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 약 40개 동아리 지원, D·A·S 체계로 안정화된 창업
[한경잡앤조이 조수빈 기자 / 김수지 대학생 기자] 한양대는 학생 창업 육성대학으로 유명하다. 5월 9일, 한양대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기업의 수는 11071개(2020년 11월 기준)로, 국내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한양대 ERICA캠퍼스 창업보육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경기도가 실시한 ‘2020년 창업보육센터 경영평가’에서 S등급을 받아 최우수 운영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실제로 ERICA캠퍼스에는 매 학기 40~45개의 창업동아리가 활동할 정도로 학생 창업이 활발한 곳이다. ERICA캠퍼스는 학생들의 창업 도전을 위해 창업동아리뿐 아니라 일반 학생까지 지원한다. 창업 새싹 틔우는 한양대 ERICA 캠퍼스 창업지원단한양대 ERICA캠퍼스 창업지원단은 산학협력단 산하의 창업보육센터와 LINC+사업단 산하의 창업교육센터로 구성돼 있다. 그중 창업교육센터는 ERICA캠퍼스 학생들의 창업과 관련된 교과목, 비교과 프로그램, 학사제도, 동아리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는 핵심부서다. ERICA캠퍼스의 창업 인프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교내 곳곳에 교비와 정부 재정지원사업 등을 통해 조성된 학생 창업의 단계별 지원을 위한 Knowledge Space가 조성돼 있다. 학생창업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학연산 클러스터부터 창업 아이템에 대한 검증과 판매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오픈 마켓인 ‘Knowledge Market’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환경 조성과 단계별 지원이 다른 학교와 차별화되는 한양대만의 특징이다. 한양대의 단계별 지원은 D·A·S (Dream·Act·Startup)로 설명할 수 있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창업문화 저변을 확대하는 단계인 Dream, 창업 팀을 발굴해 육성하는 창업동아리 단계인 Act, 실전 창업가 양성을 위한 학생창업기업 Startup으로 나뉜다. Dream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창업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0개가 넘는 창업 교과목 운영과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가 그 예다. Act 단계에서는 시제품을 제작한다. 멘토링과 자금 및 공간을 지원해준다.
창업 동아리에 선정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표인 1인 이상의 창업을 준비하는 팀이면 모두 참여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이성욱 한양대 창업교육센터장은 “아이템의 참신함도 중요하지만, 창업에 열정을 다해서 몰두할 수 있는 팀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식 동아리 심사 외에도 창업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발표심사 없이 서류 제출만으로 뽑기도 한다. 동아리 선발 후에는 창업 로드맵을 밟을 수 있는 정규 교육과정인 해동 메이커스 프로그램과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비교과 실무 중심 창업 프로그램 Tech CEO를 수강하게 된다. 그 이후 동아리별 담당 멘토를 배정받아 피드백과 함께 시제품 제작에 대한 정책지원을 받으며 아이템을 고도화한다.
물론 이 창업 동아리에 들어가지 않아도 창업 동아리와 비슷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학생창업기업은 동문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양벤처 창업클럽’ 멤버십 제도에 참여해 지원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과 주기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정보를 공유받을 수 있다. 또한, 무료로 입주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학생회장과 창업 대표 병행하며 로봇에 대한 꿈 키웠죠”
김진한 DORO 대표
김진한(한양대 3) DORO 대표는 군대에서 창업을 다짐했다. 그는 “군 생활 약 600일간 총 87권의 책을 읽었는데, 창업이야말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느꼈다. 스스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에 대해 고민했다”고 창업 입문 계기를 말했다. 2019년에 한양대에서 진행된 ‘전공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지난해 1학기에 창업동아리를 설립하게 됐으며 메인 테마는 도전 로봇 즉, DORO다.
김 대표는 ‘로봇 대중화’라는 미션을 갖고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DORO의 첫 아이템은 ‘로봇 행사 진행 사업’, ‘로봇 교육사업’이었다. 김 대표는 “이 첫 과정에서 로봇 시장을 파악하고, 학생으로서 학업과 사업을 병행할 수 있는 구조인 ‘로봇 교육’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DORO가 진행하고 있는 아이템은 ‘협동로봇팔’ 등 현장용 AI 로봇 교육 서비스다. 로봇 전공이 아니더라도, 산업에 사용되는 로봇의 기본적인 원리와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교육 서비스다. DORO의 교육은 대학생의 요구를 직접 분석하고 맞춤화해 개발한 교육이다. 이를 통해 실제 산업현장과 일상에서 발견되는 로봇의 핵심 기술을 쉽게 교육한다. 기존의 로봇 교육 콘텐츠가 10대 저학년을 대상으로 개발한 콘텐츠였다면, DORO는 일반 대학생을 비롯한 고학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발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DORO의 핵심 고객은 4차 산업 로봇 교육과 단체다. 김 대표는 “실제로 우리 기업의 교육을 받는 사람은 일반 학생이 대부분이지만, 우리에게 돈을 내는 고객은 교육 기업 혹은 단체”라며 “‘로봇체험행사’를 개최하며 만난 교육 기업 대표 및 강사 등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판로 개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ORO는 학교의 여러 지원을 받은 상태다. 로봇을 개발하는 사업 모델이다 보니 상당한 재료비가 필요하다. 또한, 로봇체험행사를 개최하거나 각종 대회 및 발표를 나갈 때 필요한 지원과 재료 및 교육을 창업교육센터에서 지원해줬다. 센터의 지원뿐 아니라 학과의 지원도 있었다.
김 대표는 “학교 창업 학점 인증 제도를 통해 학업 부담을 줄이고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 여름 사업자 등록 후 26년까지 5년 이상 기업을 유지하며 ‘로봇 대중화’를 조금씩 실현해 기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학과에서 배운 기술 바로 창업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환경”
안호준 일리소프트 대표
안호준(한양대 4) 학생은 AR 교육 콘텐츠 및 교육 플랫폼 개발하는 일리소프트의 대표다. 일리소프트는 AR 기술을 바탕으로 비대면 시대 온택트 교육 솔루션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핵심 아이템은 AR기술과 친환경 실물 교보재를 함께 사용하는 드림큐브다.
안 대표는 창업 이유를 본인의 전공으로 꼽았다. 그는 “한양대 ERICA캠퍼스 ICT융합학부는 기획·디자인·개발을 전부 배울 수 있는 학부”라며 “이러한 여러 가지 능력을 동시에 발휘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가장 최적화된 방법이 창업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창업 활동을 위해 필요한 네트워킹, 멘토링 및 공간지원을 받기 위해 한양대 창업 동아리에 지원했다.
일리소프트는 경제성, 온택트, 친환경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타 교육콘텐츠 대비 저렴한 가격을 지니고 있으며, 비대면 언택트 시대에 최적화된 콘텐츠다. 이에 더해 교보재는 종이와 골판지 등을 이용해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성욱 센터장은 “ERICA캠퍼스는 학생 창업 준비 단계부터 초기 사업 시기를 거쳐 혁신형 기업으로 성장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지원을 최대로 제공하고 있다”며 “학생 여러분은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와 지원을 최대로 활용해 학생 여러분의 꿈을 ERICA캠퍼스에서 마음껏 펼쳐 나가기 바란다”고 창업의 꿈을 꾸는 학생들을 응원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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