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스키너의 실험’이다. 큰 상자에 쥐 한 마리가 있다. 상자 안쪽 벽의 지렛대를 누르면 밑에 있는 먹이통에서 먹이가 나온다. 행동에 대한 보상이다. 이런 과정이 강화(强化)되어 쥐는 지렛대 누르기를 학습하게 된다.

강화는 심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무엇을 해서 보상을 얻은 경우 그 행동을 계속 반복하고 증가시키는 깨달음과 같은 것이다. 여기엔 정적 강화와 부적 강화가 있다. 정적 강화는 자신이 좋은 것을 얻었을 경우 그 행동을 계속하는 것인데, 스키너 실험이 대표적이다. 현실에 비유하자면 ‘월급’이 정적 강화의 좋은 예가 아닐까.

부적 강화는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제거하는 행동을 말한다. 가장 흔한 예가 운전 중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울리는 경고음이다. 시끄러운 경고음이 듣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안전벨트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우곤의 잡 멘토링] 취업의 ‘스키너 상자’를 열자!
나보다 부족하다 생각했던 친구들이 하나둘 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자동차 안전벨트 경고음과 같은 소리가 귓가에서 울리기 시작한다.

취업 준비에도 강화가 있는지 생각해보자. 무엇이 나를 기쁘게 해 자신감을 강화하고 촉진하고 있는지, 또 무엇이 신경 쓰여 이를 제거하려 하는지 말이다. 즉 취업에도 정적 강화와 부적 강화가 있다는 뜻이다. 일종의 강화물인 취업 소식이 주어지면 정적 강화가 될 것이고, 취업 소식이 사라진다면 부적 강화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영어 공인점수, 갈수록 늘어나는 서류 합격 소식, 원하는 곳은 아니지만 최종 합격한 몇몇 기업의 러브콜 등은 정적 강화다. 반면 나를 괴롭히고 신경 쓰게 하는 사건으로 가득 찬다면 이는 부적 강화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안타깝게도 부적 강화가 많은 게 현실이다.

서류 통과가 여의치 않을 때마다 겪게 되는 스펙에 대한 부담, ‘언제 취업하느냐’는 주변의 잔소리, 면접에서 나를 괴롭히는 울렁증, 확신이 안 서는 진로에 대한 불안감 등이다. 점점 나아지기는커녕 나보다 부족하다 생각했던 친구들이 하나둘 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자동차 안전벨트 경고음과 같은 소리가 귓가에서 울리기 시작한다. 부적 강화가 작동하는 것이다.



핑계 대신 방법 찾아라

거슬렸던 스펙을 어느 정도 채웠다고 생각했는데 긍정적 보상은 요원한 것 같다. 이젠 뭘 강화해야 하나? 얼굴과 성격도 바꿔야 하나? 부적 강화로 가득 채워진 내 인생이 갑자기 취업 시장의 노예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계속 성장하고 목표한 것을 이뤄가는 정적 강화를 겪어보고 싶지만, 취업 시장에서는 부적 강화만 가득한 것 같다.

정적 강화는 정녕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핑계를 찾기보다 방법을 찾으면 된다. 위에 언급한 스키너 상자와 비슷한 강화 실험이 있다. 침팬지 한 마리를 실험실에 넣었다. 이 방에는 긴 막대와 천장에 매달린 바나나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침팬지는 배고파한다. 바나나를 먹고 싶어서 막대를 잡는다. 그러나 짧다. 점프를 해본다. 그래도 부족하다.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 주변을 계속 둘러본 침팬지의 눈에 상자 하나가 보인다. 이제 그에게 강화가 일어난다. 상자 위에 올라서는 것이다.

목표와 절실함이 있다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주변을 돌아보고 최대한 스스로의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당신은 정말 모든 방법을 찾아보았는가? 관심 분야의 종사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고, 회사를 직접 찾아보고, 기업 정보를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입사지원서를 작성해봤는가? 곰곰이 되돌아보자.
[이우곤의 잡 멘토링] 취업의 ‘스키너 상자’를 열자!
이우곤 이우곤HR연구소장

KTV ‘일자리가 희망입니다’ MC.

건국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