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만발하는 꽃만큼 내 얼굴을 수놓은 트러블.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써봐도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피부과로 향해야 할 것이다. 전문의를 만나기 전 궁금할 법한 모든 것에 대해 ‘피부’로 느끼며 알아보았다.
[Beauty Special] Skin Clinic A to Z
03:00 피부과 방문

최근 도드라진 여드름, 염증, 흉터, 색소 침착. 갖가지 피부 트러블로 고민만 하다 결국 피부과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보통 사람에 비해 엄살이 심하기에 피부과 치료가 아플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다. 과연 무사히 치료를 끝낼 수 있을까?

아프니까 아름다워진다

사람들이 치과만큼 방문하기 두려워하는 곳이 피부과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치료를 받은 사람 중 일부는 극심한 고통으로 울며 병원을 나간 적도 있다. 부모님 손에 억지로 이끌려 온 학생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어쩌랴. 아픈 만큼 아름다워지는데. 이렇게 아픈 시술 후 멍이 들거나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스스로 해결하지 말고 2차로 피부과를 방문해야 한다. 시술하고 1주일 후에는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Beauty Special] Skin Clinic A to Z
03:10 전문의와 상담

접수 후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을 시작했다. 비비크림으로 트러블을 가리긴 했지만 전문가의 눈은 날카로웠다. “여드름에 염증, 흉터도 있으시고 색소 침착도 있으시네요.”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거다. 근데 선생님, 육안만으로 확인이 가능하신가요?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피부 측정기

피부 확대경이 심심치 않게 TV에 등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기계가 피부 상태를 세밀하게 보여주고 피부 나이까지 알려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기계가 보여주는 비주얼은 다소 그로테스크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육안 또는 돋보기로도 피부 상태를 모두 진단할 수 있다. 때로는 피부 확대경으로 피부 타입을 확정하는 것도 방영되는데 이를 맹신하는 건 옳지 않다. 피부 타입은 계절마다 바뀌고 하루에도 시간대에 따라 변하니까. 따라서 자신의 피부 타입은 꾸준한 관찰로 판단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한 가지 화장품만 쓸 게 아니라 그날, 그 계절에 따라 피부 상태에 맞는 화장품으로 사용하라는 거다.
[Beauty Special] Skin Clinic A to Z
03:30 여드름 압출

상담 후 여드름 압출과 혈관 레이저 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압출하기 전 여드름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클렌징과 스팀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매번 피부과를 방문할 수도 없고, 혼자서 피부를 관리할 순 없을까요?


기본 룰만 지켜도 반은 성공

피부를 관리할 때 기본적인 룰을 지키는 걸 명심하자. 기본적인 룰이란 세안, 보습 그리고 자외선 차단을 모자라거나 지나침이 없도록 실천하는 것. 이 세 가지 요인에 불균형이 생기면 피부 상태를 개선하거나 유지할 수 없다. 세안은 피지 분비가 많은 T존을 우선적으로 하고 U존은 부드럽게 한 번에 끝내야 한다. 보습은 피지 분비가 많을 경우 오일 프리 제품으로 하는 게 좋다. 얼굴에 소위 ‘개기름’이 넘쳐난다 해서 보습 제품을 바르지 않는 건 위험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전에 반드시 바르도록. 자외선은 기미와 색소 침착의 주범이니까.
[Beauty Special] Skin Clinic A to Z
04:00 수분 관리 및 마스크 팩

길고 긴 여드름 압출이 끝났다. 많이 아프진 않았지만 압출로 자극을 받았으니 진정시켜줘야 하는 게 인지상정. 피부 진정과 보습이 되는 팩을 붙이고 누워 있으니 이게 관리받는 재미인가 싶다. 그런데 각질 제거는 넘어가도 되나?

각질 케어와 각질 제거를 구분할 것

피부를 위해 각질 케어를 해야 한다는 말은 맞지만 각질 제거를 해야 한다는 말은 위험하다. 스크럽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스크럽 제품이 워낙 다양하고 관련 정보도 넘쳐나 소비자의 판단이 흐려지기 때문. 실제로 ‘좋다’고 소개된 제품을 너무 맹신한 결과 민감성 피부 증후군에 걸린 사람이 여럿 있었다. 민감성 피부 증후군에 걸리면 어떤 제품을 사용해도 자극과 고통을 느끼며 회복되는 데도 몇 년씩 걸린다. 따라서 자신이 쓸 제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것이 옳다.
[Beauty Special] Skin Clinic A to Z
04:20 혈관 레이저 시술

한없이 편안한 시간도 잠시. 드디어 레이저 시술 스타트. 확장된 혈관을 파괴시켜 얼굴의 불긋한 흉터를 없애주는 시술로 살이 타는 지독한 냄새와 따끔한 아픔이 동반했다. 물론 전문의의 손길. 그런데 이건 아무나 시술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연장도 사람을 가리는 법

사람이 연장 탓을 한다지만 아무리 좋은 연장을 사용한다 해도 사람이 서툴게 쓰면 결과는 엉망이 되는 법이다. 레이저 시술도 마찬가지. 성능이 좋은 레이저를 사용하더라도 누가 시술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세한 레이저 시술 시 깊이와 파장의 조절, 소비되는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시술 후 관리 등 임상 경험의 차이가 시술 결과를 뒤바꿔 놓는다. 따라서 최신 설비를 장비한 피부과가 최상의 피부과라고 할 수 없다. ‘국내 최초의 첨단 설비’와 같은 휘황찬란한 광고 문구에 넘어가지 말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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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재생 레이저 시술

드디어 시술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재생 레이저가 피부의 재생을 돕는다고 한다. 이제 맑고 깨끗해질 피부를 기대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방금 흉터 같은 잡티를 없앤 거니까 기미 치료라고 해도 되나?

잡티?? 기미?? 흉터??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진 연예인들도 잡티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잡티는 넓은 의미로 피부 색소와 관련한 모든 질병을 뜻하지만 좁게는 ‘염증 후 과색소 침착’, 즉 염증 후 생기는 갈색의 반점을 뜻한다. 기미는 넓은 의미의 잡티에 포함되지만 좁은 의미의 잡티와는 구별돼야 한다. 기미는 자외선, 호르몬 그리고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멜라닌 과잉 생성이 그 원인으로 크기가 다양하며 뺨과 이마, 턱에 주로 생긴다. 주근깨도 기미와 생성 요인은 비슷하지만 위치가 코와 뺨, 손등 등으로 다르고 크기도 5mm 이내로 일정한 편이다. 여드름 흉터가 오히려 좁은 의미의 잡티에 해당하는 염증 후 과색소 침착이다.



글 이동찬 인턴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도움말 김세연 차앤박피부과 건대입구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