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커뮤니티에서 ‘믿거체’ 용어 유행···체대생들 “‘믿거체’는 사실과 달라···운동 뿐만 아니라 공부도 잘해야 체대 입시 성공”
체대 군기 없어지는 추세지만, 뿌리 뽑기 위해 대학·교수·학생들 노력해야
수도권 공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 A씨는 “국내 체대 입시 특성상, 체대생들은 수능을 대비하는 등 공부를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운동만 해온 체대생들은 상식이나 개념이 모자라기 때문에 믿거체라는 말이 생겨난 것 같다”고 말했다. 운동, 공부 잘해야 ‘체대 입시’ 성공하는 시대
보통 체대 입시를 준비하면 전문 실기 학원에서 운동하고, 더 좋은 실기 점수를 받기 위해 공부는 멀리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체육 전공자인 대학생 B씨는 “요즘엔 실기에 비해 성적 반영 비율이 더 높아 체대생들도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실기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현재 체대 입시를 접해본 적이 없거나 예전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체육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4학년도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입학전형에 따르면, 사회체육학과는 수능 성적 60%, 실기 성적 40%가 반영된다. 이 외에도 스포츠산업학과와 운동건강관리학과는 학생부 성적이 25%, 수능 성적 55%, 실기 성적 20%가 반영된다. 체육인들의 대학인 한국체대에서도 일반학생전형은 실기 비율이 비교적 낮아 ‘수능 위주’ 전형이라고도 불린다. 한체대 외 일반대학도 마찬가지다. 2024학년도 중앙대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다빈치캠퍼스의 스포츠과학부(생활·레저스포츠,스포츠산업)는 수능 성적 반영 비율 60%, 실기 성적 반영 비율이 40%로 수능 성적이 실기 성적보다 입시에 더 높은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체대 입시 정시전형은 실기 성적뿐 아니라 수능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는 운동만 잘해서는 높은 학교에 진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체대생 C씨는 “체대생 대부분이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들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노력을 통해 체대에 진학한 것”이라며 모든 체대생이 성적이 낮아 회피적으로 체대 입시를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체대 군기 문화가 '믿거체' 만들었다?
체대생을 일컫는 ‘믿거체’는 그들의 군기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19년도 충청도에 위치한 모 대학 체육 관련 학과에서는 교내 에어팟(무선이어폰) 착용을 금지하고, 단체 운동을 강요하는 등 군기 문화가 존재한다는 증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 글을 접한 이들은 체대생들의 강압적인 규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본지에서 만난 체대생 11명에게 실제 체대 내 군기가 존재하는지를 물었는데, 모두 ‘예전에는 존재했다고 들었지만, 지금은 아예 없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아직도 체대 특유의 군기가 남아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체대생 D씨는 “군기 문화 이면에는 체대 특유의 폐쇄성이 숨어 있다”며 “수도권 외 대학의 체대 군기 문화를 없애기 위해서는 폐쇄성을 없애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와 교수가 나서서 악습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정령서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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