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영상 매체, 실제 MZ세대 반영하고 있지 않아···대학생들, “MZ세대만의 특징 정의할 수 없다”

Z세대인 대학생 88% ‘미디어에 노출되는 MZ세대는 부정적’···MZ세대 특징 반영하지 못한 미디어 매체, 이대로 괜찮을까

△‘MZ오피스’에선 사무실에서 에어팟을 끼고 일하는 신입사원이 등장한다.(사진 출처=SNL 코리아 시즌3 유튜브)
△‘MZ오피스’에선 사무실에서 에어팟을 끼고 일하는 신입사원이 등장한다.(사진 출처=SNL 코리아 시즌3 유튜브)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 정령서 대학생 기자]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로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용어다. 2018년 11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MZ세대를 1980~2004년생으로 정의했다. 이후 언론과 각종 미디어에서 MZ세대가 빈번하게 쓰이며 확산됐다.

최근 쿠팡플레이 프로그램 SNL ‘MZ 오피스’ 등 많은 미디어에서 MZ세대와 관련한 영상이 등장하고 있다. ‘MZ 오피스’는 배우들이 MZ세대와 그렇지 않은 기성세대 회사원들을 연기하면서 MZ세대 내부의 갈등이나 다른 세대와의 갈등을 드러내 인기를 끌고 있다.

‘MZ 오피스’에서는 ‘사무실에서 에어팟을 껴도 괜찮을까?’, ‘회사에서 브이로그를 찍어도 될까?’, ‘회식에서 반찬 리필, 수저 세팅, 고기 굽기 등의 일을 누가 해야 할까?’ 등 직장인들 사이에서 일어날법한 이야기들을 주제로 다룬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며 MZ세대 내부에서는 ‘공감된다’는 의견과 ‘불쾌하다’ 등의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한경잡앤조이’에서는 MZ세대를 주제로 한 방송에 관해 Z세대로 분류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MZ세대를 주제로 한 영상들은 대부분 MZ세대를 “부정적”으로 표현
유튜브 등 각종 매체에서 최근 MZ세대를 주제로 한 영상이 자주 보이는가에 관한 질문에 ▲대체로 그렇다(62%) ▲매우 그렇다(32%) ▲보통이다(4%) ▲대체로 아니다(2%)로 응답자 10명 중 약 9명(94%) 이상이 MZ세대 관련 영상이 자주 보인다고 답했다.
“MZ가 이렇다고요? 잘못 알고 있으시네”···미디어 프레임에 갇힌 MZ
△<한경잡앤조이>가 Z세대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약 90% 이상의 대학생들이 MZ세대 관련 영상을 자주 접했다 (아래)약 80%의 대학생들은 영상 매체가 MZ세대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경잡앤조이>가 Z세대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약 90% 이상의 대학생들이 MZ세대 관련 영상을 자주 접했다 (아래)약 80%의 대학생들은 영상 매체가 MZ세대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관해 MZ세대를 주제로 한 영상들이 MZ세대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 ▲부정적으로 표현한다(88%)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10%) ▲긍정적으로 표현한다(2%) 이었다. MZ세대를 표현한 각종 영상은 MZ세대가 보기에 자신의 세대를 매우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에 관해 대학생 A씨는 “영상 매체 혹은 미디어가 웃음을 위해 만들어낸 이미지가 MZ세대의 특징으로 굳어지고 일반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미디어에서 MZ세대에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에 나타난 MZ세대의 특징, 실제 MZ세대의 생각 반영하고 있지 않아
△‘MZ오피스’에서 등장하는 장면들이 MZ세대를 부정적으로 표현한다고 답했다)
△‘MZ오피스’에서 등장하는 장면들이 MZ세대를 부정적으로 표현한다고 답했다)
미디어에 등장하는 MZ세대의 특징에 관해 실제 대학생들에게 물어봤다.

‘MZ 오피스’에서 극 중 인물이 회사 브이로그를 찍는 장면이 MZ세대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가에 관한 질문에 ▲그렇다(56%) ▲매우 그렇다 (34%) ▲보통이다(10%)로 답했다. 또한 극 중 인물이 직장 내에서 에어팟을 끼고 있는 장면이 MZ세대를 부정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하는가에 관한 질문에서는 ▲매우 그렇다(46%) ▲그렇다(46%) ▲보통이다(6%) ▲아니다(2%)로 집계됐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B씨는 “MZ 오피스에서는 예의를 신경 쓰지 않고 자기 권리만을 챙기려 하는 모습을 특징으로 연기한 것 같다”며 “그런 이미지를 파급력 높은 곳에서 생산하며 선입견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고 언급했다.
△영상 매체에서 등장하는 MZ세대의 행동에 관해 대학생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영상 매체에서 등장하는 MZ세대의 행동에 관해 대학생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직장 상사의 카톡에 공감만 누르고 답장하지 않는 행동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가에 관한 질문에 ▲그렇다(38%) ▲아니다(26%) ▲보통이다(14%) ▲매우 그렇다(12%) ▲매우 아니다(10%)로 답했다. 반찬 리필, 수저 세팅, 심부름, 고기 굽기 등의 일은 팀 막내가 해야 하는지를 물은 결과 ▲그렇다(30%) ▲보통이다(28%) ▲아니다(22%) ▲매우 아니다(12%) ▲매우 그렇다(8%)로 답했다.

Z세대 “MZ세대의 특징은 정의할 수 없다”
대학생 C씨는 “MZ세대만의 특징은 없다. 어떻게 수많은 사람을 겨우 나이로 묶은 것이 그 세대만의 특징일까. 개개인의 특징이 너무나도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D씨는 “(영상에서)유사한 점이라고는 식사 시간뿐인 것 같은 넓은 연령층이 한데 묶여서 동일하다는 취급을 받는 세대가 바로 MZ세대“라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MZ세대 또는 Z세대라 불리는 연령대의 응답자들은 만 19세부터 만 43세까지의 나이대를 묶어 한 세대라고 칭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대학생 E씨는 “설문조사에서 언급된 모습들은 실제 MZ세대의 특징이라기보단 현재 미디어에서 MZ세대에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특징들”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뿐만 아니라 MZ세대에 관한 영상을 만드는 매체에서는 대학생 MZ세대들의 실제 행동과 생각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MZ세대의 선입견을 만들어내는 영상 매체들에 관한 재고가 필요하다.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