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전공으론 취업 어려워... 전공 버리는 문과 대학생들
-일반 문과 직무는 미래가 불투명. 전문직 노리는 문과생 증가
“문과는 취업 어렵잖아요...” 이탈하는 문과생들


자유전공학부를 통해 공학계열 전공을 선택하는 문과생들
대학교에 입학 후 전과를 고민하는 신 씨와 달리 입시를 할 때는 문과였지만 자유전공학부라는 제도를 통해 전공을 공학 계열로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자율전공학부는 전공이 정해지지 않은 채 입학한 후 전공 선택의 유연성을 확보하여 학생이 기초교과목을 수강하며 본인의 적성과 진로에 맞도록 추후에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학부이다.
홍익대학교에 재학 중인 최준성 씨(22)도 입시를 할 때는 본래 문과였다. 하지만 홍익대학교 자율전공학부에 입학한 후 전공을 컴퓨터공학과로 선택하면서 공학계 학과를 전공하고 있다. 최 씨는 “원래 코딩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 2020년 입시를 할 당시 컴공이라는 학과가 유망하다는 소리도 있었다”며 “문과생이 컴퓨터 공학과라는 전공으로 입학하는 것에 제한이 있기에 입시를 할 때부터 컴퓨터 공학과를 전공할 목적으로 자율전공학부에 입학했다”고 답했다.

“문과 직무는 전문직 아니면 메리트가 없다.” 증가하는 전문직 시험 응시자
문과 취업난을 이유로 전공 계열을 바꾸는 대학생들도 많지만 전공 계열은 유지하되 취업난을 피해 전문직 시험에 도전하는 문과 대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회계 세무학과에 재학 중인 김준기 씨(23)는 올 5월에 시행될 세무사 시험을 (CPA) 준비 중이다. 2월 중순 군 전역을 앞두고 있고 3월에 복학도 해야 하지만 군 생활을 하며 세무사 시험도 차차 준비해 세무사 시험 1차 합격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김 씨는 “사회가 변화하며 문과 계열의 학과로는 점점 먹고 살 것이 없어지는 것 같다. 자기 스스로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사업체를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세무사는 수습 기간만 거친다면 개업하여 자기 사업체를 차릴 수 있기에 세무사 시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과와 전문직이 아니면 문과는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까?
좁아지는 문과 계열의 취업문에서 문과생들은 전과, 전문직 시험 준비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이과생 문과 교차 지원, 의대 정원 확대 등 모든 상황이 이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기업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이유로 이공계열 전공자들의 채용 규모와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마땅한 해결 방안이 없는 지금 문과 대학생들의 고민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박희주 건국대학교 취업지원센터 겸임교수는 “한국 채용시장에서 채용 규모와 선호도 측면을 고려하면, 대표적으로 과학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조업 기반의 생산시설을 갖춘 대기업과 IT & ICT 기술 발달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의 채용 규모와 선호도가 높다”고 답했다. 또 “인문학 전공자들은 취업 현장에서 경쟁력 있는 전문성의 차별화 증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산업적으로도 인문학과 전공 연관성이 높은 특정 산업들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신기술 접목으로 성장 모멘텀을 만들기 위한 체질 개선 노력 중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속 문과 계열 전공자들이 본인의 전공 이외의 전문성을 획득하는 것과 취업 경쟁력 강화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한 합리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다만, 박 교수는 전과나 전문직 시험 도전이 아니더라도 문과생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제2 전공으로 확장을 통한 경쟁력 확보, 목표 산업과 직무에 맞는 지식 획득과 증거 확보, 공모전, 인턴, 연구실 등 실질적인 경험과 결과물을 정리해 자신의 적합성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 확보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단계적 노력이 원활히 이뤄지면 인문학 전공자도 이공계열이나 상경 계열에 비교되어도 경쟁력이 충분한 준비된 지원자로 보여질 수 있다. 해당 산업의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차별화를 충분히 주장할 수 있으며 이때부터는 서류와 면접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당락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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