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은 졸업을 앞둔 4학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각 기업의 논문 공모전 입상 경력이 알짜배기 스펙으로 떠오르면서 저학년 때부터 논문쓰기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논문,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할까?
졸업 논문을 준비하거나 논문 공모전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해 논문쓰기 A to Z를 모았다.



Start 덜덜덜 떨지만 말고 일단 써 봐
논문 쓰는 것은 둘째 치고, 글 쓰는 것조차 두려워서 펜을 잡고 떨고 있다면 여기를 주목하시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명필이 되는 법을 소개한다.


chapter 1. 문장
★ 문장은 짧아야 제맛

문장은 길면 좋은 글이 되기 어렵다. 글이 길어지다 보면 앞에 오는 말과 서술어의 호응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문장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의미 파악이 어렵다. 문장은 가능한 짧게 쓰자.


★ 정확하게 쓰는 것이 먼저
문장이 정확하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문장에 있는 기본적인 주어·목적어·서술어의 호응이 잘 돼야 한다. 정확한 어휘를 잘 사용하는 것 또한 의미 전달에 도움을 준다. 특히 한자 단어를 틀리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단어 사용으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자.


★ 화려한 미사여구는 OUT!
학생들이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가 화려한 미사여구를 붙이는 것이다. ‘있어 보이는’ 말을 쓰려고 하다 보니 문장의 정확성이 떨어지게 된다. 불필요한 형용사와 부사의 난발은 오히려 좋은 문장을 망칠 수가 있다. 글 실력이 웬만한 작가나 교수처럼 상당한 수준이 아닌 이상 화려한 미사여구는 빼도록 하자.


chapter 2. 전체 글
★ 하나의 글에는 한 가지 주제만
하나의 글에는 한 가지 주제면 충분하다. 너무 많은 의미를 전달하려다 보면 독자는 필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 “소극적이나 때로는 과감합니다”라는 표현은 소극적이라는 것인지, 적극적이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좋은 내용의 문장과 문단도 글의 주제와 맞지 않다면 과감히 버리고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만 넣자.


★ 따라 쓰고, 고쳐 쓰고, 자기 글 써 보고
글쓰기가 정 어렵다면 우선 자신에게 필요한 글 혹은 좋은 글을 필사하자. 필사를 하면 좋은 글의 문체와 구조를 익힐 수가 있다. 그 다음에는 필사했던 글을 나름대로 고쳐 써 보자. 부족한 부분이나 적절하지 않은 단어를 빼면서 연습해 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같은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써 본다면 글쓰기 실력도 늘고 자신감도 덩달아 늘 것이다.


★ 글은 다듬을수록 완벽해진다
글은 써 보고 첨삭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늘게 된다.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머릿속에 완벽한 글을 짜고서 한 번에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쓰려고 하면 첫 문장부터 어려워진다. 일단 쓰고 난 뒤에 다듬어 보자.


★ 나보다 독자의 이해가 우선이다
내가 이해하기 편한 것보다 글을 읽는 사람이 편하도록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인사 담당자에게 쓰는 글이라면 인사 담당자에게 맞춰서, 교수에게 쓰는 글이라면 교수에게 맞춰서 쓰는 것이다.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으로 쉽게 쓰자.


chapter 3. 맞춤법
★ 애매한 단어와 한자는 사전을 펼쳐라
공식적으로 쓰는 문서에 맞춤법이 틀리면 망신이다. 공식 문서가 아니더라도 글쓰기의 기본은 정확한 단어를 쓰는 것이다. 특히 우리말 중에는 한자로 된 단어가 많은데 정확한 뜻을 몰라 틀리는 경우가 많다. 모르거나 맞춤법이 애매한 단어는 사전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단어의 정확한 Point 뜻을 알고 쓰자.



Point 논문, 제대로 써 보자
먼저 학술 논문과 리포트의 차이를 알아보자. 대학 학문 활동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학술 논문은 학문의 연구 성과를 객관적으로 정리한 글이다. 반면 리포트는 주로 특정 내용을 정리하거나 감상문 형태 등으로 작성하며, 과목이나 가르치는 교수마다 글의 성격이 달라진다.

논문은 제출 목적과 분량에 따라 크게 학술 논문, 공모전 논문, 졸업 논문 등으로 구분된다. 논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제자가 요구하는 양식을 이해하고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제목- 제목도 글의 일부다
논문의 제목은 전체 내용을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이때 제목의 구체성은 연구의 구체성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 때문에 과제의 성격을 분명히 분석하고, 그 성격에 부합하는 글쓰기를 완료한 후 제목을 짓는 것이 좋다.


■ 목차 - 범주를 명확히 구분하자
범주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테면 서론, 본론, 결론 앞의 문자를 로마자로 썼다면 그 하위항목은 아라비아 숫자로 써야 한다. 또 상위항목에서 하위항목으로 내려갈 때는 들여쓰기를 해야 한다. 즉 상위항목과 하위항목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문 영역별로 목차를 작성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지만 모든 목차의 위계화는 필수다.


