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늘 구인난에 시달린다. 기업이 발전하면서 계속 인재가 필요한 경우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이유 때문이다. 조기 퇴직자가 많고 장기 근속률이 낮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대기업 입사자의 경우 본인이 선망하던 기업이거나 상대적으로 좋은 처우, 남들에게 보이는 이미지가 좋다는 이유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참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치열한 내부 경쟁으로 스트레스가 상당할 텐데도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견디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에는 ‘마지못해’ 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원하던 회사는 아니지만 실업 상태로 오래 있을 수 없어 일단 입사하는 경우, 마음에 드는 회사에 입사할 때까지 잠시 다니는 경우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의 입장은 매우 어렵기만 하다.
[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조기 퇴사는 이직의 걸림돌
우선 신입사원 한 명을 채용하기 위해 기업에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데, 조기 퇴사 때문에 그만큼 손실이 발생하면서 사회문제까지 되고 있다. 또 내가 선택됨으로써 그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던 다른 사람의 취업 기회를 본의 아니게 박탈하는 것도 조기 퇴사의 부정적 결과 중 하나다.

합격한 회사에서 오래 일할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입사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신중하게 생각하고 최대한 빠르게 결정해서 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합격한 회사에 들어가서 본인의 역량을 키워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

조기 퇴사는 본인의 경력 관리에 치명적이다. 회사에 지원한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면 짧은 기간 일한 아르바이트 경력을 3~4개씩 적어 놓은 경우가 종종 있다. 면접관들은 1년 이내의 짧은 근속기간으로 여러 회사를 이동했거나 연관성이 없는 다양한 일을 경력 사항으로 적은 지원자에게 좋은 인상을 갖기 힘들다. 한 가지 일을 차분하게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성향이 아니라 싫증을 잘 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의 경력은 깊이가 없는 수박 겉핥기 식의 경험이기 때문에 없는 것만 못하다.

이직할 때 이력서에 경력이 한 줄이라도 더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진정한 경력으로 인정받으려면 한 직장에서 최소 3년 정도는 한 가지 직무로 일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직장이 6개월, 1년 단위로 바뀌는 사람은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없고, 실제로 일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거나 숙련도가 높아지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다. 또한 근속기간이 길었어도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면 신입으로 입사해야 한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곳, 나를 위한 직장은 세상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입사한 회사의 분위기나 기업 문화에 내가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녀보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절대 취직하지 마라. 돈을 받고 고용된 곳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기업이 생존하듯이 회사가 원하는 일을 해야 급여를 받을 수 있고 그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조기 퇴사는 이직의 걸림돌
취업준비생이라면 회사에 합격했을 때 오래 다니겠다는 각오가 면접 보기 전에 이미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본인의 이력에도 문제가 생기고, 해당 기업, 나 때문에 최종 탈락한 지원자 등 주변에 많은 피해를 준다.

취업하기 전에 직장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인턴사원으로 입사해라. 인턴십 경험을 통해 조직의 특성을 이해하게 되고 취업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직장에서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옮기는 사람은 결국 어느 기업에서도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고, 2~3회 반복하면 이력서를 받아주는 회사조차 없게 된다.

우선 직장에서 조기 퇴사하는 일이 없도록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합격한 기업에 입사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마지못해 들어간 회사라 하더라도 그곳에서 기회를 잡아 최고로 성장하겠다는 생각으로 올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천웅 스탭스 대표이사
[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조기 퇴사는 이직의 걸림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