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관련 영화&드라마&책

당신은 자신의 전공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장래희망과 잘 맞고 흥미도 가득해서 공부할 맛이 절로 나는가. 아니면 점수에 맞추느라, 부모님 권유로 선택한 전공이라 별 애정을 못 느끼는 상태인가. 자신의 전공이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새내기, 수년째 학과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고학년에게 이 기사를 바친다. 자신의 전공을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의 영화, 드라마, 책을 소개한다.


국어국문·문예창작·한국어문학
언어이야기
김기혁 外
어렵기만 하던 공부에 이런 재미가! “내 전공 매력 있어~ 반하겠어~”
문학이 좋아서, 혹은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국어국문학과나 관련 학과에 지원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국어국문학과에서 다루는 중요한 학문 중 하나가 ‘국어학’이다. 커리큘럼에 따라 때로는 ‘국어학’을 더 강조하는 학교도 많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작가의 꿈만을 가득 안고 입학한다면 국어학의 벽 앞에 질리기 십상이다. 길을 잃은 어린 양이 되지 않기 위한 처방으로 ‘언어이야기’라는 책이 최고다.

이 책은 비전공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언어 탄생의 필연성과 그 과정을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언어학과 친해지도록 하는 게 특징. 또한 언어 체계를 간단하면서도 꼼꼼하게 정리해놓았고 다양한 시각 자료와 예시로 이해를 돕는다. 실제 전공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을 예습·복습하기에도 유용하다. 특히 남북한 언어 비교, 언어 통일 등 ‘한국어’를 구체적 연구 대상으로 논의하면서 국어학 전공자에게 바람직한 마인드를 갖추게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심리·교육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로렌 슬레이터 저
어렵기만 하던 공부에 이런 재미가! “내 전공 매력 있어~ 반하겠어~”
‘유혹의 심리학’ ‘거짓말의 심리학’ ‘설득의 심리학’… 가히 심리학 붐이라고 할 만큼 심리학 교양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리학은 생물체의 의식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저 ‘재밌을 것 같다’ ‘사람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심리학과를 선택하는 이가 적지 않다. 부전공·복수전공 희망자가 매우 많다는 점도 심리학에 대한 관심을 대변한다. 하지만 흥미만큼이나 편견도 많다. 제대로 공부하려면 어설픈 독심술을 꿈꾸기 전에 심리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부터 파악해야 한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심리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10가지 실험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실험 자체보다 실험의 탄생 배경과 사회적 의미를 설명한다. 또한 실험을 주도했던 학자들의 삶을 개인적 인터뷰의 인용과 극적 서술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잔혹한 실험으로 비난받았던 학자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그들이 심리학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바를 잘 드러낸다는 점에서 다른 심리학책과 구별된다. 자극적인 부분에 치우쳐 보이던 심리학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기계공학
영화 아이언맨(Iron Man)
존 파브로 감독,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
어렵기만 하던 공부에 이런 재미가! “내 전공 매력 있어~ 반하겠어~”
‘공대의 꽃’은 기계공학과가 아닐까. 기계공학은 기계 및 관련 장치의 설계와 제작을 공부하는 학문이다. 캠퍼스 은어로 ‘계(혹은 개)과’라고 불리는 것과 달리 취업률이 높아서 잘나가는 학과로 통한다. 그러나 각종 역학의 홍수와 방대한 학습량의 물살 때문에 나가떨어지기 십상인 과이기도 하다.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한 계과 학생이라면 무턱대고 책장부터 펼치지 말고 영화 ‘아이언 맨’을 찬찬히 감상해보자.

군수업자이자 기계공학자인 토니 스타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게릴라군에게 납치되지만 몰래 ‘아이언맨’ 슈트를 완성해 탈출에 성공한다. 이를 계기로 자신의 무기가 세계를 위험에 몰아넣고 있음을 깨닫고, 완성형 아이언맨의 개발에 몰입한다. 영화 속 아이언맨 슈트는 고체역학, 유체역학, 동역학, 열역학의 환상적 조합으로 이루어진 기계공학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아이언맨의 탄생 과정과 그 활약을 본다면 기계공학도로서 사명감이 생길 것이다.



수학
미드 넘버스(Numb3rs) 미국 CBS
롭 모로우·데이빗 크롬홀츠 주연
어렵기만 하던 공부에 이런 재미가! “내 전공 매력 있어~ 반하겠어~”
‘뷰티풀 마인드’나 ‘굿 윌 헌팅’의 낭만을 품고 필즈상(Fields Medal)을 꿈꾸며 수학과에 입성했는가. 그러나 전공서를 펼치는 순간 수학은 고사하고 당장 영어부터 막막할 터. ‘전공을 제대로 선택한 건가’ 고민스러운 수학도라면 미드 ‘넘버스(Numb3rs)’를 봐야 한다.

