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순 우리항행기술 대표
“항공기용 항행안전시설 국산화 시작한 경험 살려 창업했죠”

이경순 우리항행기술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이경순 우리항행기술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이경순(58) 대표의 첫 창업은 20년 전이다. 이 대표는 한국공항공사와 국내에 항공기용 항행안전시설(비행기 항로 안내 시설 및 장비)을 처음 국산화한 담당자였다. 항행안전 장비는 수십 년간 해외에서 전량 수입을 해왔던 분야다. 이 대표는 4~5년간의 연구 끝에 국내 16개 공항에 국산화된 장비를 공급하고 해외 30~40개국에 수출까지 이뤄낸 경험이 있다.

이 대표는 그런 경험을 토대로 2019년 우리항행기술을 창업했다. 우리항행기술의 주요 제품인 ‘프론트엔드 유니트’는 항공기의 운항 좌표 획득에 필요한 지리 좌표를 지상에서 송출하는 전파항행항법 시스템의 핵심 부속이다.

현재 모든 항공기의 운항 좌표는 지상에서 송출되는 전파항법을 주항법으로 사용한다. 혁신 기술로 주목받던 GPS 위성항법은 전파교란, 방해전파에 대한 취약성 때문에 보조항법으로만 이용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항행기술의 지상전파 항행항법 시스템은 항공기 운항에 앞으로도 필수적인 장치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에서 5개 내외의 제조사에서만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전문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우리항행기술의 제품은 원격제어를 통한 무인시스템 구성에 필수적인 주파수 가변필터(주파수가 고정된 일반적인 필터에서 주파수 가변용 플랜지를 달고 이것을 모터로 회전시켜 주파수를 변경할 수 있는 필터)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항행기술은 독창적인 오픈·클로즈드 루프 방식을 사용한 하이브리드 주파수 추적알고리즘 및 주파수 가변용 플랜지 구조로 주파수 가변오차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해외 제품과 대비해도 안정성 확보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이경순 우리항행기술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이경순 우리항행기술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항행항법 시스템의 최종 사용자는 항공기 운항관제를 담당하는 정부와 공공기관이다. 제품 수요처는 항행항법 시스템 제조사로 분류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공항공사가 최종 사용자이자 제조사인 셈이다. 한국공항공사가 가지고 있는 해외공항사업자 네트워크도 큰 힘이 됐다. 이 대표는 이러한 한국공항공사와 파트너로 일하는 것 역시 우리항행기술이 선점한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항공 시장을 덮친 코로나19 위기에도 우리항행기술은 사업을 차근히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이 대표는 “비행기가 많이 뜰 수 없어서 항공 사업 자체는 많이 위축된 상태다. 하지만 공항에 들어가는 제품들은 전부 인프라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큰 타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항공사는 최근 동남아, 중동지역 항행항법 시스템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며 향후 5년 내 공항사업자 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30여개 국가 수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항행기술의 제품은 공항공사 시스템에 장착돼 해외 수출을 앞두고있다.

이경순 대표의 2021년 목표는 매출을 다변화하고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우리항행기술은 항행과 반도체 설비용 계측장비 두 가지 사업 분야를 주축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다른 경쟁 기업이 쉽게 접근할 수 없을 정도의 기술 특화가 돼 있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고 7년 이내 글로벌 항행항법 전문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게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설립 연도 2019년 5월
주요 사업 항행항법 장비 및 부품, 위성통신 단말기
성과 2020년 매출 3.81억원(영억이익 1.22억원 달성), 특허출원 2건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