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캠퍼스에 발을 들인 새내기들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정모, 미터, 새터 등으로 선배들과 몇 번 인사를 주고받으며 얼굴을 익히면 시작되는 그 말, 바로 ‘밥 사줄게’ ‘술 사줄게’.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의 입장에서는 고민될 수밖에 없다. 정말 선배들이 사주겠다고 하는 말인지 인사치레인지 잘 모르겠고, 정말 얻어먹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고…. 자고로 ‘3월 새내기는 절대 자기 돈으로 밥을 사먹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 고민은 끝! 선배 지갑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몇 가지 핵심 비법을 전수하겠다. (※ 이 비법은 선배를 둔 2~3학년들도 변형 적용할 수 있으며, 새내기의 공략에 대응용으로도 적용 가능하다.)
[특명! 선배의 지갑을 열어라]이럴 수가! 제 돈으로 밥을 먹는 새내기가 있다고?
비법1 SNS를 활용하라

술자리에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고 그 선배가 당신을 기억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말 것. 당신이 절세미인이거나 경천동지할 훈남이 아닌 이상 말이다. 선배 입장에서는 후배와 친해지기 위해서 연락처를 주며 “밥 사줄게”라고 말한 경우가 수십 번일 터. 일일이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가장 확실한 약속 인증처로 SNS가 유용하다. 우선 페이스북으로 친구 추가를 요청한 뒤 담벼락에 글을 남기며 당신이 기억나도록 또는 앞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하라. ‘선배님 안녕하세요~ OO 술자리에서 뵀던 OO이에요. 잘 부탁드려요. :)’와 같이 자연스러운 인사를 남겨보자.

어떤 관계에서나 먼저 다가가기란 어렵기 마련. 선배 입장에서도 먼저 다가와 주는 후배가 예쁘고 고마울 것이다.
[특명! 선배의 지갑을 열어라]이럴 수가! 제 돈으로 밥을 먹는 새내기가 있다고?
비법2 방긋 웃으며 인사하기. 애교까지 더하면 금상첨화

새내기는 인사성이 밝아야 사랑받는다. 선배를 보면 방긋 웃으며 인사할 것. 활짝 웃으며 인사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 후배가 먼저 기분 좋게 인사를 하면 선배들은 그 후배가 무척 기특하면서도 친밀하게 느껴질 것이다. 밥 사달라고 하지 않아도 지갑을 열고 싶어진다는 말씀.

여기에 20년 동안 갈고닦은 애교를 써먹을 것. “오빠 밥 사주세요~” “누나 밥 사주세요~”라며 애교를 부리는데 누가 거절할 수 있으랴.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동성 선배에게는 유의해서 써먹어야 한다는 점. 괜히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동성 선배에게는 예의를 갖춰, 이성 선배에게는 예의는 기본, 애교까지 더해보자. 성공 확률 200% 보장한다.
[특명! 선배의 지갑을 열어라]이럴 수가! 제 돈으로 밥을 먹는 새내기가 있다고?
비법3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보은을 잊지 말자

선배들은 3월이 두렵다. 풋풋한 새내기들을 보는 쏠쏠한 재미가 있긴 하지만, 그만큼 새내기들에게 밥을 사야 해서 지갑이 거덜나기 때문. 그럼에도 선배들이 밥을 사는 것은 그만큼 후배들이 어여쁘다는 방증이다. 해법은 하나다. 선배가 쌈짓돈 탈탈 털어 밥을 사줘도 아깝지 않을 센스 있는 후배가 되는 것. 선배가 밥을 사면 후배는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사는 센스! 밥만 얻어먹고 휘리릭 사라져버리는 후배는 미움 사기 십상이다.

여기에 개념 찬 후속 조치(?)까지 한다면 다음 밥자리를 기약할 수도 있다. 헤어진 뒤에 맛있게 잘 먹었다는 감사 문자, 감사 카톡을 날리는 것. 선배들은 밥 사준 보람을 느끼면서 후배를 더욱 어여삐 여기게 된다.





Talk About 새내기는 잘 들어라!
“이런 애들은 밥 사주기 싫다규!”
[특명! 선배의 지갑을 열어라]이럴 수가! 제 돈으로 밥을 먹는 새내기가 있다고?
유형1 선배를 지갑으로 보는 후배

아무리 선배라고는 하지만 알고 보면 같은 대학생 처지. 친하지도 않은데 선배라는 이유 하나로 후배들에게 밥을 사줘야 한다면 억울할 수밖에. 전영아(한양여대 체육 2) 씨는 “친한지도 모르겠는데 갑자기 연락해서 밥 사달라고 하는 후배는 정말 싫다”고 말했다. 선배는 지갑이 아니다. 함께 밥을 먹는 것은 서로 친해지기 위한 몸짓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별로 친하지도 않는데 불쑥 밥을 사달라고 하거나, 밥을 먹고 나서 안면몰수하는 개념 없는 행동은 절대 금물!
[특명! 선배의 지갑을 열어라]이럴 수가! 제 돈으로 밥을 먹는 새내기가 있다고?
유형2 밥만 얻어먹고 사라지는 후배

한마디로 먹튀. 김지은(한양대 국어국문 3) 씨는 “‘친해지고 싶어요~’가 아니라 밥을 뜯어먹기 위해 연락하는 후배들이 제일 싫다”고 말했다. 즉 서로 친해지기 위해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밥을 얻어먹기 위해 선배를 만나는 후배 유형을 지적했다. 조가영(경기과기대 산업경영 2) 씨도 “여우같이 밥만 얻어먹고 수업 들으러 후다닥 가버리는 후배는 꼴불견”이라고 말했다.
[특명! 선배의 지갑을 열어라]이럴 수가! 제 돈으로 밥을 먹는 새내기가 있다고?
유형3 무리지어 다니며 밥 사달라고 하는 후배

수업을 들으며 친해진 새내기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선배를 공략하는 경우가 있다. 적어도 밥 사달라고 할 때만큼은 무리지어 다니지 말자. 정지윤(연세대 심리 2) 씨는 “새내기 3~4명이 한꺼번에 달려와 밥을 사달라고 해서 당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혼자서 많은 인원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에 선배는 더 난감해진다.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기는커녕 자기들끼리 떠들기 바쁘게 된다. 지금부터 약속하자. 선배에게 밥을 사달라고 할 때는 한 사람당 1~2명이 가장 적당하다. 친구를 데려갈 때에는 반드시 선배의 의사를 미리 물어보자.


글 최새롬 대학생 기자(한양대 국어국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