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번 A양. 2학기 개강을 맞이하는 그녀가 두려워하는 게 있으니, 그것은 바로 술자리. 성격이 내성적이고 술이 잘 받지도 않는 체질 때문에 술자리는 언제나 스트레스다. 게다가 고도의 순발력을 요구하는 각종 게임은 언제나 그녀를 고통 속으로 빠뜨린다. 평소 잘 노는 걸로 유명한 B군. 마냥 유쾌해 보이는 그에게도 술자리는 그리 반가운 시간이 아니다. 매번 적정 주량 이상으로 마시고 다음 날 후회하는 패턴을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좀 조절을 하고 싶은 것. 하지만 막상 술자리에 맞닥뜨리면 또다시 ‘달리기’ 한판. 술, 술, 술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현명한 선배들이 조언에 나섰다.
[똑똑한 그 선배의 술자리 대처법] 술에 장사 없다, 술 문제 피하려면
●제발, 네 주량을 알고 마셔라
술을 기분 좋게 즐기려면 자신의 주량을 알고 그 범위 안에서 마셔야 하지. 이 기본적인 상식을 간과하는 이가 많다는 게 문제야. 자신의 주량을 잘 모른다면 한 번쯤 취할 때까지 마셔보며 테스트하는 수밖에.

“주량만큼만 딱 마시고 자리를 파하는 게 제일 깔끔해. 속 쓰릴 일도, 주변에 폐를 끼치는 일도 없으니까. 이것만 지켜도 술자리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일은 없을 거야.” 석지훈(연세대 사학 3)


●때로는 적당한 핑계가 필요해
주량이 약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술을 피해야 한다면 미리 적당한 핑계를 만들어놓고 써먹는 유연함이 필요해. ‘치과를 다니고 있어서 당분간 금주다’ ‘한약을 먹고 있어서 술 마시면 안 된다’ ‘내일 발표가 있어서 오늘은 자제해야 한다’ ‘조별 과제가 있는데 술 마시면 다른 조원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안 마시겠다’ 등과 같은 핑계가 잘 먹힌다는.

“술을 잘 못 마신다며 따라주는 술을 면전에서 거절하는 건 현명한 행동이 아닌 것 같아.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 몸을 돌보는 적당한 핑계를 생각해두고 써먹어봐.” 정진우(연세대 국문 4)


●게임이 두려우면 피하라고!
술자리 게임을 못해서 매번 벌칙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어. 게임 때문에 술자리가 두렵다는 이도 있으니, 그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지. 그럴 때는 적당히 피하는 게 상책이야. 게임이 시작될 때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해봐. 벨소리가 울리면 전화를 받으러 밖으로 나갈 수 있잖아. 핑계를 대기 힘든 상황이라면 차라리 ‘돌진’을 해보는 건 어때? 연속 벌칙을 받고 취한 모습을 보여준 다음 남보다 일찍 술자리를 뜨는 거지.

“나도 술 게임을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여러 번 벌칙을 받곤 해. 게임을 두려워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취한 다음 일찍 자리를 벗어나는 게 편하더라고. 가끔 이런 방법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아.” 최지은(이화여대 간호 졸업)


●자잘한 심부름은 막내가 맡으렴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누군가 자잘한 일들을 맡아줘야 할 때가 있지. 숙취 해소 음료 사오기, 뒤에 도착하는 사람들에게 위치 알려주기, 술에 취한 후배 보살피기 등. 대다수가 귀찮아하는 일에 자진해서 나서는 사람은 귀여움을 받을 수밖에 없어. 평판이 좋아지는 건 당연지사야. 심부름하러 왔다갔다하는 사이 술을 더 마시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지!

“종종 술에 취한 후배들을 데리고 나가서 산책을 해. 같이 걷는 도중에 아이스크림을 사주기도 하고. 모두 즐기자고 모인 술자리인 만큼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주위를 살피곤 해.” 김건(경희대 영문 1)



이런 행동만은 NO NO NO!
이런 사람술자리 진상이라고 하지요
허세, 허세, 허세
허세에 가득 찬 자기 자랑, 자기 합리화는 술자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진상의 전형. 뜬금없는 외모 자랑이나, 끊임없이 무언가를 가르치려 드는 술버릇이나, 주량 배틀을 하며 술 허세를 부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종일관 군대 이야기를 늘어놓는 남자 선배도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술자리 진상 중 하나. 친구 다 떠나보내는 술자리 허세, 제발 그만 좀 해!

예쁜 여자 데리고 와?
자신이 선배라는 이유로 후배에게 도를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이들이 있다. 동아리 모임에서 후배들에게 예쁜 여학생을 테이블로 데리고 오라는 등 난감한 행동을 억지로 시키는 경우다. 누구도 동의할 수 없는 행동을 흔히 ‘객기’라 하고, 객기를 일삼는 사람은 ‘상진상’이라고 한다.

선배가 주는 술을 안 마신다고라?
술을 강권하는 문화가 아직도 캠퍼스에 만연해 있다. 술자리는 주거니 받거니 하며 친밀감을 쌓는 자리다.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주면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술자리는 언제나 자유로운 분위기였으면 좋겠어요!” 김지수(고려대 행정 4)


글 김수영 대학생 기자(성균관대 경영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