■ 서론·본론·결론 - 연구 목적의 안내부터 목적지 도착까지
서론은 앞으로 내가 어떤 연구를 할 것인지 독자에게 안내하는 과정이다. 서론은 보통 전체 논문 분량의 10~15% 내로 작성한다. 원고지 100매를 기준으로 한다면 10매 정도를 서론으로 작성하면 된다. 서론에서는 ‘문제제기’, ‘연구의 목적’, ‘연구의 방법’, ‘선행연구 검토’가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 선행연구는 해당 논문이 다른 논문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서론은 미래형으로 작성하며, ‘~을 밝히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등과 같은 말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다음, 본론 쓰기에서는 공신력과 객관성을 갖춘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직접 실험하거나 관찰한 것이 아니라면 정보의 출처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논문은 특정한 대상이나 아이디어를 다양한 관점으로 밝혀 보는 것이기 때문에 본론은 하나의 장으로 구성될 수 없으며 보통 2~3장 정도로 구성해야 한다. 본론은 전체 분량의 70~80%로 작성한다.

결론은 서론과 비슷하거나 약간 적은 분량으로 작성한다. 이때 결론은 본론의 내용을 요약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에 남은 과제나 결론에 대한 전망 등을 추가로 제시한다. 결론은 ‘~했다’, ‘ ~해 보았다’와 같이 과거형이나 완성형으로 작성하면 좋다.



Reference 인용·주석·참고문헌 쓰기
인용은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내 글 속에 끌어 쓰는 것이다. 크게 간접인용과 직접인용으로 나뉘는데 간접인용은 참고한 글을 자신의 문체로 변형해 활용하는 것이고, 직접인용은 원문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소의 인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직접인용의 경우 인용할 부분을 큰따옴표 안에 그대로 옮겨 적고 따옴표 뒤에 각주 번호를 달아 출처를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간접인용은 원문을 다시 자신의 문체로 표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표절에 주의해야 한다. 간접인용 역시 원문과 필자의 생각이 구분되는 지점에 각주 번호를 붙이고 출처를 밝히는 것이 좋다.

주석은 참고한 자료의 출처를 밝히거나 부가적인 설명을 위해 본문과 분리된 공간을 마련하여 기재한다. 주석은 크게 본문주, 각주, 미주 등이 있다. 주석을 다는 방식은 국가별, 학문 영역별로 천차만별이나 논문 제출처가 요구하는 규정을 충실히 따르고, 한 편의 논문에 한 가지의 주석 방식을 사용한다면 그리 복잡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각주는 우리나라의 경우 UCP 방식의 표기법을 우리 실정에 맞게 변형해서 표기하고 있다.

참고문헌은 논문의 맨 마지막에 들어간다. 논문 작성에 활용된 모든 자료를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쓰면 된다. 참고문헌은 국내서, 동양서, 서양서로 구분하여 ‘가나다’, ‘알파벳’ 순으로 나열한다. 필자의 이름이 반복되는 경우 처음에만 이름을 쓰고 두 번째 자료에는 이름 대신 밑줄 표를 이용한다. 외국 인명의 경우 성, 이름 순서로 기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Bonus 정보의 바다에서 보석 찾기
① 대학 도서관

멀리 갈 필요 없이 학교 도서관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보도록 하자. 대학 도서관 전자 정보원을 이용하면 유료인 자료를 무료로 다운 받아서 이용할 수 있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한국학술정보(KISS) 등에서 필요한 자료를 받을 수가 있다. 대학 도서관에 배치되어 있는 학술지 또한 도움이 많이 된다. 대부분 도서관에는 단행본 형태로 묶여 있으며 정기 간행물의 경우에는 현재 추세인 학술 논문들도 기재돼 있다.


② 인터넷 사이트
★ 국회도서관(www.nanet.go.kr)

국회 도서관에서는 논문 검색을 비롯해, 국회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디지털 자료로 열람하는 것이 가능하다. 컴퓨터로 보기 불편할 경우에는 종이로 복사해서 사용할 수 있다.

★ 카인즈(www.kinds.or.kr)
카인즈(kinds)는 한국언론재단이 운영하는 기사 검색 사이트로 전국종합일간지·경제지·영자지·지역신문의 기사 원문을 함께 검색할 수 있다. 학문적으로 연구하려는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복합검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 기관 연구보고서
자신이 관심이 있는 분야의 연구소의 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는 연구보고서를 활용하는 것도 논문 자료를 쓰는 데 있어 좋은 방법이다. 삼성경제연구소(SERI)(www.seri.org), 한국개발연구원(KDI)(www.kdi.re.kr) 등의 기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연구 보고서를 다운 받을 수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등의 공공기관에서도 해당 기관의 연구 보고서 중 일부를 이용할 수 있다.



