에 정차하며 판교 직장인들의 편한 발이 되어 주고 있다. 테크노밸리를 둘러보고 싶다면 602-2번 버스에 탑승하길. 엔씨소프트, 안랩,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등 잠자던 세포도 깨어나게 할 기업들이 정류장 이름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포스코ICT, 삼성테크윈, 넥슨컨소시엄, 유라코퍼레이션 등 기업별로 운영하는 통근버스도 빌딩 사이사이에서 눈에 띈다.
[COVER STORY] 캠퍼스 뺨치는 트렌디룩, 다른 건 ‘사원증 목걸이’ 뿐
머리 식힐 땐 산책이 최고
회색빛 빌딩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푸른색의 나무들. 연구개발자가 많은 만큼 휴식 공간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테크노밸리를 감싸고 있는 운중천과 금토천을 시작으로 화랑공원, 봇들공원이 판교의 분위기를 한층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특히 화랑공원은 야외 음악장이나 분수 등의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어 활력소가 되는 공간이다. 깜깜한 밤에는 무서울 수도 있으니 주의.


활력이 퐁퐁 솟아나는 H스퀘어·유스페이스몰 광장
텅 빈 거리와 딱딱한 빌딩 숲이 따분하다면 테크노밸리의 중심, H스퀘어와 유스페이스몰이 있는 중앙 광장으로 가볼 것. 유스페이스몰부터 시작해 200~300m 거리에 카페와 음식점, 술집 등이 한데 모여 있다. 말하자면 테크노밸리의 ‘핫 플레이스’. 테크노밸리 입주 기업 임직원의 QWL (Quality of Working Life : 노동생활의 질)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경기도와 성남시가 조성한 문화·예술의 거리다. 점심시간에는 각종 행사와 공연으로 활력이 솟아나는 ‘젊음의 거리’가 된다. 매주 둘째, 넷째 주 금요일 12시에 열리는 ‘사랑방 정오 콘서트’도 그중 하나. 판교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무대를 비롯해 재즈밴드, 대중가수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 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열심히 일한 자 맘껏 즐겨라! 털ㄴ업(Turn up)~!
[COVER STORY] 캠퍼스 뺨치는 트렌디룩, 다른 건 ‘사원증 목걸이’ 뿐
예술이 공존하는 첨단 연구 단지
매력은 의외성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테크노밸리의 매력은 기업 사옥 앞에 있는 공공예술품에서 나온다. 예술과 IT, 어색할 것 같던 조합이 테크노밸리에서 현실이 된 것! 기업의 사옥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조형예술품들은 테크노밸리의 격을 한층 높여준다. 넥슨 사옥 앞에 무질서하게 놓인 의자를 비롯해 광장의 중심에는 말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한 ‘사이버 호스’ 등이 있다.


글·사진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