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세대 vs 우리 세대

73부터 13학번까지 따로 또 같은 캠퍼스 문화 그땐 그랬지~♬
2013년 봄, 드디어 13학번이 입학을 했다. 선배 입장에서 보기에 너무나도 상큼한 그들! 갓 스무 살이 된 새내기들은 어떤 로망을 품고 입학을 했을까? 그들이 어떤 대학 생활을 해나갈까 궁금하기만 하다. 첫사랑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이나 흥미진진한 대학 생활 이야기. 우리 선배님들의 대학 생활은 어땠을까? 지금 우리에게는 낯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비슷하기도 한 7080 그리고 13학번 새내기의 캠퍼스 라이프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신숙주(경북대 73학번)
“그때도 영어는 중요했어. 조금 더 열심히 할걸~”
73부터 13학번까지 따로 또 같은 캠퍼스 문화 그땐 그랬지~♬
내가 입학할 당시에는 전체 여학생 중 30% 정도만 대학에 진학했어. 게다가 이과여서 그랬는지 의도치 않게 과에서 공주 대접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지. 대학에 다닌다는 자부심이 강했어. 또 처음으로 남녀 공학 학교에 다닌다는 생각에 기대가 많았던 것 같아.

미팅도 많이 나갔었거든. 그런데 당시 대학의 입학에서부터 졸업까지 떼어낼 수 없는 부분이 시위(데모)이기도 해. 미팅에 나가면 대부분 다방에서 대화를 나눴는데 주제가 거의 정권에 관한 이야기였어. 입학할 때는 대학에 가면 고등학생 때 누리지 못한 자유를 마음껏 누리겠구나 생각했었는데, 막상 학교는 온통 데모하는 학생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었지.

심지어 학생들이 수업을 하다 말고 데모하러 강의실을 뛰쳐나가도 교수님이 별말씀 안 하셨어. 그 당시에는 한 명이 강의실을 박차고 나가면 나머지 학생들도 그 대열에 합류했어. 물론 공부도 열심히 했지.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학교에 들어간 만큼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절박하게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아. 그 시절에도 영어 공부는 중요했어. 지금 와서 생각하니 영어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할걸 하는 후회가 드네.



김혜경(경성대 83학번)
“군사정권 아래 자주 휴강… 봉사활동 지금도 보람차”
73부터 13학번까지 따로 또 같은 캠퍼스 문화 그땐 그랬지~♬
내가 입학하고 얼마 안 있어서 전두환 정권이 들어섰는데, 데모가 굉장히 심했어. 걸핏하면 휴강을 했던 것 같아. 대학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봉사활동이야. 요즘은 봉사활동도 스펙의 일부로 생각한다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목적으로 했던 게 아니야.

1년간 고아원에서 멘토링을 했었는데, 수화를 가르쳤어. 또 내 주위에 기타를 잘 치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광안리 바닷가에 앉아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불렀던 것 같아. 그때 이선희의 ‘제이에게’라는 곡이 엄청 유행했었어.

정말 많이 불렀던 기억이 나. 옆 학교에 가서 공연을 할 정도였으니까 얼마나 많이 연습했을지 짐작이 가지? 당시에는 LP레코드로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마침 며칠 전에 대학 시절 생각이 나서 레코드판을 몇 장 구입했어. 조만간 턴테이블도 구입해서 옛 향수를 떠올려 보려고 해.



박금희(부산대 93학번)
“해외 배낭여행 못 간 게 아쉬워… 내 딸은 꼭 보낼 거야!”
73부터 13학번까지 따로 또 같은 캠퍼스 문화 그땐 그랬지~♬
나는 음악 동아리 창립 멤버였어. 동아리에 투자한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었지. 공연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동아리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다녔던 것 같아. 노래방에도 자주 가고, 만화방에도 자주 갔어. 가수 이승철을 좋아해서 노래방에 가면 ‘오늘도 난’이라는 노래를 종종 불렀지. 신입생 환영회를 하면 선배들이 기타 치고 노래를 했는데, 김광석이나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가 주를 이루었던 것 같아.

동아리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라면 학교 축제 때 주막 자리를 잡기 위해서 몇 날 며칠 밤을 새운 거야. 축제를 여러 번 치러본 베테랑 동아리들 사이에서 분발해야 할 것이 많았거든. 대학 생활을 돌아보면 그 시절에 해외여행을 못 가본 게 가장 아쉬워. 새내기 즈음에 해외여행 열풍이 불기 시작했었거든. 지금이야 돈을 모아서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그땐 해외에 나간다는 것이 어찌나 무서웠는지! 나는 용기가 없어서 실천하지 못했지만 우리 딸이 커서 배낭여행을 가겠다면 꼭 응원해주고 싶어.



김정훈(동의대 04학번)
“학식이 1500원… 말술 문화는 좀 버거웠지”
73부터 13학번까지 따로 또 같은 캠퍼스 문화 그땐 그랬지~♬
그땐 MP3가 아닌 CD플레이어가 유행이었어. CD를 넣은 플레이어를 주머니에 넣어서 음악을 듣는 사람은 유행의 선두 주자였지. 채연 노래를 좋아했던 생각이 나. MT를 부산에서 경주로 갔는데 자전거를 타고 갔어. 지금 생각하니 극기훈련 같네.

MT를 가면 장기자랑을 하는데 나는 당시 유행하던 ‘마빡이’를 연기했지. 이마에 랩을 두르고 수도 없이 이마를 손으로 쳤던 기억이 나. 술 문화에서 의무적으로 술을 마시게 하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 힘들기도 했어. 선배님의 말씀을 하늘같이 여겨서 어떤 이유라도 거절하기가 좀 어려웠거든. 또 고등학생 때 교실에서 먹던 급식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학교 식당에서 먹는 학식이 어찌나 좋았던지.

한 끼에 1500원이었는데 아직도 잊히지 않아. 그리고 클럽이란 곳을 처음 갔었어. 클럽에서 춤추는 문화가 지금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그땐 1번부터 20번까지 노래에 맞는 춤이 있었는데, 그 춤을 가장 잘 외워서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진정한 클러버였거든. 그래도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생들의 문화를 꽤 잘 반영하고 있는 곳이 클럽이 아닐까 생각해.



이동하(동의대 13학번)
“바이바이 고딩 … 돈 벌어 세계여행 꼭 갈래”
73부터 13학번까지 따로 또 같은 캠퍼스 문화 그땐 그랬지~♬
천편일률적으로 꽉 짜인 고등학교의 시간표에서 해방되어 내가 듣고 싶은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고, 시간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야. 정말 대학에 온 것 같거든.

늦잠도 잘 수 있고, 야자 대신 틈틈이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으니까 얼마나 좋은지. 대학생이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세계여행이야.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기대가 되지만 아르바이트를 해서 스스로 돈을 벌어 내 마음대로 세계여행을 다녀보고 싶어.

또 대학 생활의 꽃이라는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해보고 싶어. 고등학교보다 월등히 많은 동아리가 있는 만큼 꼭 가입해보고 싶어. 특히 악기를 하나쯤 배우고 싶은데, 동아리에서 가능하겠지?


글 장유정 대학생 기자(부산대 불어불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