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의 일거수일투족은 선배들의 레이더망 안에서 주시되고 있다. 때문에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도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누가 그걸 몰라?! 인턴십이 끝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그 이유는 대체 뭐냐고! 인턴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패한 인턴 생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턴십 성공법] 붙잡고 싶은 인턴 vs 내보내고 싶은 인턴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 대처방법이 중요하지!
인턴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해도 누구는 좋은 평가를 받고, 누구는 나쁜 평가를 받게 된다. 왜냐고? 실수에 대한 대처방법이 다르기 때문이지! 업무 특성상 새로운 인턴이 들어오면 늘 통과의례처럼 저지르는 실수 몇 가지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인턴들마다 그러한 실수에 대한 대처방법이 모두 다르단 것이다. 어떤 인턴은 혼자 끙끙 앓다가 병이 나기도 했고, 어떤 인턴은 동기 인턴에게 조언을 구하며 뒷수습을 하려다가 더 큰 사고를 치기도 했다. 실수를 하고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행동은 선배에게 달려와 바로 보고를 하는 인턴이다. 선배나 상사에게 자신의 실수를 보고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 생각해 믿음이 간다. (웅진씽크빅 엄OO)

PLUS TIP 。 직장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보고하는 습관’이다. 최종 보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보고’를 생활화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실수의 뒷수습도 빠르게 할 수 있다. 일의 진행상황과 어려움을 선배와 상사에게 즉각적으로 보고하고 상담하는 인턴을 보면 선배들은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고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벌써부터 라인 타고 그러면 앙대요~
요즘 인턴들을 보며 놀라는 것 중 하나는 어린 친구들이 벌써부터 ‘줄타기’에 능하다는 것. 업무를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회사의 실세(?)가 누구인지를 파악해 잘 보이려 애쓰는 행동은 썩 보기 좋지가 않다. 얼마 전 회사에서 단합대회를 다녀왔는데, 하계 인턴십에 참여한 대학생 인턴의 행동이 얼마나 얄밉던지. 우리 팀에서 단합대회 준비 업무를 맡아 진행했는데, 가장 바쁘게 움직여야 할 인턴이 한동안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한참 뒤 다른 선배 한 명과 그 인턴이 돌아왔는데, 둘이 그 바쁜 시간에 산책을 하고 왔다는 것이었다. 본인이 해야 할 일은 뒷전으로 미루고 영향력이 있어 보이는 상사의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행동은 정말 최악이었다.
(강남성심병원 윤OO)

PLUS TIP 。 ‘인맥 관리를 잘하라’는 조언 때문에 의도치 않게 선배들 눈에 ‘줄타기’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대인관계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일단 자신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것.



영혼 없는 칭찬은 우리를 멀어지게 하지
과도한 칭찬을 남발하는 인턴사원이 있었다. 아마도 선배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칭찬을 많이 하려 노력하는 것 같았는데, 문제는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는 것. 상사들 앞에서 “XX 선배님은 정말 업무 능력이 뛰어나십니다”, “XX 선배님은 저의 롤모델이십니다” 등등 듣기 민망할 정도의 칭찬을 쉴 새 없이 하는 통에 다들 얼굴이 붉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중에는 ‘혹시 비꼬아서 욕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을 정도. 다른 직원들도 그 인턴의 칭찬을 매우 부담스러워했고, 또 무슨 민망한 칭찬을 남발할까 두려워 함께 밥 먹는 자리를 피하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 인턴십 기간이 끝났을 때 그 친구가 회사에 남길 바라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는 슬픈 전설이….
(AK플라자 윤OO)

