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안 된다” 문과생들 공대로 향한다
서울 강남의 한 편입학원
/허문찬기자  sweat@  20090107
서울 강남의 한 편입학원 /허문찬기자 sweat@ 20090107
편입·다전공 등 통해 공대로 바꿔
인문계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한 ‘문돌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013년 국민대 자동차학과로 전과한 7명 중 2명이 경영학과 출신이었다. 국내 자동차 업체에 입사하기 유리하다는 점에서다. 인하대에는 공학을 다전공한 인문계생의 숫자가 2013년 18명에서 2014년 39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소프트웨어융합공학에 연계전공을 허용하고 인문계생에 문호를 개방한 덕이다.

편입시장에서도 인문계의 공대 편입 열풍이 거세다. 편입시장 점유율 65%의 김영편입학원이 최근 2년간 편입생 46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공학계열 합격자 중 인문계 출신이 2012년 11.3%에서 16.9%로 늘었다.

이세환 김영편입학원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 취업에 유리한 공학계열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슬픔에
채용행사도 ‘간소화’


삼성 협력사 채용박람회 등 ‘축소 또는 연기’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채용시장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정돼 있던 취업 관련 행사가 연기되거나 간소화되는 모양새다.

삼성은 지난 5월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앞두고 홍보활동을 대폭 축소했다. 매년 학교나 관련 기관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던 것을 올해는 행사 소식을 간단히 전하는 정도로 마무리한 것이다.

4월 30일 연세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청년여성 일자리박람회’는 아예 무기한 연기됐다. 주최 측인 서울시는 행사에 앞서 기업 섭외는 물론 포스터 제작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행사를 연기하기로 하고 이 내용을 담은 공문을 관련 기관에 발송했다.

행사 담당자는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어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하반기께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百, 현장면접 거쳐
지원 자격 부여

일부 학교에서만 현장면접 실시
상반기 신입사원을 채용 중인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도 현장면접 합격자에게만 지원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일부에서 ‘닫힌채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이는 면접을 몇몇 특정 학교에서만 실시하기 때문이다. 이번 상반기엔 서울대, 연세대 등 전국 24곳에서만 진행한다. 이 외 학교의 학생은 대상 학교에 찾아가거나 별도의 추천서를 받아 지원해야 한다.

구직자들은 “방문 학교 학생끼리 경쟁해도 떨어지는데 다른 학교 학생이 합격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원 자격에 대한 지적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상반기 공채 채용공고에 ‘2014년 2월 졸업자와 졸업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사 측은 “많은 지원자를 한꺼번에 받으면 스펙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소 유통업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온 인재를 선발하고자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여군 장교 채용 면접
롯데백화점 2014년도 상반기 신입공채에 응시한 여군장교 3명이 면접전형을 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20140430
롯데백화점 2014년도 상반기 신입공채에 응시한 여군장교 3명이 면접전형을 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20140430
서류전형 합격자 300명 대상
“길에서 돈을 줍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롯데백화점의 점포수와 매출에 대해 알고 있는가?”

지난 4월 30일 서울 영등포 롯데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여군장교 채용 임원면접이 진행됐다. 롯데백화점은 28일부터 사흘간 서류전형 합격자 300명을 대상으로 매일 100명씩 상반기 공채 면접을 진행했다.

지역장과 채용팀장 등이 면접관으로 참여한 이날 면접장에서는 먼저 회사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어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는?’, ‘버냉키 다음 FRB 의장은 누구인가’ 등 역사와 경제상식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도덕성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길에서 5만 원 두 장을 주웠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물음에 한 지원자는 “가로등이 있는 밝은 곳에 돈을 둬 주인이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현 롯데백화점 인사팀장은 “임원면접 때는 지원자의 국가관과 윤리관, 어떤 고객과도 대화할 수 있는 경제·시사상식 그리고 ‘정말 롯데백화점에 오고 싶어 하는지’를 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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