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는 몸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평상시 아무리 사이가 좋은 커플이라 해도 막상 ‘러브러브’ 모드일 때는 원하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그대로 두면 자칫 두 사람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를 몇 가지 상황에 대해 미션을 부여할 테니 적극 따라오시길.
[LOVE] 영화 같은 몸의 대화 부러워만 할 거야?
질문 01
그냥 부끄럽고 민망해요

생각해보면 섹스의 경험치와 그 애티튜드 사이에는 크게 상관관계가 없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경험이 적은 편인데도 마치 어디 가서 트레이닝이라도 받은 것처럼 능수능란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섹스를 즐기지만, 어떤 사람은 경험이 꽤 많은데도 섹스 자체에 뭔가 죄책감이라도 느끼는 듯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그(그녀)는 어째서 당신과의 섹스를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걸까?

그 원인 중 하나는, 섹스는 솔직한 대화라는 사실을 그(그녀)가 완벽히 깨닫지 못하고 있어서다. 섹스는 항상 엄청나게 로맨틱해야 하고,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저 멀리 환상의 세계로 안내해야 하는 것이고, 두 사람이 함께 극도의 오르가슴을 느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우리의 섹스가 마치 포르노의 한 장면처럼 어마어마한 쾌감만으로 구성될 수 있는지를 말이다. 섹스 도중에 다른 이성의 얼굴을 떠올리기도 하고(아마도 상대방보다 테크닉이 훌륭했던 예전 이성친구일 가능성이 제일 높을 듯), 섹스 중에 민망한 표정이나 민망한 사운드가 나 버려서 서로 얼굴 붉힌 일도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마치 대화를 하다가 서로 오해를 하거나 어긋나기도 하는 것처럼 몸의 대화인 섹스 역시 언제든 민망해질 만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Mission
자신의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하라

섹스 그 자체나,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민망하고 어딘가 부끄러운 사람이라면 무엇보다도 섹스가 그렇게 대단하고 환상적인 무엇이 아니라는 사실에 동의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섹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일에 자연스러워질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성향을 ‘성적인 억제가 걸려 있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성적인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부터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침대 위에서 신음 소리를(물론 정말 좋을 때에 한해서) 좀 더 크게 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두 사람의 섹스가 좀 더 뜨겁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침대 위에서 자신의 감정 변화나 느낌을 확실하게 표현하라.

“아, 거기 너무 좋아” “거기 말고 살짝 아랫부분에 키스해줘” “아까 그렇게 한 것 정말 좋았어”라는 식으로 말이다. 거기에 섹시한 신음 소리를 더한다면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함은 한결 사라지지 않을까?


질문 02
그 기회가 자주 찾아오지 않아요

너무 바빠서 하기 힘든 커플, 분명히 있다. 한쪽이 직장인이거나, 한쪽 혹은 양쪽 모두 취업 준비 중인 상황이라면 바빠서 자주 못 보게 된다. 바쁘던 사람이 갑자기 한가해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면, 이 문제에 대해서 뭔가 솔루션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Mission
풀코스 섹스 버리고 퀵 섹스로

이럴 때 빠질 수 있는 함정은 ‘자주 못하니까 한 번 할 거면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풀코스 섹스를 해야지’라는 생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키스와 애무 등의 전희와 메인, 그리고 후희까지 이어지는 풀코스 섹스에 대한 강박감이 문제라는 것이다.

‘섹스라면 그래도 이래야 하지’라는 강박을 버리고 계획 없이 강렬하고 짧은 섹스를 즐길 수 있다면 오히려 두 사람의 섹스는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될 것이다.

만나자마자 옷도 다 벗지 않은 채로 그의 자취방에서 섹스를 즐긴다든지, 비어 있는 강의실에서 퀵 섹스를 즐긴다든지 식으로 말이다. 시간이나 횟수에 연연하지 말고 뭔가 짜릿하고 행복한 시간을 둘 사이에 많이 만드는 것이 최고의 솔루션이다.


질문 03
상대방이 너무 열심히는 하는데 별로예요

이런 경우 정말 민망하다. 그 혹은 그녀는 나름대로 열심히 피스톤 운동이나 오럴 섹스를 하고 있지만 정작 나는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을 때 말이다. 하지만 정작 이런 상황을 겪는다면 상대방에게 불만에 대해 말하기 힘들다.

열심히 하지 않는 파트너라면 ‘좀 적극적으로 해주면 안 돼?’라고 살짝 원망의 마음을 담아 채근할 수 있겠지만 너무나 열심히 하고 있는 파트너에게는 그런 비슷한 말조차 할 수 없게 돼버린다. 문제는 하나 더 있다.

그나마 관계 초반에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했다면 상대방이 크게 민망해하지 않고 문제가 고쳐질 수 있겠지만, 시간이 좀 흐른 뒤라면 상대방이 더 민망해할까 봐 “이것 좀 고쳐줘” “네가 하는 건 솔직히 별로야”라고 말하기 힘들어진다.

‘이건 별로야’라거나 ‘이러지 말아줄래’라고 표현하는 것은 남녀 공히 절대 금물. 지금까지 노력해온 상대방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다.


Mission
좋은 점을 찾아 그 부분을 칭찬하라

예를 들어 당신의 남자친구가 너무 강력한 피스톤 운동에만 집착하는데 정작 당신은 부드러운 것이 좋은 상황이라면 이렇게 말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너랑 섹스를 할 때면 정말 온몸의 힘이 다 빠질 정도로 좋아. 기진맥진할 정도로 좋다고. 그런데 말이야, 언젠가 자기가 부드럽게 해줬던 적 있는데 난 그때도 정말 좋더라. 오늘은 부드럽게 해줄래?”

일단 칭찬하는 멘트를 적절히 깔아준 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라는 거다. ‘이건 별로야’라거나 ‘이러지 말아줄래’라고 표현하는 것은 남녀 공히 절대 금물. 지금까지 노력해온 상대방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당신이 아끼고 예뻐하는 그 남자 혹은 그 여자가 당신의 칭찬 한마디에 얼마나 멋진 모습을 보여줄지, 이번엔 당신이 감상할 차례다.


질문 04
솔직히 맨날 똑같이 하니까 지겨워요
보통 1년 정도 사귄 커플 중에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처음엔 마치 이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섹시한 사람인 듯 뜨겁게 바라보던 커플도 어느 때부터인가 심드렁한 눈으로 서로를 쳐다보게 되고, 처음엔 무척 성의 있게 서로의 몸을 애무하던 커플도 어느 때부터는 애무를 하는 둥 마는 둥, 키스를 하는 둥 마는 둥 되어버리는 것이 어쩌면 남녀 관계의 비극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Mission
섹스 패턴을 바꿔보라

늘 비슷한 패턴으로 섹스하는 것이 지겹다면, 그래서 차라리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면 그때야말로 당신이 제대로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둘 사이의 섹스 패턴을 제발 한 번은 바꿔보라는 것이다.

이때 ‘그럼 이전까지 해본 적 없는 화려한 체위로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물론 애크러배틱한 체위를 하면 예전과는 달리 색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단지 체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역시 이해해야 한다.

매번 침대 위에서만 했던 커플이라면 침대 모서리나 협탁을 이용한 자세를 한다든지, 주방이나 현관 등 다양한 위치까지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늘 잠들기 직전에 섹스를 해왔던 커플이라면 햇살이 쨍하게 드는 아침에 모닝섹스를 즐겨보는 식으로 변화를 주는 것 역시 괜찮은 방법이다.
[LOVE] 영화 같은 몸의 대화 부러워만 할 거야?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디렉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내 사람이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