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최초 모노레일, 신당동 대현산배수지공원 모노레일 탑승기
편도 110m에 3~4분 소요···한 번에 15명까지 탑승
20일 동안 하루 평균 550명 총 11,000명···이용자 63%는 60대 이상
3월 7일 기준으로 일일 평균 550명이 사용했고, 20일 동안 11,000여 명이 탔다. 중구청이 이틀 동안 조사해보니 이용자 63%는 60대 이상이었다. 주요 이용 대상은 보행 약자(보행기 사용자), 지역주민이었다.
신당현대아파트 앞에서 대현산배수지공원 가려면 계단을 올라야 했다. 계단은 30도 이상 경사도다. 가파르다. 길이는 110m다. 머리 들어 계단을 올려다보면 가파르다. 숨이 차고 다리가 뻐근했다.
대현산배수지공원에서 만난 어르신은 계단을 오르지 못했다. 어르신은 공원 근처 아파트인 신당 파라다이스아파트에 거주했다. 무릎이 안 좋고 허리 주사를 맞으며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 힘들기 때문이다. 모노레일이 생긴 이후 어르신은 3~4분이면 가뿐히 공원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무인 운행하는 모노레일을 직접 타봤다. 강아지와 함께 탄 승객은 강아지를 안고, 아이와 함께인 승객은 아이를 조심히 이끌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천천히, 유모차 끌고 온 승객은 턱을 조심하면서, 모노레일에 탑승했다. 타다가 문이 닫힐 수 있어서 뒤쪽 승객들은 승차 버튼을 한 번씩 더 눌렀다.
모노레일에 들어서면 여섯 개의 좌석이 비치돼 있었다. 문 왼쪽에 층수 버튼이 있다. 시점, 신당현대아파트, 대현산배수지공원이 차례로 1, 2, 3층이다. 엘리베이터처럼 열림, 닫힘 버튼도 있다.
창문을 보면 모노레일이 이동하는 앞, 뒤쪽 창문만 보인다. 양옆 창문에 불투명 시트지를 붙였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모노레일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탑승객들 시선이 뒤쪽 창문으로 몰린다. 레일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특히 시점 승차장에서 중간 승차장까지 경사면은 레일에서 가장 가파르다. 금방 고도가 높아지고, 1분여 지났을 때는 동화동주민센터를 비롯한 동네가 한 눈에 보인다.
승객은 각자 모노레일을 구경하거나 수다를 떤다. 자리에 앉은 승객들은 상체를 돌려 창밖을 구경한다. 서 있는 승객도 창밖을 구경한다. 모노레일 양옆에 왜 불투명 시트지를 붙였는지, 저기 보이는 아파트는 무엇인지 등 각각의 주제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바쁘다. 신당현대아파트에 사는 장성우 씨는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모노레일을 사용했다. 장 씨는 ”아이들이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종점에 도착하자 타고 있던 승객이 내리고, 기다리던 승객은 탄다. 승객이 모두 내리기 전에 아이가 탈까 봐, 한 할머니는 ”아직 아니에요~ 기다려요~“라고 아이에게 말하기도 했다.
승차장에서 나와서 대현산배수지공원이 보인다. 공원에 반려견과 나온 승객, 유모차를 끌고 온 승객, 산책 나온 승객들이 흩어진다. 15인승 모노레일을 타고 온 승객들이 대현산배수지공원에서 각자 시간을 보낸다.
중구청 도로시설과 관계자는 “운행시간이 오전 8시부터 저녁 6시까지인데, 공원이랑 연결되다 보니까 운영시간 연장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홍용민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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