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_시작할 수 있는 용기…창업에 영감을 준 노래들
[한경잡앤조이=김철진 프립 매니저] 수년 전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음악 영화 <비긴어게인>을 기억하시나요. 영화에서 주인공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댄(마크 러팔로)이 서로의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들으며 뉴욕 거리를 걷는 모습이 나옵니다. 두 주인공이 마침내 정서적 교감을 나눈 결정적 장면인데요. 개인적으론 영화 속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꼽습니다. 누군가의 휴대폰 속에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보는 것은 그런 것 같습니다. 상대의 취향을 통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 말이죠. 스타트업과 창업자의 스토리를 전하는 홍보담당자로서 창업자들의 플레이리스트도 궁금해졌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밥 딜런의 가사를 ‘창조적 사고를 끌어내는 주문’처럼 여겼습니다. 1984년 역사적인 첫 매킨토시의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밥 딜런의 가사를 사용했죠.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의 펑크 록 밴드 그린데이의 팬으로 유명합니다. 자신의 결혼식 축가를 그린데이의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에게 부탁하기도 했습니다.저마다의 철학과 사업모델로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는 4인의 젊은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뻔한 강의보다 음악을 통해 창업자와 더욱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해주신 분들은 ‘집토스 이재윤 대표’, ‘로보아르테 강지영 대표’, ‘누리하우스 백아람 대표’, 그리고 ‘프립 임수열 대표’입니다. 이들과 함께 (1)창업에 영감을 준 노래, (2)어려운 순간에 위로가 된 노래, 그리고 (3)독자 여러분께 추천하고 싶은 노래를 3회에 걸쳐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이들이 창업을 시작할 수 있게 영감을 준 노래들은 무엇이었는지 저의 ‘뇌피셜’과 함께 들어 보시죠.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집토스의 이재윤 대표에게 동기부여를 준 노래는 그레이의 '하기나 해 (Feat. Loco)'라고 합니다. 노래가 발매된 2015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그는 친구들의 자취방을 구해주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5평 남짓의 작은 부동산을 넘어 본격적인 스타트업 창업을 다짐하게 된 것은 이 노래 덕분이었죠. 노래 속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그냥 하기나 해, 뭐든지 걱정만 많으면 잘될 것도 안 되니까‘라는 가사가 일단 뭐든 해보자는 그의 즉흥적인 성격에 불을 지핀 것입니다. 때로는 아무 걱정 없는 마음이 특별한 영감보다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는 로봇을 통해 치킨의 조리공정을 자동화한 치킨브랜드 ‘롸버트치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창업자인 강지영 대표는 사업을 구상하던 시기에 온통 로봇 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 열심히 들었던 노래조차도 페퍼톤스의 'ROB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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