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광고대상’서 6년 간 대상 8개 등 총 23개 본상 수상한 아이디엇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광고인들의 축제인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6년간 대상 8개 등 23개 본상을 수상하며 업계 파란을 일으킨 광고기업이 있다. 이노션·제일기획·대홍기획 등 국내 굵직한 대형 광고회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은 규모이지만 아이디어 하나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광고계 이단아 ‘아이디엇’이다.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는 오로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7년 전 광고업계 발을 들였다. 10평도 안 되는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한 그는 기존 광고회사와는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이 대표가 생각한 차별점은 소비자와 브랜드가 만나는 현장의 접점이었다. 멋있고 화려한 광고보다는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브랜드를 인식할 수 있는 접점의 광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길거리의 쓰레기를 보고 환경미화원 스티커가 쓰레기통을 알려주는 캠페인이나 콘돔처럼 보이지 않는 콘돔, 교환하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명함을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로 바꿔준 티백 명함 등이 아이디엇이 생각한 브랜드와 소비자의 접점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그간의 기록만큼이나 2023년 더욱 기대되는 아이디엇을 만나봤다.
[굿잡컴퍼니] ‘골리앗을 이긴 다윗처럼’ 세상에 없던 광고쟁이들 ‘아이디엇’
인턴사원도 대표의 아이디어를 지적할 수 있는 ‘아이디엇’
서상민AE / 이소정 AE / 이승훈 AE / 이현진 카피라이터


창업 초기부터 함께한 창업멤버부터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모여 아이디엇에 대한 ‘찐 토크’를 풀어냈다. 솔직담백한 이야기부터 거짓말탐지기로 진실토크까지, 서상민AE, 이소정 AE, 이승훈 AE, 이현진 카피라이터가 풀어 낸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이현진, 이승훈, 이소정, 서상민 씨.
(왼쪽부터) 이현진, 이승훈, 이소정, 서상민 씨.
‘2022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또 수상하는 쾌거를 기록했군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승훈 : “이번에 대상 2개, 동상 2개, 금상 1개를 수상했는데, 최근까지 매년 받아왔지만 상은 언제 받아도 참 기분 좋은 것 같아요.”

후보에 올랐던 경쟁광고기업은 어디였나요.
현진 : “제일기획이나 대홍기획, 이노션 같은 대형광고회사들이었어요. 저희 회사가 상을 받으니까 굉장히 큰 자부심을 얻었고, 나중에는 내 아이디어로 큰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승훈 : “(현진님의) 이 얘기를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아직 아이디엇은 원 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에 수상한 프로젝트에도 현진님의 노고가 담겨 있다는 말씀드립니다.(웃음)”
[굿잡컴퍼니] ‘골리앗을 이긴 다윗처럼’ 세상에 없던 광고쟁이들 ‘아이디엇’
[굿잡컴퍼니] ‘골리앗을 이긴 다윗처럼’ 세상에 없던 광고쟁이들 ‘아이디엇’
△최근 강남구 논현동으로 옮긴 아이디엇의 신사옥 전경.
△최근 강남구 논현동으로 옮긴 아이디엇의 신사옥 전경.
이 코너가 ‘굿잡컴퍼니’이니 만큼, 아이디엇의 ‘굿잡 포인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상민 : “전 수요일 전사 재택근무가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회사들은 많지만 일주일의 중간인 수요일에 재택근무가 오히려 집중도를 높여 주는 것 같아요.”

승훈 : “저희 회사가 얼마 전에 전세자금대출제도를 실시했어요. 무이자로 전세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인데, 요즘같이 금리가 높을 땐 아주 도움이 많이 되죠. 저도 얼마 전에 이 제도로 회사 근처로 이사를 왔어요.”

현진 :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멤버들의 커리어를 키워주는 부분이 좋은 것 같아요. 업무 외적으로도 임직원들의 역량을 키워내는 프로그램들이 많거든요. 스스로 커리어를 점검하고 양적으로 키워낼 수 있는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도움 되는 것 같아요.”

소정 : “아이디엇은 가족 같은 분위기예요. 그리고 일에 대해선 정말 수평적인 문화죠. 인턴사원이 대표님의 아이디어를 지적할 수 있는 분위기가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게 아닐까 싶어요.”

