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3가지, 재취업·전직, 창업, 사회적 기여
"인생 2막 생애설계 잘하려면? 유관기관 내 커뮤니티 활용하는 편이 좋다"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100세 시대’를 맞이한 5060세대에게 가장 큰 고민은 ‘은퇴’다. 우리나라의 법정 정년퇴직 연령은 만 60세다. 은퇴 후 시니어에게는 인생 2막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주어진다. 중년기와 노년기 사이 20~30년간의 새로운 생애 단계인 ‘앙코르 커리어(Encore Career)’를 준비하고 있는 시니어들에게 생애 설계 키워드를 소개한다.
50+일자리 특별포럼 사진.사진=서울시50플러스재단
50+일자리 특별포럼 사진.사진=서울시50플러스재단
Keyword 1. 재취업·전직
고령자고용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2020년 5월부터 근로자 1000명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주는 정년 등의 사유로 이직예정인 근로자에게 재취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가 시작됐다. 1000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대기업들이 은퇴자들을 위한 재취업·전직 서비스 지원에 나서며 막막한 시니어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재취업을 원한다면 크게 두 가지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 동종업계에 취업하는 재취업, 이전 경력과는 다른 직무나 직군으로 이동하는 전직이다. 취업 형태는 유관기관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인턴 사업에 참여하거나 취업·자격증 교육을 들은 후 취업 연계로 일자리를 제공받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시니어 인턴십 사업은 만 60세 이상의 근로자를 채용한 기업에 인턴 기간 3개월 중, 월 급여의 최대 5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인턴 종료 후 정규직으로 계약할 경우 최대 3개월까지 추가적인 지원이 이어진다. 주로 시니어들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지원이 필요한 스타트업, 사회적 기업에서 시니어 인턴 사업을 반기는 분위기다. 시니어 입장에서도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새로운 업무나 환경을 체험해보고 자신의 생애설계에 대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전직의 경우 이전 경력과는 다른 업무 내용이나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업무에 따라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전직에 성공한 시니어들도 유관기관에서 제공하는 공식적 교육 외에도 본인이 적응하기 위한 별도의 교육을 수행한 이후에야 적응할 수 있었다고 조언한다.

이미 관련 분야의 인적 네트워크가 축적돼 있는 시니어들은 주변 인적 네트워크를 사용해 재취업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그렇지 않다면 기관 내 같은 교육을 듣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하거나 이미 있는 협동조합에 가입해 네트워크를 늘려가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각 캠퍼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니어 커뮤니티 소식 캡쳐.
서울시50플러스재단 각 캠퍼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니어 커뮤니티 소식 캡쳐.
Keyword 2. 창업·창직
시니어 창업도 청년 창업과 유사하게 프랜차이즈와 스타트업으로 분야가 갈린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경우에는 창업 초기 성공 가능성은 검증됐지만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이미 많은 프랜차이즈가 존재하기 때문에 창업 이후 장기적인 경쟁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볼 만한 리스크다.

이에 최근에는 취미, 사회적 기여를 위한 서비스를 고민하던 시니어들이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창업 아이템은 다양하다. 자신의 이전 경력을 살릴 수 있거나 즐겁게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돌봄 서비스부터 홈케어, 식품, 시니어들의 취업 연계를 위한 플랫폼 사업 등 시니어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시니어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장년 기술창업센터, 시니어기술창업센터, 중장년 재도약 창업지원사업 등 시니어 창업에 특화된 지원 기관도 등장하고 있다. 만 40세 이상의 예비창업자, 3년 미만의 초기 창업자를 대상으로 교육 및 마케팅, 입주 공간 등으로 사업을 지원한다.

실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시니어들은 1인 창업보다는 공동 창업을 추천한다. 정부 지원 사업이나 투자 유치 시 필요한 프레젠테이션이나 서류 작업은 청년 창업자들도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그럴수록 시니어끼리 뭉쳐 각자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나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 생존율이 높다고 조언한다.
26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컬쳐파크에서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열린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경DB
26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컬쳐파크에서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열린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경DB
Keword 3. 사회적 기여, 취미
모든 시니어들이 취업에 열광하지는 않는다. 30~40년간 직장 생활을 해온 시니어 중에서는 분명 ‘휴식’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은퇴 후 늘어난 여가시간을 소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즐기지 못했던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사회적 기여를 위한 봉사활동을 선택하기도 한다.

취미 생활 중 최근 가장 많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시니어 모델’이다. 자신을 꾸미거나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시니어들은 모델 아카데미, 모델 콘테스트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적극 반영해 현대백화점은 2019년 시니어 모델 공개 선발 오디션을 열어 시니어 모델을 선발하기도 했다.

사회적 기여를 고민하는 시니어들도 많다. 단순히 자원봉사 형태의 인력 공급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경력, 역량을 이용한 독특한 공익 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니어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 클럽도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추세다. 시니어들만의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정 시간의 일이나 활동성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시니어와 인력이나 자원이 필요한 분야의 니즈가 충족된다는 점에서 시니어들의 사회적 기여활동도 주목해볼 만하다.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