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캠퍼스 라이프를 향하는 대학가···학생 및 교수들도 기대 커

△마스크를 벗은 캠퍼스.
△마스크를 벗은 캠퍼스.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 신지민 대학생 기자]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가장 반기는 곳 중 하나가 대학가다. 실내외 마스크 해제가 코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 대학가에 가보면 이제는 마스크를 쓴 이들보다 벗은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지난 3년 간 써왔던 마스크를 내려 놓은 캠퍼스의 모습은 생경하기만 하다. 특히 신입생 및 코로나 학번들은 새로운 캠퍼스의 모습에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이다.

2020학년부터 3년 간 이어진 코로나19
2020년 1월 국내에 코로나19가 발발한 뒤부터 지난해 1학기까지, 그동안 대학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멈춰있었다. 제대로 된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비대면 수업을 시작했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MT, 동아리, 학회, 학생회, 축제를 비롯한 캠퍼스 대표 행사는 중단됐다. 전성재 씨는 2020학년도에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었다. 학교에 입학하면 제일 먼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었고 학생회, 학회, 동아리와 같은 학교 단체에 가입해 대학생으로서 여러 경험을 해보고 싶던 그였다. 코로나19가 발발하고, 기숙사에 붙어 들떠있던 중 갑작스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연기됐다. 곧이어 개강도 연기되더니 온라인으로 교수님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조금 더 기다려보면 학교에 가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기다린 그에게 전해진 것은 1학기 전면 비대면이었다. ‘2학기엔 괜찮아지겠지’를 속으로 되 뇌이며 본가인 대전에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던 그는 그렇게 2학기까지 대학 캠퍼스 한 번 제대로 밟아보지 못한 채 군에 입대했다.
△20학번이 전하는 아쉬움 (출처=경희대학교 에브리타임)
△20학번이 전하는 아쉬움 (출처=경희대학교 에브리타임)
21학번 송혜린 씨는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대학생활을 못해본 20학번을 고등학생 때 이미 봐왔기 때문에 캠퍼스 생활의 기대감이 적었다. 지난해 비대면 학기를 보낸 송 씨는 비대면으로 동아리와 학생회에 참여했다. 노영지(21학번)씨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인원제한 8인, 4인, 심지어는 2인까지 제한사항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동아리, 학회 등의 활동에 집중했다. 송 씨는 “2022년 2학기 대면으로 학생회 임원을 해보니 너무 재밌었다”면서 “새내기 때는 애초에 희망이 없어서 아쉬움이 딱히 없었는데 후배들이 들어오고 대면이란 걸 해보니까 얼굴을 보고 아는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는 재미의 기준점 자체가 다르고, 스무 살이 아깝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노영지 씨도 “선배로서 23학번 오리엔테이션에 다녀왔는데, 후배들을 보면서 이 친구들은 개강 전에 동기와 선후배들의 얼굴을 보고 학교에 입학할 수 있어 내심 부러웠다”고 말했다.

2022년 2학기는 대면으로 전환된 첫 학기였다. 학교마다 수업 배정이나 진행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부터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듣고 선후배 및 동기들과 캠퍼스를 거니는 시간을 돌려받게 된 것이다. 신입생 시절을 펜데믹과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및 인원제한과 함께 보낸 21학번은 한 차례 경험해 본 대면 학기에 느낀 바가 많았다. 특히 노 씨는 “대학오기 전부터 축제를 가장 기대했었는데, 그걸 지난 2학기 대면으로 처음 즐겨봤다”며 “주점에서 다 같이 마셔보는 술이나 연예인 공연 관람, 동기들과 제대로 된 추억 쌓기까지 이게 진짜 대면 캠퍼스 생활이구나 싶었다”고 답했다.

