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권’은 반도체 산업단지와 가까운 부동산의 입지를 뜻한다. 반도체 산업은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지기 마련이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일자리를 찾는 인구 유입 증가로 이어진다.
정부가 반도체 산단 조성과 연계해 주변 일대에 철도 고속도로 등 다양한 광역교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라는 점도 호재다. 주변 지역으로 접근성 개선은 부동산 수요층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도체 관련 시설이 밀집한 이천·용인·화성·평택은 흔히 ‘반도체 벨트’라 불린다. 정부는 이들 지역을 묶어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벨트를 잇는 ‘반도체 철도’, ‘반도체 고속도로’도 건설하는 등 각종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반세권’ 아파트값은 오름세를 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배후단지로 꼽히는 처인구 역북동에 있는 동원로얄듀크’ 84㎡(전용면적 기준) 아파트는 지난해 1월에 비해 6000만 원이 올랐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지역의 ‘반세권’ 아파트도 상승세다. 이천 갈산동의 ‘갈산힐스테이트’ 84㎡ 아파트의 경우 지난 5월 4억 6500만 원에 거래됐다.
‘반세권’의 인기는 분양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지난 3월 경기 용인 처인구 삼가동에서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은 312세대 모집에 909건의 청약통장이 모이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반세권’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산업단지 인근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신규 아파트에도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단지는 HL디앤아이한라가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 부발읍에서 8월 중 분양 예정인 ‘이천 부발역 에피트’다. ‘에피트(EFETE)’’는 HL디앤아이한라가 최근 선보인 아파트 브랜드로, 누구나 선호하는 완벽한 아파트(‘Everyone's Favorite, Complete’)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7개 동에 아파트 671세대와 오피스텔 32실로 돼 있다. 아파트 전체는 선호도 높은 84㎡로, ▲A타입 339세대 ▲B타입 76세대 ▲C타입 64세대 ▲D타입 192세대 등이다. 오피스텔은 ▲94㎡ 8실 ▲111㎡ 24실이다.
단지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SK하이닉스 본사 정문이 있다. 걸어서 5분 거리다. 두산인프라코어 이천공장을 비롯해 OB맥주, 하이트진로 등 각종 제조업 클러스터와도 가까이 있어 직주근접 아파트로 손색이 없다는 공급사 측 설명이다.
경강선 부발역이 인접해 있다. 도보 이용이 가능한 부발역을 통해 판교역까지는 40분대, 강남까지는 1시간대에 이동할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강선의 고속화사업이 마무리되면 부발~판교까지는 20분대, 부발~강남까지는 40분대면 연결된다.
특히 지난 3월 개통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의 환승역인 성남역에서 GTX-A를 갈아타면 부발역에서 서울 강남 수서까지 50분도 안 걸린다. 정부 계획대로 부발역에 GTX-D 노선이 들어서면 서울 강남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반도체 벨트의 물류망 확보 차원에서 국가철도망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평택~부발선과 동탄~부발선이 있다. 동탄∼용인∼이천을 잇는 이른바 ‘반도체 고속도로’도 예정돼 있다. 반도체 고속도로는 용인시 남사읍 반도체국가산업단지와 용인시 처인구 원산면 반도체클러스터에서 이천까지 연결하는 노선이다.
용인에서는 HL디앤아이한라가 8월 중에 처인구 금어리 일원에서 ‘용인 둔전역 에피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단 인근에 위치한 ‘반세권 아파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로 투자하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승용차로 20분 거리다.
한편, 최근 HL디앤아이한라는 마포합정 프로젝트의 본PF조달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미착공 브릿지론 잔액은 6월말 기준 1,014억원에서 170억원으로 PF 리스크가 상당부분 해소됐다. 또한 지난 6월 6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성공했으며, 정기 신용평가에서 BBB+(안정적)로 유지하는 등 건설업 불황에도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한경잡앤조이 온라인뉴스팀 기자 jobnjoy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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