INTERVIEW
[글쓰기 능력 기르기] 완벽한 논문 쓰기 A to Z
[글쓰기 능력 기르기] 완벽한 논문 쓰기 A to Z
“풍부한 자료·탄탄한 논리를 갖춰라”

- 이범준·이채명(제11회 한경대학(원)생 논문공모전 대상 수상)



Q 좋은 논문 주제를 어떻게 얻는 것이 좋은가?
처음부터 주제를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가장 흥미를 갖고 있는 부분에서 이해가 잘 되는 쪽으로 써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시사적인 부분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문제의식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이번 논문 공모전에서 수상한 것도 1년 넘게 신문을 읽다 보니 다른 의견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어 내용을 조금 더 보충하고 다듬어서 논문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Q 논문 쓰기에 참고하는 자료는 어디서 찾는가?
우선 신문 기사를 통해 전체적인 맥을 잡았다. 논문 자료의 경우에는 대학과 연결되어 있는 학술정보 사이트를 통해서 찾았다. 국내 문헌과 해외 문헌은 학술지의 실린 논문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국내 문헌은 학술지의 실린 내용이 질이 좋다. 그 다음으로는 KDI 정책 연구원, 등 연구원에서 발행하는 연구 보고서를 보는 것이 좋다. 논문이나 책 뒤에 있는 참고문헌도 유심히 봐야 한다. 자료 부분에서 팁이 주어지면 그 자료를 정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대략적으로 이 내용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다.


Q 팀으로 논문을 쓸 때는 어떻게 진행하는가?
정말 잘 쓴 논문이 되려면 글이 논리적이어야 한다. 두 명 중에서 한 명이 리드를 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본다. 우리 팀의 경우를 예로 들면 한 명은 전체적으로는 진행하는 것을, 나머지 한 명은 세부적으로 글을 쓰고 검토하는 역할을 했다. 팀으로 해서 논문을 쓸 때는 한 명이 리드하는 게 유리하다. 그래야 글의 구조와 문장이 논리적으로 된다.


Q 대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논문 쓰기 팁이 있다면?
우선 자료를 많이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한 주변에 논문을 쓰는 후배들을 보면 창의적인 대안이나 정책을 제시하려고 하거나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아 쓰려는 경향이 상당히 많다. 그렇지만 기본에 충실한 내용을 써내려고 하는 게 중요하다. 꼭 새로운 대안이 아니더라도 여러 대안 중 하나를 결론으로 써도 좋다. 논문이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밝히는 글이란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렇게 기본을 지키되 논문의 방식을 창의적 접근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글 김가현(원광대 경영 3) · 전세훈(한신대 국제관계 4) 대학생 기자
도움말 김동식 한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서덕민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 참고도서 글쓰기 이론과 실제(도서출판 경진)


대상 수상자 논문 엿보기

이범준·이채명(성균관대 경제 4) 씨는 소득 양극화에 대한 연구로 제11회 한경 대학생·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이범준·이채명 씨의 논문 ‘소득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의 차이점 및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는 복잡한 소득분배 현상을 실증적이고 명쾌하게 파헤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공동 연구에 나선 것은 올해 초. 이범준 씨는 “소득 양극화에 대한 지적이 넘쳐나지만 그 근거는 찾기 어려웠다”며 “단순히 기업에 부(富)가 몰려서 그렇다는 식의 오해와 편견을 벗겨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혼란스러운 개념부터 정리했다. 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것(소득 양극화)과 소득집단이 공고해지는 것(소득 불평등)은 엄연히 다르고, 따라서 해결책도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채명 씨는 “이전엔 양극화와 불평등을 함께 다루는 연구가 많지 않아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다”고 떠올렸다. 여러 통계기법을 써보니 한국의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은 다른 선진국보다 심한 수준은 아니지만 진전 속도는 빨랐다.

이들은 해결책으로 민간 기술투자와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을 제시했다. 사회복지 지출보다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효과가 더 컸다. 다섯 가지 정책 변수를 지금의 한국 사회에 적용해본 결과다. 이범준 씨는 “재분배도 중요하지만 성장 전략을 놓쳐선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기초노령연금도 모든 계층에 나눠주는 방식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채명 씨도 “연구를 진행하면서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어설픈 정책이 되지 않도록 효과를 사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성균관대의 대표적 경제학회인 ‘다산금융반’ 출신이다. 한경 경제논문 공모전의 수상자를 이미 여럿 배출한 곳이다. 두 사람은 “<한국경제신문>으로 매주 스터디한 것이 문제의식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한경 대학생·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은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학회가 매년 개최하고 SK텔레콤이 후원하고 있다.


김유미 한국경제 기자


틀리기 쉬운 맞춤법 & 어휘
깨끗히 → 깨끗이
삼가 해야 → 삼가야
대안책 → 대책
맛갈스러운 → 맛깔스러운
칠흙 → 칠흑
괜스리 → 괜시리
쌈박질 → 싸움질
몇일 → 며칠
깊숙히 → 깊숙이
까다로와 → 까다로워
놀래다 → 놀라다
떡복기 → 떡볶이
될수록 → 되도록
부페 → 뷔페
바램 → 바람
어떻해 →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