선배들과 달리 2022학년도에 입학한 최지원(22학번)씨는 신입생 시절의 1학기는 비대면으로, 2학기는 대면으로 학교생활을 경험했다. 최 씨는 “새로운 사람들 사귀는 것이 쉽지가 않았고, 만날 기회조차 적어서 대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새내기 게시판에서 친구를 사귀었다”면서, “학교를 자주 가진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같은 과 동기들이나 남자친구와 놀러 많이 다녔다”고 말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발라드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인원제한이 있어서 노래방을 가지 못하니까 줌(zoom)을 켜놓고 노래를 부른 이야기였다. 에코도 없이 노래를 열창했을 동아리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대면 수업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는 굉장히 설렜다고 말했다. 최지원 씨는 “강의실에 수업을 들으러 가보고 싶었고, 공강 시간을 활용해보고도 싶었고, 시간표를 정말 시간을 고려하며 신중하게 짜야한다는 점 등등 대학생인 척이 아니라 진짜 대학생이 되는구나를 실감했다”며 “실제로 대면 학기가 시작되고 동아리도 엄청 활발하게 하고, 다른 학과생들이랑도 친해졌고, 축제와 주점도 즐겨봤다. 공부하러 중앙도서관에도 가서 큐알코드 찍고 들어가보는데 희열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면을 시작하고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비대면 때 연애를 하다 헤어졌는데, 대면을 하고 같은 수업을 듣는 것은 곤란했다”며 “옛날 선배들이 CC하고 헤어지면 곤란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걸 체감했다”고도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마스크 착용 해제로부터, 다시 시작될 뉴노멀 캠퍼스 라이프
‘마스크 벗은 대학가’ 코로나19 학번들 “신입생이 부러워요”
올해 신입생으로 입학한 허솔 씨는 캠퍼스 생활이 마냥 기대된다. 올해는 1학기부터 대면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며,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 오프라인 학교생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허솔 씨는 “고등학교 친구들은 1,2학년은 격주로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이 이뤄져서 아직도 어색한 감이 있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도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서 불편함이 많았다”면서 “마스크를 벗고 대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어서 더욱 기대가 되고 고등학교 때 친구들도 마스크를 벗고 만나면 새로울 것 같다”고 답했다.

전성재 씨도 “20학번인 저한텐 대학생활이 이렇다 저렇다 할 비교의 기준점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게 다 기대가 되고 대학교 사람들을 가장 먼저 사귀고 싶다”면서도 “20학번이라 걱정되는 게 후배들한텐 제가 나이 차이가 1살에서 3살까지 나는 선배인데 아는 것이 거의 없다보니까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는 우려 섞인 말도 함께 전했다.
△학교에 처음 간다는 20학번의 글 (출처=경희대학교 에브리타임)
△학교에 처음 간다는 20학번의 글 (출처=경희대학교 에브리타임)
올해 4학년이 된 이현석(19학번)씨는 마스크를 벗고 마주할 신학기에 기대가 크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마지막 대면 세대로 불리는 고학번이다. 이 씨는 “신입생 때 겪었던 학교생활을 지금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가 된다”며 “20학번 이하의 재학생들이 대면 학기를 겪어본 적이 없거나 경험이 적은 재학생들이라 걱정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며 ‘뉴노멀 캠퍼스 라이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췄다. 뉴노멀은 코로나 펜데믹 상황 이후 자리하게 될 새로운 일상의 정상성이나 표준을 의미하는 용어다.

대면 전환으로 학생회의 움직임도 바쁘다. 이재백 경희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올해를 바라보며 “지금까지 대면 생활에 대한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제가 지금 추구하는 바는 그때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면 생활과 문화를 만들고 싶다”면서 “이전과는 색다른 대면 캠퍼스 생활이 펼쳐질 것”이라 답하며 새로운 캠퍼스 문화를 선도해나갈 것이라 전했다. 실제로 경희대학교는 연고전(고연전)처럼 동대문구를 소재로 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와 함께 축제와 행사를 연계하여 학교 간 교류 활동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3년, 학생들과 교류 기대
코로나19를 경험한 교수들은 어떤 입장일까. 최서희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는 비대면 수업 기간을 회상하며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을 케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었고, 확진자 수로 예민했던 시기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해 답답했다”면서 “수업의 진행부터 조별 모임이나 학생과의 상담까지 그동안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이 늘고 이에 따른 소통의 편리함도 있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대면으로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던 사람과 사람 간의 교류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좌)신지민 대학생 기자. (우)최서희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좌)신지민 대학생 기자. (우)최서희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최 교수 역시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될 대면학기에 기대가 컸다. 최 교수는 “대면 학교생활이 이뤄지면 오프라인 행사를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소속감이나 과에 대한 소속감을 고취시킬 수 있는 시간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또 “학생들의 얼굴을 직접 볼 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벗게 된다면 직접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 교류가 원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상대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성적 처리에 예민해질 것이며, 여전히 코로나에 감염된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고민은 계속적으로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기였던 지난 3년 간 학생들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했고 비대면의 문화를 만들어나가야만 했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비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며 대학의 문화와 교류가 끊이지 않도록 노력해왔다. 인고의 시간이 지나고 마주한 2023년은 대면 캠퍼스 생활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스크를 벗은 캠퍼스가 만들어나갈 ‘완전한 일상으로의 전환’, 그리고 이를 넘어 ‘뉴노멀 캠퍼스 라이프’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