회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현진 : “좀 더 역량을 키우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지원해주면 좋겠어요.(웃음)”

상민 : “다른 회사에서 시행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지각데이’가 있었으면 해요. 조금 늦어도 눈치 안보고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지각데이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광고로 만드는 곳, 아이디엇입니다”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기존과는 조금 다르게, 아이디엇이 하면 뭔가 다르다는 것을 현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승재 대표를 만났다. 그의 진지함에서 묻어나오는 광고에 대한 솔직함을 들어봤다.

아이디엇은 어떤 광고회사인가요.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광고로 만드는 광고회사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광고로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광고는 브랜드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요즘 나오는 유튜브 광고나 지면광고를 보면 정해진 형태 안에서 일방향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광고들이 클라이언트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광고인지 봤더니 아니었어요. 그래서 브랜드와 소비자가 실제 만나는 접점으로 다가가보면 우리가 마시는 차 한잔이나 명함, 공원의 돗자리 같이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광고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아이디엇은 그런 눈에 보이는 것들을 활용해 광고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는 뜻입니다.”
[굿잡컴퍼니] ‘골리앗을 이긴 다윗처럼’ 세상에 없던 광고쟁이들 ‘아이디엇’
그동안 했던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청소년들이 콘돔을 가지고 있는 게 불법이 아닌데도 괜히 눈치 보며 감추려 하는 걸 보고 콘돔처럼 보이지 않는 콘돔 캠페인을 만들기도 했었고요. 길거리에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는 걸 보니 사람들은 쓰레기통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있었어요. 그래서 환경미화원이 웃으면서 쓰레기통 위치를 알려주는 캠페인도 진행했었죠.”

2022년에도 역시나 많은 상을 수상했어요. 어떤 상들이었나요.
“‘2022년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대상 2개, 금상, 동상 2개를 수상했습니다. 대상은 곰표 플로깅 하우스라는 프로젝트였고요. 곰표에서 굿즈를 출시하면 완판에다 품귀현상이 일어나는데, 그걸 보니 사람들은 곰표 굿즈를 구하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고, 지역을 옮겨 다니는 걸 알았죠. 곰표 굿즈는 단순한 굿즈가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는 걸 알고, 굿즈에 열광하는 이 힘을 사회적으로 써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발고도 300M 산꼭대기에 굿즈를 나눠주는 팝업스토어를 만들었어요. 산에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곰표 밀가루 포대를 하나씩 나눠주고 산에 올라오면서 주운 쓰레기와 굿즈를 맞바꾸게 했죠.”

광고를 기획할 때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나요.
“아이디엇의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될 것 같은데, 사실 저희 같이 광고하는 회사는 여러모로 힘들어요. 똑같은 노동력을 가지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기존의 방식보다 클라이언트들이 더 만족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거죠. 해발고도 300M에 올라가는 아이디어를 실행하려면 정말 막노동에 가까운 힘을 들여야 하지만 길게 봤을 때 저희가 하는 이러한 광고가 클라이언트를 더 만족시키고 효과적이라는 걸 믿는 거죠.”
[굿잡컴퍼니] ‘골리앗을 이긴 다윗처럼’ 세상에 없던 광고쟁이들 ‘아이디엇’
채용계획은 있나요.
“물론입니다. 총 세 가지 카테고리에서 채용을 준비 중인데요. 우선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를 만들기 위한 채용과 아이디엇을 좀 더 알리기 위해 우리가 주체가 되어 광고를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할 계획입니다. 또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기 위한 채용도 준비 중입니다.”

아이디엇이 바라는 인재상은요.
“최근에 멤버를 채용한 적이 있었는데, 유명한 글로벌 광고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친구였어요. ‘왜 아이디엇에 지원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동안 다녔던 회사는 좋은 회사이지만 그 기준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기준’이라고 하더군요. 자신의 기준에서 좋은 회사는 내가 하고 싶은 광고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며, 그래서 아이디엇에 오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너무 고마운 한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인재상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하는 크리에이티브의 가치를 믿고 이 방향에 대해 동의를 하는 분들이었으면 좋겠어요.”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