PLUS TIP 。 직장인 선배들이 최고로 꼽는 인턴의 행동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수행하는 것이다. 표정이나 눈빛에서 진심이 묻어나지 않는 가식적인 행동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너무 밝아 부담스러운 그대
어떤 인턴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바뀌게 된다. 의기소침하고 주눅 들어 있는 인턴이 오면 팀 분위기도 함께 처지고, 파이팅 넘치는 인턴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살아난다. 때문에 이왕이면 밝고 활기찬 성격의 인턴들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입사한 인턴은 밝은 성격 때문에 오히려 선배들의 미움을 사고 있다. 처음에는 항상 웃는 얼굴로 업무를 하는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았다. 하지만 평소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라도, 실수를 하고 본인이 잘못한 경우에는 자중하고 반성을 해야 하는데 언제나 변함없이 싱글벙글대니 황당할 수밖에. 인턴이 벌여 놓은 일을 선배들이 수습하는 동안에도 싱글벙글거리며 야단을 맞고 나서도 금세 웃는 것을 보면 ‘우리를 무시하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신세계SVN 김OO)

PLUS TIP 。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것도 인턴의 주 업무 중 하나. 그렇다고 떠들고 까불거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선배들이 묻는 말에 잘 대답하고 밝은 표정을 유지하는 정도가 좋다. 분위기를 잘 파악해 행동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필수. 수위조절이 힘들다면 팀 내 호감도가 높은 선배를 롤모델로 삼고 벤치마킹해 볼 것.



상사 뒷담화에 참~ 적극적이시네요
우리 팀 부장님은 회사 내에서도 악명 높은 인물. 모두들 함께 일하기를 꺼리고, 가능하면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하나다. 꼭 하루에 한 명씩 먹잇감으로 노려 별것 아닌 일로 트집 잡고 면박주기가 일쑤이기 때문. 그래서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이게 되면 부장님의 뒷담화를 하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지난해 근무했던 인턴사원은 선배들의 수다 자리에 껴서 본인도 부장님 뒷담화에 적극 나서는 게 아닌가. 사실 직원들끼리 상사 뒷담화하는 것도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까마득하게 어린 인턴이 나이 지긋한 부장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는 모습은 정말로 보기 안 좋았다.
(현대중공업 조OO)

PLUS TIP 。 뒷담화에 절대로 참여하지 마라. 인턴은 아직 ‘가족’이 아닌 ‘손님’의 입장이라는 것을 잊지 말 것. 내가 가족 흉을 보는 것은 괜찮아도, 남이 내 가족을 흉보는 것은 듣기 싫은 법이다. 뒷담화 중 본인에게 의견을 물으면 “아직 잘 모르겠다”는 대답으로 은근슬쩍 빠져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인턴은 칼퇴근을 좋아해
출근 시간을 칼 같이 잘 지키는 인턴이 있었다. 인턴 기간 동안 한 번도 출근시간을 어긴 적이 없을 정도. 하지만 그 인턴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출근시간만큼 퇴근시간도 엄격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선배나 상사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더라도, 오후 6시가 되면 가방을 챙겨 바로 퇴근하는 모습에 당황스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또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는 매우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해 칭찬을 받았지만 그 외의 일에는 무신경하고 관심 없는 모습을 보였다. 시키지 않은 일을 찾아하려는 모습도 없었고, 다른 인턴의 업무를 도와주는 행동을 보인 적도 없었다. 결국 그 인턴의 경우 업무능력이 뛰어난 부분은 모두가 인정했지만 함께 일하는 팀원으로 그 친구를 원하는 선배들은 아무도 없었다.
(롯데백화점 박OO)

PLUS TIP 。 왜 인턴을 하려고 하는지부터 생각해보자. 단순히 아르바이트처럼 돈만 벌기 위해 인턴을 지원하는 사람은 없다. 회사생활을 익히고, 업무를 배우기 위해 인턴을 지원한 것이 아닌가. 본인에게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퇴근시간에 연연하게 되지는 않을 것. 선배들도 매번 칼퇴근하는 후배보다는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는 인턴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을 거다.



붙잡고 싶은 인턴은?
바로바로 보고하는 묵묵히 일하는팀 분위기 밝게 만드는 그런 인턴!


내보내고 싶은 인턴은?
줄타기에 능한 영혼 없는 멘트 날리는 뒷담화에 적극적인 그런 인턴!


글 박해나 기자 | 도움말 신길자 언니네 취업가게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