‘넘버스’는 FBI 요원인 형과 천재 수학자인 동생이 수학으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드라마다. 실제로 배우는 수식, 수학사, 수학자들이 계속해서 언급돼 ‘듣보잡’ 수학 용어들과 미리 친해질 수 있다. 물론 천재 수학자라는 설정답게 갑작스레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거의 만화에 가깝게 황당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수사물인 만큼 흥미진진하고, 매 회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어서 공부 중 휴식을 취할 때 보기에 적합하다.



건축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 정기용 출연
어렵기만 하던 공부에 이런 재미가! “내 전공 매력 있어~ 반하겠어~”
사람들은 건축가를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개발업자의 하수인 정도로 생각할지 모른다. 공학으로서 건축 이전에 ‘건축 철학’을 배우고자 한다면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건축가’가 영감을 줄 것이다.

‘말하는 건축가’는 전국 곳곳 기적의 도서관과 故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로 유명한 건축가 정기용 선생의 마지막 모습과 그의 업적을 소개·평가한다. 영화는 ‘건축가는 문화를 생산하는 예술가이자 한 시대를 걱정하는 지식인이다’라는 선생의 철학을 주제로 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한다면 대중목욕탕처럼 작은 것도 세심하게 구상하는 선생의 일상과 신념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공간이라는 매체를 통해 사람 사이의 소통을 이끌어내고자 했던 노력이 묻어난 건축물들이 아름답게 비쳐진다. 특히 대장암 판정을 받아 힘겨운 목소리로 한국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역설하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건물’ 이상의 ‘건축’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정치·외교·행정
일드 체인지(Change)
후지TV 기무라 타쿠야 주연
어렵기만 하던 공부에 이런 재미가! “내 전공 매력 있어~ 반하겠어~”
국회의원 혹은 외교관이 되고 싶어서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는 이가 예전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멋있어 보인다’는 생각에 정치학과나 외교학과에 입학했다면 일드 ‘체인지(Change)’로 입문할 것을 권한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사쿠라 게이타는 여당의 국회의원이었던 아버지가 죽자 얼떨결에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된다. 아사쿠라는 타고난 인품과 성실함으로 조금씩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마침내 당선되고 만다.

한편 총리대신이 성추행 스캔들로 사퇴하자, 꼭두각시로 써먹을 수 있는 인물을 모색하던 당 지도부는 ‘국회의 왕자님’으로 인기를 얻고 있던 아사쿠라를 대선에 출마시킨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총리대신까지 오른 아사쿠라. 그러나 점점 정치의 참모습에 매료되는 한편 정계의 곪아터진 상처와 직면하면서 정치인으로서 스스로의 뜻을 펼치기 시작한다.

‘체인지’는 정책의 결정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국민이 보는 국회와 실제가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면서 국민 스스로의 현명한 판단과 참여를 강조한다.



경제
괴짜 경제학(Freakonomics)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저
어렵기만 하던 공부에 이런 재미가! “내 전공 매력 있어~ 반하겠어~”
경상대로 향하는 친구들의 가방은 항상 무겁다. 전공서가 많은 데다 두껍기까지 하다. 그중 최고는 단연 ‘멘큐의 경제학’ ‘멘붕의 경제학’으로 멋모르고 대강 듣다가는 재수강, 삼수강의 늪으로 빠진다는 경제학과. 은행, CPA등 금융권과 연계되어 인문계에서는 비전 있기로 알아주는 학과이지만 수학과 계산으로 무장해 문과 출신 학생들은 좌절하기 쉽다.

그러나 대중이 접근하기 어려운 학문 경제학은 사실 경제학에 수식과 방정식을 도입했던 케인스 이전까지만 해도 수학보다는 사회의 문제와 법칙을 연구하는 사회학에 더 가까웠다는 사실.

이런 경제학을 다시 경제학답게 보기 위한 책으로 ‘괴짜 경제학’이 있다. 그동안 경제학을 재밌게 ‘만들어보려는’ 책은 많았지만, ‘괴짜 경제학’은 경제학이 정말 재밌어 어쩔 줄 몰라 썼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약 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같이 사는가?’‘kkk단과 부동산 중개인의 공통점’ 등 더 극적인 소재로 소설처럼, 그러나 고도로 논리적이다. 특히 저자 스티븐 레빗의 창의적인 발상과 통섭, 총명한 논리에 감탄할 것이다.



글 김은채 대학생 기자(부산대 국어국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